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테니스 황제 홍성찬 “나는 악바리···조코치비 같은 플레이 하고 싶다”
주니어 테니스 황제 홍성찬 “나는 악바리···조코치비 같은 플레이 하고 싶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1.29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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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시절 국내대회 106연승 신기록, 세계랭킹 3위

현 테니스 국가대표 홍성찬(20), 그는 롤러코스터다. 

그것도 아주 역동적인 롤러코스터다. 그의 이력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바이킹의 끝자락에 앉아서 세상을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는 어지러움을 느낄 지경이다. 이제 겨우 20살인 어린 선수였지만 그가 걸어온 테니스 인생의 질곡은 유난히 깊었다.

그는 주니어 시절 감히 범접하기 힘든 최고의 선수였다. '최초'와 '최고'의 주니어 기록은 늘 그의 몫이었다. 정현과 더불어서 한국테니스를 이끌 쌍두마차로 초등학교시절부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주니어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던 홍성찬. 그러나 주니어 시절의 빛이 너무 강했던 탓일까. 시니어 시절에는 그 명성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주위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에이스 정현이 빠져있는 가운데 이번 대표 팀에서 중심으로 활약해야 하는 그를 진천선수촌 숙소에서 만나보았다.

 

1월 26일(금) 진천선수촌 숙소에서 직접 만난 홍성찬 선수

 

주니어 레전드 홍성찬, 그의 화려했던 이력 

그의 주니어 시절 이력은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9년 전국에서 열린 15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고, 국내대회 106연승을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에디허 단식 준우승, 복식 우승, 혼합복식 우승, 프린스컵과 오렌지보울 12세부 단식 우승 등 한 달 사이에 세계 최고 주니어 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이었다.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버지가 동호인으로서 테니스를 즐기셨다. 그러다 보니까 나도 자연스럽게 테니스장을 드나들면서 친구를 사귀게 되고 시작하게 되었다. 나도 사실 이렇게 까지 올 줄은 몰랐다.

 

▽엄청난 주니어 시절을 보냈다. 106연승이라니 너무 엄청난 기록 아닌가.

초등학교 때는 국내에서 시합이 열리면 이겨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어서 이곳저곳 다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안도현 코치님이 굉장히 나를 잘 가르쳐주셨던 기억이 난다.

 

▽미국에는 어떻게 하다가 건너가게 된 건가.

주니어 에디허, 오렌지보울이라는 시합이 있는데. 초등학교 1위부터 6위까지 한국에서 보내줘서 가는 시합이다. 에디허에서 준우승을 하고 오렌지보울에서 우승을 했다. 그러자 옥타곤이라는 매니지먼트에서 나를 도와주고 싶다고 해서 에버트 아카데미로 가게 되었다.

 

▽한국에 주니어 육성팀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기간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회고하고 있던데.

여러 가지로 좋은 기억이 많았다. 굉장히 시합을 많이 보내주시고 그런 경험들이 많이 쌓여서 기량이 많이 향상되었다. 육성팀의 더그 매커티 코치는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다. 웬 할아버지가 오셨나 했다. 그런데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운동 분위기를 굉장히 좋게 유지하려고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홍성찬이라는 이름을 알린 계기는 2015년 주니어 호주오픈이었다. 결승에서 로만 사피울린(러시아)에게 아쉽게 패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주니어 호주 오픈은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었다. 내가 횡성고 출신인데 당시 너무 추워서 운동을 제대로 못했었다. 연습량이 부족했었는데도 호주 오픈 직전의 대회에서 우승 했고, 그 기세를 타서 호주오픈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결승에서의 패배가 아쉽지 않았나.

아쉬운 것보다 얼떨떨했다. 그냥 하다보니까 결승에 가 있었다. 그렇게 큰 시합장에서 경기해본 것도 처음이다. 상대가 나보다 먼저 ATP를 먼저 뛰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로 실력이 나았던 것 같다.

 

천재, 예상치 못한 슬럼프에 들어서다

세계 3위로 주니어 무대를 졸업하고 시니어무대로 뛰어든 홍성찬.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제4차 터키 퓨처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고, 제5차, 6차, 7차 대회까지 3주 연속 퓨처스 단식 우승을 휩쓸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그의 시니어 무대는 탄탄대로 일 것 같았다. 하지만 챌린저 무대에서 거듭된 패배로 상승세가 꺾였고,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주니어 호주 오픈 당시 홍성찬(출처 : ITF공식페이스북)

 

▽명지대는 어떻게 입학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명지대는 테니스로 굉장히 명문인 학교다. 노갑택 감독님이 나를 대표팀 뽑아주시면서 많이 도와주셨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명지대에 입학 하게 되었다.

