인터뷰 - 김주형 DMT 골프 아카데미 대표
인터뷰 - 김주형 DMT 골프 아카데미 대표
  • 유준호 기자
  • 승인 2017.12.12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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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조기교육 1세대 프로골퍼
김주형 프로골퍼

골프가 우리나라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며 국민적인 인기 스포츠의 하나로 떠오른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국민들이 가장 고통을 받았던 시절이었다.

 

20여 년 전 우리나라에 해방 이후 최대의 경제적 위기였던 IMF사태로 거의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던 시절에 국민적 사기를 올려주며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떠오른 운동선수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골프의 여제”로 칭송을 받았던 여자골퍼 ‘박세리’였다. 어린 시절부터 부친의 지도를 받으며 국내 골프계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그녀는, 국내 여자골프를 모두 석권한 뒤, 1997년 미국 LPGA에 진출한 후, 이듬해인 1998년 미국 여자 US오픈을 석권하며, 당시 국가적 위기의 경제난으로 신음하던 우리에게 국민적 사기를 북돋아주는 엄청난 역할을 해주었다.

 

그 이후, 우리나라에는 골프에 대한 조기 교육붐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수많은 어린 골퍼들이 미국을 비롯한 골프의 메이저 시장으로 진출하여 한국 골프의 우수성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그러한 결과물로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하계올림픽에서, 1904년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렸던 제3회 하계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채택된 골프 종목 여자골프를 우리나라 박인비 선수가 석권하여 금메달을 수상한 이후, 우리나라는 골프의 최강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박세리 세대 이후 20여 년 동안 급증한 골프인구와 골프의 조기교육이 뿌리를 내리며 얻어 낸 성과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박세리 이전 한 세대 정도를 먼저 하여, 골프라는 스포츠를 경제력 및 여건이 허락되는 일부의 사람들 사이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그 시절에, 골프의 조기교육을 받고, 성인 골퍼로 성장한 후 세상을 방랑자처럼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골프와 골퍼들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던 한국 골프의 개척자가 한 명 있었다. 김주형 프로골퍼가 바로 그이다.

 

초등학교 입학 이전 6세의 나이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골퍼로 성장하는 동안 우리나라 남자 골퍼 중 놀라운 장타력을 보유한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서, 비슷한 연령대로 이제는 세계 골프계의 신화가 되어버린 미국의 “타이거 우즈”와 유사한 길을 걸어 온 한국 골프계의 기린아였다.

 

이제 투어링 프로골퍼의 현역에서 물러난 후, 서울 강남의 한 복판에 “D.M.T.(Dynamic Motion Training) 골프 아카데미”라는 티칭 교습기관을 설립하고 후진의 양성과 대중골프의 질적 향상을 위해 열정을 태우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잘 알려진 바대로, 어린 시절의 그에게 골프 입문의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그의 부친은, 아직도 우리나라 방송계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한국의 독보적인 아나운서 김동건씨다.

DMT 골프 아카데미 연습장

▶ 골프에 입문하게 된 시기와 동기를 말해 달라.

 

(김주형 프로골퍼)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무척이나 좋아하시고 즐기셨던 부친(김동건 아나운서)의 영향이었다. 부친을 따라 6살 때부터 클럽을 손에 쥐었고, 자연스럽게 골프에 입문하였다. 부친의 강한 권유도 있었다. 부친은 지금도 골프를 사랑하며 잘 치는 싱글 수준의 골프실력을 갖고 계시다.

 

▶ 골프에 입문한 후, 골프선수로 성장하던 시절은 어떠했나. 그때는 아직도 골프의 대중화가 요원했던 시기라서 장애가 많았을 것인데. 골프장 사용료 등의 비용도 많은 부담이 되지 않았나.

