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엑소보다 성악이 더 좋아요”
“방탄소년단, 엑소보다 성악이 더 좋아요”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1.23 0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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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대학교 3학년 백아현 “디아나 담라우같은 성악가 되고 싶어”

“노래가 너무 좋아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백아현(21)씨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였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이 되면 때론 힘을 때가 있기 마련이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녀는 한사코 아니라고 말한다. 힘든 순간이 없었다고. 노래 부르는 것이 너무 좋아서 성악을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얼마나 노래가 좋으면 이렇게까지 확신에 차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부럽기까지 했다.

前 보건복지부 장관이자 최근에는 다양한 방송 활동으로도 유명한 유시민 작가는 저작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재능의 본질은 놀 듯이 일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삶의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녀는 아직 어리지만 기자가 만나본 본 누구보다 이들의 이론을 충실히 이행하며 살아가는 사람 같아보였다.

20대 초반이라면 당연히 좋아할법한 방탄소년단이나 엑소조차 관심이 없다는 백아현씨.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흔한 대학생의 앳된 모습이었으나 성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만큼은 프로의 그것 못지않았다.

 

 

▽성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교회에서 찬양대회 등을 나가는 등 노래 부르는 것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주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해서 노래를 시작하게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성악을 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나.

없었다(웃음). 다른 사람들은 입시기간이 너무 괴롭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그 기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한국예술종합대학에 진학하게 된 계기 및 학교 자랑을 좀 해 달라.

나는 이 학교가 운명이었던 것 같다. 일반대학교에서 공부 할 자신이 없었다. 노래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부를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에 이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우리 학교는 일반대학교에 비해 노래를 할 수 있는 강의가 많다. 특히 다른 학교들은 학년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실용적인 스킬을 배우는데 우리 학교는 입학하자마자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학생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하신다. 공연이 많을 때는 9번이나 열린 적도 있다.

 

▽닮고 싶은 성악가가 있는가.

(강한 어조로)있다. 독일 출신의 ‘디아나 담라우(Diana Damrau)’라는 소프라노를 좋아한다. 정말 유명하고 전 세계 모두가 좋아하는 성악가다.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음색은 어떠한가.

음역 대에 따라서 세세하게 나눠진다. 콜로라투라 / 레쩨로 / 리릭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라 어디에 속해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콜로라투라가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 음색은 밝고 통통 튀는 노래가 잘 어울린다. 그래서 약간은 곡을 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혹시 콩쿨에 나가본 적이 있나.

이대웅 콩쿨이라고 정말 큰 콩쿨에 나가본 적이 한번 있다.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큰 콩쿨이다. 내가 어느 정도 실력이 될까, 얼마나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올까 궁금해 하는 마음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말 넓은 세계를 보고 왔다.

 

▽몸이 악기다. 몸 관리 하는 노하우는 어떻게 되나.

우리는 몸 전체를 써서 노래를 하기때문에 체력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운동을 자주 하려고 노력한다. 수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수영은 호흡에도 좋고 체력증진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무대에 설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서는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 준비한 것들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이해할 수 있는 노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가장 부족한 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깊은 감정을 표현해내는 것이 힘들다. 나는 성격 자체가 밝고 통통 튀는 성격이다. 따라서 성격과 부합하는 곡을 표현해내기는 쉬운데 깊은 울림을 주는 음악, 슬프거나 아련한 감정을 대중에게 전달해야하는 음악은 나이가 어리고 구력이 짧아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 대중가요는 안 좋아하나.

솔직히 관심이 없다(웃음). 어렸을 때는 관심이 좀 있기는 했었는데 요즘은 관심이 안 생기더라. 노래방도 안 간다. 성악 하는 사람들은 직업병처럼 노래를 이렇게 막 불러도 되나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자꾸 가요를 성악처럼 부르게 되는 면이 있어서 노래방을 잘 가지 않는다.

 

▽성악 이외에 취미가 어떻게 되나.

노래 이외에 가장 큰 취미가 피아노를 피는 것이다. 나는 심심하면 피아노를 친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긴다.

 

▽성악의 창법은 일반 노래의 창법과 어떻게 다른가.

몸을 울린다고 생각을 하고 노래를 불러야 한다. 우리 몸은 비어있는 곳이 많다. 머리뼈 안에도 비어있다. 몸 전체를 써서 이 모든 공간을 울린다는 느낌의 소리가 나와야 한다. 이런 창법은 정말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어떻게 되나.

노래를 꼽기보다 오페라를 꼽고 싶다. 오페라에 나오는 노래들을 좋아한다. ‘청교도’라는 오페라가 있다. 한국에서도 한 적이 없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데 나는 그 오페라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대학 입시 때도 거기에 나오는 소프라노 아리아로 시험을 봤었다.

 

▽부모님한테 가장 고마운 점은 무엇인가.

어머니한테 가장 고마운 점은 나를 믿고 맡겨줬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이러이러한 부분을 하고 싶다고 하면 반대를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묵묵히 나의 결정을 따르고 뒤에서 지원을 해주셨다. 나는 그런 부분이 너무 고마웠다.

 

▽성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작년 2월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이라는 큰 극장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디아나 담라우의 청교도 공연을 봤을 때였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쳐줄 때 행복했다. 오페라를 보면서 박수를 쳐주고 즐거워 해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서 감동적이었고, 내가 저 무대에 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한국에서는 그런 감동을 느끼기가 쉽지가 않다. 그만큼 오페라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에 어떤 성악가가 되고 싶나.

디아나 담라우처럼 오페라도 하고 콘서트도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내 노래를 듣고 나갈 때 사람들의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성악가가 되고 싶다. 밝은 노래를 들으면 밝은 노래 자체로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차분해지는, 감동을 주는 노래라면 그 노래 자체도 마음에 울림이 있어서 차분해지는 그런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성악을 하고 싶어 하는 어린 후배들에게 조언을 좀 해 달라.

성악은 돈도 많이 들고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있다. 문도 좁다. 내가 어디로 가야할까 하는 고민도 많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 좋아서 내가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성악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이 모든 것을 감수해서라도 노래를 부르는 것이 너무 즐겁다면 성공,실패를 떠나서 성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노래하는 것이 좋고 노래를 할 때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면 도전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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