 

▽시니어에 들어오게 되었다. 시니어와 주니어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퓨처스, 챌린저, 그랜드슬램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가 있는데 챌린저로 올라갈수록 나의 장점을 상대 선수들도 전부다 갖고 있더라. 내가 너무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 잘 안되었다기보다는 극복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챌런저 무대에서 슬럼프가 왔다

체격이나 힘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주니어 선수들은 투어 경험도 적어서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어떻게 하다보면 운 좋게 이길 수 있는 날이 있기도 한데 성인 무대에 가보니까 나이도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 랑도 경기를 해야 하고 무엇보다 경험차이가 많이 나니까 나의 테니스를 상대가 꿰뚫어 보는 느낌까지 들었다.

 

▽한국 테니스는 주니어 때는 잘하다가 시니어 때는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주니어 때는 체격의 차이가 크지 않고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정신력이 월등하다. 선생님들도 무섭고(웃음). 주니어 때는 이기는 게임을 많이 가르쳐 주신다. 그런데 시니어로 올라가면서 지는 게임이 많아지다 보니까 멘탈이 흔들리기도 하고 자신의 테니스에 대해서 의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혼란을 겪는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바로 추락 한다.

 


홍성찬의 테니스는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수비형 테크네이션

천재는 다시금 부활했다. 홍성찬은 작년 7월 30일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던 임용규를 상대로 2-1(1:6/6:4/6:1)로 역전승을 거두고 천재의 귀환을 세상에 알렸다. 준결승에서 정현의 형 정홍을 꺾은바 있는 홍성찬은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다시금 화려한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진천국가대표 테니스코트에서 연습중인 홍성찬

 

▽좋아하는 선수는

노박 조코비치를 좋아한다. 플레이스타일이 내가 닮고 싶은 부분이 많다.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다 잘할 수 있는 선수이다. 특히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참 매끄럽고 환상적이다. 그 선수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 나중에 꼭 한번 붙어보고 싶어 보고 싶은 선수도 조코비치다.

 

▽홍성찬의 테니스를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설명을 해 달라.

나는 굳이 따진다면 수비형테크네이션 스타일이다. 수비에는 자신이 있다. 나는 악바리다. 상대방이 질릴 때까지 계속 스트록을 받아친다. 나는 악바리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좌우로 뛰어다니고 수비를 하다가도 공격으로 순간적으로 전환해서 놀라운 포인트를 만드는 그런 테니스를 구사한다.

 

▽홍성찬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수비적인 면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나의 장점은 빠른 발과 수비력이다. 다만 점점 위로 올라가다보니 공격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결정력이 부족하다보니까 반격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힘에서도 좀 많이 밀렸던 것 같다.

 

▽최근 남자테니스의 화두는 서브다. 

나는 서브가 그렇게 센 편이 아니다. 내 키에서는 위에서 내리꽂는 서브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코스웍을 좀 더 정교하게 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 그렇다고 서브에 자신이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존 이스너같은 빅서버는 아니지만 서브가 제대로 들어가는 확률만 높인다면 서비스 게임을 안 빼앗길 자신이 있다. 서비스 리턴에도 자신이 있다.

 

제 2의 홍성찬을 기대하게 만들고 싶다

인터뷰 말미에 정현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현이 형이 하는 것을 보면서 존경심마저 들었다. 또 부럽기도 하더라. 이 형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단순히 동경을 넘은 강한 오기와 의지가 느껴졌다.

 

진천국가대표 테니스코트에서 연습중인 홍성찬

 

▽현재 후원사가 현재 있는가.

브리온컴퍼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합 비용이 크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런 부분들을 항상 지원해주신다. 오래 있으면 몇백만원 들어갈 때도 있고 그렇다.

 

▽훈련시간 외에 취미가 무엇인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커피숍에서 수다도 떨고 가끔씩 피시방에 컴퓨터 게임도 하러 간다. 요즘 유명한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한다.

 

▽현재 여자 친구는 없는가.

현재 여자 친구는 없다(웃음) 연애를 안 해본 것은 아닌데 시간이 많이 부족하니 힘들더라.

 

▽올해 목표의 목표가 어떻게 되는가.

현이 형을 따라가려면 ATP점수를 많이 쌓아야 하고 챌린지 무대에서 극복도 해야 한다. 특히 나에게는 병역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단순히 잘치는 선수가 아닌 누군가의 우상이 되고 싶다. 아마 지금 현이 형의 활약으로 제2의 정현이 많이 나올 것이다. 나도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에게 제2의 홍성찬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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