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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 차해원 감독, “2018년도 자신 있어요.”
전략가 차해원 감독, “2018년도 자신 있어요.”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2.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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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 중앙여자고등학교는 배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선수가 분산되기 시작했고 3~4명의 선수만이 중앙여자고등학교에 남았다. 그러던 중 총감독인 김철용이 부임하면서 주춤하던 중앙여자고등학교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김철용 총감독은 제자였던 선수들의 딸들을 영입함과 동시에 GS칼텍스 서울 KIXX배구단 수석코치로 있던 차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중앙여자고등학교 차해원 감독

 

1988년 이후 약 30년 만에 다시 만난 김철용과 차해원은 그렇게 다시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함께하기 시작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준 임형빈 이사장 덕에 차해원 감독은 부임 8개월 만에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중앙여자고등학교 배구부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2018년을 더 기대케 했다.

 

“저는 빠른 플레이를 요구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선수들 키가 그렇게 크지 않다 보니 흐름이 빨라야만 승기를 가져가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따라올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따라와 줬어요. 그래서 주위에서도 많이들 눈여겨보기도 했죠.”

 

이전과는 달라진 방식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선수들을 오히려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더불어 중앙여자고등학교에 차 감독의 색이 덧입혀지면서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부임 후 약 8개월 만에 체전에 나가게 됐는데 그동안 훈련했던 것들이 코트에서 빛을 발휘하더라고요. 선수들도 즐기면서 경기를 풀어나갔고요. 물론 제가 오기 이전에 김철용 총감독님과 지금은 중앙여자중학교를 맡고 있는 김희성 감독의 공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슬쩍 좋은 자리에 껴든 게 전부죠.”

 

일 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차 감독은 선수단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어 보며 서로의 합을 맞춰갔다.

 

“저는 사실 운동 시간 외에는 터치 안 하려고 해요. 훈련 시간만 딱 잡아놓으려고 하는데 훈련 시간에 제 아이들로 못 만들면 훈련 시간 외에도 똑같죠. 할 때 짧게 굵게 하고 쉴 때는 편하게 쉬게끔 해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훈련을 엄하면서 재밌게 대신 고강도로 해요.”

 

더불어 차 감독은 선수들의 행동, 표정 등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보통 훈련 들어가기 전에 안부 물으면서 오늘 컨디션 어떠냐, 무슨 일 있느냐 이런 것들을 수시로 물어봐요. 훈련하러 올 때 웃으면서 들어오는 선수들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표정이 조금 안 좋다거나 평소랑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인다거나 그러면 백이면 백 이유가 있죠.”

 

중앙여자고등학교 선수단의 모습

 

중앙여자고등학교를 맡기 전 다양한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덕에 선수들의 감정, 몸 상태 등을 파악하는 데 도가 텄다는 차 감독. 그는 다양한 팀에서 다양한 경험을 나눈 덕에 좋은 사람들, 좋은 선수들 또한 많이 만난 것 같다고 말하며 후배들을 위해 학교로 찾아와주는 제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선수들은 언니들이 오면 정말 좋아해요. 워낙 바쁘니까 자주 찾아오거나 그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매년 시즌이 끝나면 오는 것 같아요. 특히 김희진 선수는 매년 찾아와서 선수들이랑 만나고 가고, 이번에는 이다현 선수랑 표승주 선수도 선수단 격려차 학교를 찾아줬어요. 현재 배구부 학생들을 위해 멘토링과 같은 프로그램 구축에 힘쓰고 있어요.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일 년에 한 번 혹은 두 번만 만나도 이 친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요.”

 

선수단을 위해서라면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 하는 스승의 마음이 엿보였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었다. 다가오는 2018년 2월 부임 일 년 째를 맞이하는 차 감독은 걱정과 기대가 공존함을 넌지시 내비쳤다.

 

“17시즌 베스트 라인업에서 5명이 졸업을 하기 때문에 9명으로 배구부를 이끌어야 해요. 그래서 고민이 많아요. 신입생으로는 중앙여자중학교에서 두 명이 올라와요. 한 명은 리베로 쪽이고, 다른 한 명은 공격 쪽이에요. 제가 2017년에도 2월에 부임했고, 2018년도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까 재학생과 신입생 모두 마음 맞춰 담금질 잘 한다면 내년 시즌도 무리 없을 거라고 봐요.”

 

차 감독은 전략가이다. 분명 적재적소에 맞게 선수단을 이끌 힘을 가진 감독이다. 다가오는 2018년 또한 리그부터 대회까지 중앙여자고등학교만의 색을 뿜어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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