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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축구부 OB 회장겸 청주대 조민국 감독
고려대 축구부 OB 회장겸 청주대 조민국 감독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8.01.25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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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축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이 우선, 경기다운 경기를 펼쳐야 좋은 플레이도 나오는 것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 선수들이 청주대로 와서 훈련한다는 게 즐겁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고려대 축구부 OB 회장겸 청주대 조민국 감독

 

감독이라면 누구나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그러나 다년간 경험으로 성적보다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밌는 축구를 선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말하는 청주대 조민국 감독.

 

조민국 감독은 럭키금성 황소에서 프로 데뷔를 하여 제13회 멕시코 월드컵 국가대표, 이탈리아 월드컵 국가대표를 거쳐 1998년을 기점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중 한 명이다.

 

조 감독은 1998년 동의대 감독을 시작으로 울산현대미포조선의 감독을 맡으며 2011년, 2013년 두 차례 내셔널리그 통합우승을 이끌어냈다. 이후 울산현대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울산현대 단장이 교체되며 2015년 청주대 축구부 감독으로 오게 됐다.

 

조민국 감독을 제주로 이끈 설동식 감독

 

조 감독은 청주대 수장 역할과 동시에 고려대 축구부 OB 회장직도 겸하며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설동식 감독과의 의리로 매년 제주 서귀포시를 찾으며 동계훈련 담금질에 돌입했다. 타 팀들의 경기들을 지켜보며 전력 분석에 여념이 없던 조민국 감독과의 인터뷰다.

 

Q. 2018년이 됐다. 2017년을 돌아보니 어떠한가?

A. 우선 2018년 김희원, 정희웅 선수가 FC안양으로 이적하며 새해부터 기분 좋은 소식을 접했다. 지난 2017년 모교인 고려대, 지도자로 몸담고 있는 청주대 모두 좋은 소식이 가득해 기뻤다. 특히나 고려대 축구부 OB 회장으로서 고려대가 왕중왕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더불어 고려대 출신 OB 중 프로팀 지도자로 간 친구들이 있다. 함께 축구를 위해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라는 곳이 마음 같지 않다보니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 어려움을 잘 이겨내 2018년에도 현직 지도를 맡고 있는 청주대와 팀 모두 좋은 소식이 가득했으면 한다.

 

Q. 청주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

A. 10년 만에 대학팀 지도자로 청주대를 왔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물론 기쁜 일이고, 누구나 목표로 하는 일이긴 하나 그것보다는 청주대 출신의 선수가 K리그를 뛸 수 있고, 대표 급에 맞는 선수를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게 된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생각했다.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생각을 갖고 지도자를 하고 싶은 것이 자그마한 소망이다.

 

Q. 18년 째 제주도로 동계훈련을 오고 있다 들었다. 이번 동계의 주안점은 무엇인가?

A. 축구는 한 게임으로 끝나는 종목이 아니고 토너먼트가 일상적이다. 토너먼트를 하려면 5~6게임은 기본적으로 거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의 뒷받침이 크게 작용한다. P코스 마무리 차 영국을 방문했는데 체력 부분이 유럽에 빗대어 볼 때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90분 혹은 다음, 그 다음 경기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체력은 갖춰놔야 한다 생각한다. 물론 힘들겠지만 그걸 이겨내야 전술, 기술, 팀워크 등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Q. 동계훈련 끝나면 바로 춘계연맹전이 기다리고 있다. 청주대 출사표?

A. 모든 대학팀들이 평준화 되어 성적내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입시제도의 변화로 선수층을 구성하는 것도 이전과 달라져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우선은 예선통과를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사실 성적이 나면 좋지만 게임 내용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축구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전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잘 싸웠느냐가 중요하다.

즉, 제대로 그라운드 내에서 맞붙었다면 결과가 어떻든 승복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붙어보지도 못하고 피하는 건 성격상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Q. 아마추어 팀부터 프로 팀까지 두루 경험한 이 중 한 명이다. 다시 한 번 프로 팀 복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A. 이제는 선수를 키우는 재미, 팀을 만드는 재미를 알기 때문에 프로 복귀에 대한 욕심은 없다. 눈앞에 놓인 것이 아닌 내년, 내 후년을 모델로 해 꾸려나가길 원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적을 내야하는 프로 팀으로의 복귀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Q. 조민국 감독의 축구 스타일은?

A.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골을 많이 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한‧두골 넣어두고 내려서 플레이하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비록 상대에게 뒷공간을 내어주고 실점을 한다 하더라도 그건 내가 감수해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실점을 당하더라도 공격에 치중하는 것이 경기다운 경기를 만드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또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경우 킥을 많이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부정확하게 전달되는 모습을 많이 보이다 보니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이런 부분은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팀 게임이지만 때로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본인과의 싸움에서 이겨 상대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 때론 경기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따라서 상대와의 싸움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이 우선이 되어야만 추후 상대와 맞붙었을 때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조민국 감독은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먼저 이기자. 그리고 상대를 만나 후회 없는 맞대결을 펼치자’는 메시지 전달과 함께 2018년에도 결과 보다는 보는 이로 하여금 축구란 이런 것 이 구나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서귀포에서 공동취재 이기동 기자(fra0081@hanmail.net), 신재영 기자(sjy@aps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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