 

(김주형 프로골퍼) 같은 나이대의 선수들이 3~4명, 그리고 전국적으로 유소년 골퍼로 조기교육을 받던 선수들이 대략 10명 정도였다. 그런데 오히려 그 시절의 국내 골프장들은 우리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는 골프장을 무료로 사용하게 할 정도로 인심(?)이 후한 편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골프 종목의 체육특기생으로 학교를 다니고 혼자 연습을 병행하였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일반학생들처럼 모든 교과의 수업을 다 마치고 연습을 하였다.

 

▶ 그렇게 전문 골퍼로 성장하던 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시합이나 순간이 있었는가.

 

(김주형 프로골퍼) 1992년 캐나다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대회에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참가했을 때였다. 당시 너무 성적이 나빴는데, 태어난 후 처음으로 나라는 개인이 아닌 국가대표로서의 나와 우리나라를 생각했었다. 다른 나라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개인 김주형이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부끄러울 정도의 대회 성적을 보며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대회였었다.

 

▶ 1997년에 일본 JPGA 프로 투어에 참가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왜 미국 PGA가 아닌 JPGA로 진출했는지 궁금해 한다.

 

(김주형 프로골퍼) 당시 우리나라의 KPGA는 너무 작은 시장이었고,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메이저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곳은 일본 JPGA뿐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많은 선수들이 미국의 메이저리그로 직행할 정도지만, 그때는 선동열이나 이종범 같은 우리나라 최고의 야구선수들도 일본 프로리그에 진출하던 시가 아니었나. 골프에서도 마찮가지로 당시에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라 한다면 일본의 JPGA로 진출한다는 통념이 지배하던 시기였다. 나는 1997년 JPGA 프로테스트에 합격하였고, 1998년 JPGA 투어에 참가하였다. 그러나 일본의 환경이랄까 그 분위기에 너무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1999년 다시 미국의 PGA로 진출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 그렇게 현역 시절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골프뿐만 아니고 참 많은 사람과 사물을 대하였겠다. 골프의 기술적인 면을 떠나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후배들이나 골프를 하려고 하는 많은 어린 학생들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는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는가.

 

(김주형 프로골퍼) 일단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물론 전문적인 엘리트 스포츠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많은 학생선수들이 골프나 자신의 스포츠 종목을 단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학업 성적 수준의 높고 낮음 유무를 떠나 운동선수를 하는 학생들은 그 운동 종목에 소질을 보이니까 선수 본인이든 학부모든 그 진로를 선택한 것이 아니겠나.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인식은 학생선수들이 공부를 못하니까 운동을 시킨다라는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첫 번째 문제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이 운동선수들을 운동만 하도록 만들어 왔고, 그러한 인식 아래에서 학벌사회를 형성하다 보니 미국 같은 선진국과 달리 운동선수도 대학은 반드시 나와야 하고 그리하여 한창 지식을 쌓아야 할 연령대에서 운동에만 올인(All-in)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환경은, 오히려 어린 학생선수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든다.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골프나 스포츠에서는 사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나는 골프의 박인비나 최나연 같은 선수들이 공부를 했어도 무척 뛰어난 학생들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학생선수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닦을 기회와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항상 역사와 상식에 관한 서적을 꼭 읽으라고 항상 권유한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보면, 명량해전을 앞두고 임금에게 올린 장계에 “다시는 (왜적이) 못들어 오게 하겠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은 나에게 지금까지 세상의 모든 일에 대처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다. 어떤 대회에 출전하여 “우승할 수 있다.” 라는 생각보다, 나는 “반드시 우승한다.” 라고 하는 그러한 의지를 나에게 심어주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멘탈의 측면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격적인 성향의 플레이를 하라는 것이다. 축구의 예를 들면, 페널티 킥 같은 장면에서 그러한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대개의 경우 수비지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그러한 승부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지향하는 선수를 당해낼 수가 없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공격적으로 나가는 선수에게는 당해낼 수단이 없다.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공격적인 강인함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 인터뷰에 감사하다.

 

(김주형 프로골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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