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여고 박지현, ‘전관왕’ 후 떠나고파.
숭의여고 박지현, ‘전관왕’ 후 떠나고파.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2.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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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감독님께서 오시면서 저희가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진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이 벤치에 계신 모습이 듬직하게 느껴져요. 코트장에서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서 저희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같고요. 2018년에도 훈련 잘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5월 숭의여자고등학교로 부임한 이호근 감독은 숭의여자고등학교의 든든한 울타리였다. 든든한 울타리 덕에 숭의여자고등학교 농구부는 코트 안에서 무서울 것이 없었다.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며 여자 농구계의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거듭된 박지현과 만남을 가져보았다.

 

이름 : 박지현

신장 : 182cm

포지션 : 가드

등 번호 : 7

출신학교 : 선일초등학교-숭의여자중학교-숭의여자고등학교

 

숭의여자고등학교는 지난 9월 24일 청주 신흥고체육관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체전) 여고부 결승전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숭의여자고등학교 학생으로는 체전 첫 우승을 맛본 박지현은 “학교도 27년 만에 우승했지만 저 또한 초등학교 이후로 오랜만에 우승을 맛봤어요. 계속 2등만 해서 속상했었는데 체전 우승을 통해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다가오는 2018시즌 준비에 좋은 동기부여가 됐음을 밝혔다.

 

오랜만에 한 우승으로 자신감 넘치던 박지현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진학을 앞두고는 생각이 많은 듯했다.

 

“2학년 때는 사실 위로는 언니들이, 밑으로는 동생들이 있어서 중간에서 제 할 일만 잘하면 됐었어요. 그런데 3학년이 되면 저랑 (선)가희가 제일 고참이에요. 3학년이 두 명뿐이다 보니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에요. 특히 저희가 3학년으로서 잘해야 저희 바로 밑에 동생들이 3학년이 됐을 때 더 잘할 수 있을 테니까 코트 안팎으로 하나라도 더 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해서 시즌 막바지에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본인의 앞날도 중요했지만 본인이 떠난 후 남아있을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빼 먹지 않는 박지현의 모습에서 이호근 감독과는 다른 든든함이 느껴졌다. 스승만큼이나 뛰어난 제자가 탄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박지현은 코트를 들어설 때 자만하지 말자, 쉬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 그리고 다치지 말자를 되뇐다고 했다.

 

“아무래도 많은 분이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에 코트에서 후회 없이 플레이하는 모습,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 모든 게 뒷받침 되려면 부상이 없어야 하고요.”

 

어른스러웠다. 아마추어 선수라기보다는 프로 선수에 가까운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농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프로 선수를 꿈꿔왔기에 더 그러한 듯했다.

 

“오빠랑 저랑 유소년 농구 클럽 활동을 했었어요. 당시 유소년 클럽 활동이었지만 저는 프로 선수를 꿈꾸면서 시작했어요. 부모님 또한 반대 없이 오히려 지지해주셨죠. 그러다 오빠가 먼저 선수로 활동하게 됐고 이후 자연스레 저도 선수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박지현의 오빠는 연세대학교에서 활약 중인 박지원이다. 남매 모두 농구계의 신성으로 떠오르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나 박지현의 경우 1번부터 5번까지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잘 맞는 포지션은 3,4번인 것 같아요. 그런데 더 멀리 본다면 1,2번이 더 자신 있죠.”

 

전 포지션이 가능했기 때문일까? 박지현은 숭의여자고등학교 경기에서만큼은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었다.

 

“처음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풀타임이 힘들었죠. 그런데 이제는 풀타임이 더 편해요. 교체로 들어가면 풀타임 때만큼의 경기력을 못 보여주는 것 같더라고요.”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 남들은 따라올 수 없는 피지컬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유지 중인 박지현은 “지금 제 자리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가면서요. 제가 한동안 제자리에서 하는 슈팅이 약하다고 느껴진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말에 쉬기보다는 스킬 트레이닝을 배우고, 야간에는 슈팅 500개씩 던지며 보완하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아직도 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게 느껴져요. 이제는 제자리가 아닌 돌아 나와서 슈팅하는 거랑 공 없을 때 움직임을 지금보다 더 보완할 생각이에요.”라고 말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었다.

 

프로 선수를 꿈꾸며 고된 훈련도 당연시하는 박지현이지만 어쩔 수 없는 열여덟 소녀임은 바뀌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이 놀러 다니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예쁜 옷을 입지 못한 아쉬움도 느꼈다. 그럼에도 박지현은 자신의 위치에서는 지금 본인이 행하고 있는 것들이 맞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프로 진출까지 남은 일 년 남짓한 시간을 앞둔 박지현은 2018년 전광왕과 부상 없는 한 해를 꿈꿨다.

 

“멀기만 했던 고등학교 3학년을 제가 한다는 게 실감이 안 나지만 우선은 리그와 대회에 포커스를 맞출 생각이에요. 프로 진출은 시즌을 다 마무리한 뒤에 생각하려고요. 저희 팀 선수들과 함께 2018시즌 전관왕하면서 마무리했으면 좋겠고, 지금처럼만 잘 한다면 분명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봐요.”

 

해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박지현은 침착했다. 우선순위를 정해가며 하나씩 해나가고 싶어 했다. 리그, 대회 그리고 한 해의 결실인 드래프트까지.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정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박지현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도 정말 많이 챙겨주시지만, 저희 할아버지‧할머니가 진짜 많이 챙겨주세요. 항상 감사한데 표현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늘 저를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17시즌보다 18시즌에 더 발전된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 마지막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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