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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전여전, “엄마 뛰어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모전여전, “엄마 뛰어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2.15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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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딸 아니야?’ 대신 ‘ooo선수 아니야?’가 더 듣고 싶어.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중앙여자고등학교는 김희진, 시은미, 이나연, 채선아, 최유정 등을 배출해낸 여자 배구의 산실로 꼽힌다.

 

여자 배구의 산실로 꼽히는 만큼 중앙여자고등학교 유망주 출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 지금 코트 안에서는 배구 선수로, 코트 밖에서는 낙엽만 굴러가도 재밌는 여고생인 이다현, 이윤주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2018 중앙여고를 이끌어 갈 이다현과 이윤주

 

여고부 총 18팀 중 서울에는 3개의 배구팀이 존재한다. 그중 한 팀인 중앙여자고등학교는 김철용 총감독, 차해원 감독과 만남을 가지며 2017년 10월 25일 제천중학교 체육관에서 펼쳐진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경기에서 만난 대구여고와의 경기는 매 세트 어려움을 동반하며 선수들을 괴롭혔다,

 

“체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여기서 지고 내려가면 저희 스스로 용납이 안 될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했어요. 그랬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기대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우여곡절 끝에 우승을 거머쥐긴 했는데 내가 팀 우승에 보탬이 됐나 싶고, 여기서 이렇게 웃어도 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다현과 이윤주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체전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듯했다. 특히나 이다현은 “제가 배구를 늦게 시작해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그러한 부분들이 경기 중 위기상황일 때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몸도 근육이 덜 잡히다 보니까 부상도 잦아서 훈련 참여를 많이 못 하고 있거든요. 특히나 인원도 많지 않은데 제가 계속 부상으로 빠지니까 팀원들에게도 미안하고, 감독님께도 죄송하고 그런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미안함을 전했다.

 

전국체전 직후에도 훈련에 임했다는 중앙여자고등학교 배구부는 쉼 없이 달려가며 2018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배구선수이기도 하지만 여고생이기도 한 두 사람은 2017년 마무리를 앞두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방학인데 다른 친구들처럼 가족들이랑 같이 여행도 못 가고, 친구들이랑 잘 못 놀아서 아쉬워요. 저희는 방학이 되면 동계훈련 및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해야 하다 보니까 일반 학생인 친구들이 하는 모든 게 부러워지는 것 같아요. 특히 학기 중보다 방학 때 이런 것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운동을 시작하고부터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어 아쉽긴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 어린 시절 코트장 위 엄마의 모습을 보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다현과 이윤주 모두 선수 출신인 엄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다현은 중앙여자고등학교 센터를 맡았던 유현수의 딸이고, 이윤주의 경우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장윤희의 딸이다.

 

“다현 : 원래 발레를 했었어요. 그런데 엄마도 배구선수셨고 그렇다 보니까 키가 쑥 크더라고요. 또래 친구들이랑 비교했을 때 월등히 크다 보니까 발레가 아닌 다른 걸 해야겠다 했죠. 그러던 중에 엄마가 배구를 한 번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셔서 배구계에 입문하게 됐어요.

 

윤주 : 저 같은 경우에는 엄마는 운동을 안 시키려고 하셨고, 아는 운동을 시키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빠가 테니스를 좋아하셔서 테니스를 시키고자 엄마 트레이너셨던 분께 가서 몸 상태를 확인했어요. 그런데 트레이너분께서 배구 하기에 적합한 몸이라고 하셔서 배구를 하게 됐어요.”

 

그 엄마에 그 딸, 전형적인 모전여전의 케이스였다. 일찍이 배구인의 피가 흘렀던 이다현과 이윤주는 그렇게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윤주 : 저희 엄마가 여자배구 쪽에서는 유명하시기도 하고, 선수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시합 나가면 ‘장윤희 딸’이라는 게 크게 작용하는 편이라 경기나 대회에서 잘 못 하면 엄마 명성에 누가 되는 것 같아서 부담이 너무 큰 것 같아요.

 

다현 : 아무래도 엄마가 어떤 선수였다는 걸 다들 아시잖아요. 그래서 비교 아닌 비교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운동을 늦게 시작해서 더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코트 밖에서는 하염없이 자랑스러운 엄마였지만 코트 안에서만큼은 부담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이다현, 이윤주라는 선수의 플레이를 보기보다는 그들의 통해 당시 유현수, 장윤희 전 선수를 투영해보고 있었다.

 

이에 유현수, 장윤희 전 선수는 “신경 쓰지 말고 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백 퍼센트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평소 갖고 있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엄마 얘기를 듣고 난 후에 조금은 편해졌지만,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엄마 딸이 아닌 이다현, 이윤주라는 선수로 기억되게 만들고 싶어졌어요.”

 

같은 선수 출신에, 딸까지 배구를 시작한 덕에 유현수, 장윤희 전 선수는 잦은 교류를 맺고 있었다. 엄마들만큼이나 이다현, 이윤주 또한 친자매 같은 케미를 선보이며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엄마들끼리 친한 것도 있고, 저희 배구부만의 끈끈함이 있는 것 같아요. 경쟁하더라도 코트 안에서 경쟁이 이뤄지는 게 끝이고, 코트 밖에서는 다들 친자매처럼 지내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하면 된다'라는 늘 마음 속에 새기고 있는 중앙여고 배구부 선수단

 

이는 선수단뿐 아니었다. 2017년 2월 중앙여자고등학교 지휘봉을 잡은 차해원 감독 또한 일조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팀 분위기가 자유롭고 저희 표정이 조금만 어두워도 무슨 일 있는지 물어봐 주시고, 장난도 많이 치세요. 얘기도 많이 하시려고 하고, 저희랑 친해지시려고 노력하시는 게 느껴져서 저희도 같이 마음을 열게 되는 것 같아요.”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선수들은 ‘쉴 때는 쉬고, 할 때는 확실히 하자’라는 자세로 매 훈련에 임했다. 그로인해 중앙여자고등학교는 2017년보다 2018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 되었다. 이에 이다현과 이윤주는 17시즌의 아쉬움을 새로운 시즌과 함께 털어내고자 했다.

 

“다현 : 전국체전이 2017년 마지막 게임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대회에서 백 퍼센트 활약을 못 한 것 같아요. 그때 그 트라우마를 깨뜨리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 사실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 트라우마 잘 극복해서 내년 전국체전도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싶어요.

 

윤주 : 저는 가끔 생각나는 건 있지만 운동할 때는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주장으로 배구부를 이끌어야 하는데 제가 못 해서 동생들이 실망하지 않게끔 하나라도 더 먼저하고, 더 많이 뛸 생각이에요.”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 본 중앙여자고등학교이긴 하나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다가오는 18시즌, 중앙여자고등학교와 차해원 감독은 17시즌보다 더 진한 케미를 위해 담금질에 돌입할 예정이다. 2018 시즌 경기도, 대회도 모두 섭렵하는 중앙여자고등학교 배구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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