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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의 산실, 인천 인성여고를 가다
한국 여자농구의 산실, 인천 인성여고를 가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2.0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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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전국대회 4관왕… 정은순, 유영주, 이종애, 이승아 등 배출

정은순, 유영주, 이종애라는 여자 농구 레전드들부터 시작해서 신인왕 이승아(우리은행 - 현재 은퇴), 이주연(삼성생명)까지 많은 프로선수들을 배출하면서 농구명문으로 자리매김한 인천 인성여고. 

2월 2일 금요일 오후.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특히 사이드 수비연습을 할때는 거친 숨소리가 터져나왔다. 기자가 취재를 나왔음에도 안철호 코치는 훈련의 강도를 낮출 생각은 없어보였다.

 

체육관에서 인터벌 훈련중인 인성여고 선수들

인성여고는 전통의 농구 강호다. 안철호 코치가 2011년 부임 한 이래로 계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왔다. 안철호 코치는 2009년 인성여중 코치를 시작으로 2011년부터 인성여고를 맡아온 인성여고 토박이다. 특히 2013년 1월 WKBL 총재배 우승부터 5월 협회장기, 6월 쌍용기, 10월 전국체전까지 4개 대회를 제패하는 등 인성여고의 황금기를 열어젖혔다. 

4관왕의 이후에도 인성여고는 숭의여고, 숙명여고, 부산 동주고 등과 함께 꾸준하게 상위권에서 여자 고교농구를 이끌어왔다. 2016년에는 전국체전 금메달, 2017 춘계연맹전 우승으로 아직도 농구의 강호임을 뽐내고 있다.

 

< 고교 여자농구의 강자 인성여고 – 환희와 아쉬움의 2017 >

 

현재 고교 여자농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춘추전국시대’다.

인성여고 또한 강자이기는 하지만 확실한 대권을 잡기에는 힘이 부친다. 2017년은 인성여고에 있어서는 환희와 아쉬움이 공존한 한해였다.

2017년의 시작은 찬란했다. 제 54회 춘계연맹전에서 숙명여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2018년 인성여고 선수단

3월 21일 전남 영광 스포디움에서 열린 제54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 연맹전 여고부 결승전에서 인성여고는 이소희의 맹활약(24득점 16리바운드)에 힘입어 숙명여고를 61-47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춘계대회 우승은 2013년 이후 만 4년 만이었다. 2016년 마지막 대회인 전국체전에 이어 2017년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까지 거머쥔 인성여고는 박지수(KB스타즈)가 떠난 여고부의 새로운 강호로 평가받기 시작했고, 에이스 이소희는 대회 MVP에 올랐다.

제 98회 전국체전은 숭의여고와 인성여고의 리턴매치였다. 양 팀은 전국체전에서 2년 연속으로 맞붙은 라이벌이다(2016년 10월 13일 상명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여고부 결승에서 인성여고는 숭의여고를 64-4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인성여고는 대회 2연패를 노렸고 숭의여고는 설욕을 별렀다. 숭의여고와 인성여고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라이벌이다. 특히 인성여고의 이소희와 숭의여고의 박지현은 현재 고교 여자농구에서 랭킹 1,2순위를 다투는 선수다.

2017년 9월 24일 청주 신흥고체육관에서 열렸던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결승전에서 인성여고는 이소희(170cm, G)가 11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20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지현(180cm, G)을 막지 못하고 숭의여고에 57(12-4, 15-9, 13-9, 17-4)2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인성여고의 2017년의 마지막은 더욱 아쉬웠다. 인성여고는 사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사천대회 여자 고등부 4강전에서 동주여고에 62(9-11, 15-14, 23-11, 15-16)52로 패배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되었다.

인성여고는 이소희가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득점을 주도했고, 편예빈(170cm, 포워드, 3학년)이 3점슛 1개를 넣으며 힘을 보탰지만 다른 선수들의 화력이 지원되지 않아서 아쉽게 동주여고에게 패했다. 특히 상대팀 이윤미(30득점 11리바운드 6스틸)를 막지 못하며 3쿼터에만 14점(25-11)을 뒤진 것이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인성여고의 2017년은 우승 1번, 준우승 1번, 3위 1번으로 환희와 아쉬움이 공존한 채 마무리 되었다.

 

< 이소희를 중심으로 2018년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인성여고 >

 

농구에서는 신장이 정말 중요하다. 모든 스포츠에서 신장은 큰 영향을 미치지만 농구는 그 비중이 너무 크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결국 농구는 리바운드와 골밑에서 성패가 나뉘는 것이 현실이다. 인성여고는 신장이 크지 않은 팀이다. 

현재 팀의 최장신인 2학년 이혜수가 178Cm 정도이고 대부분의 라인업이 170대 초반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그러다보니 강력한 수비와 속공을 바탕으로 한 토털농구를 지향한다.

편예빈(신한은행)이 졸업한 현재 팀의 간판은 이소희(170cm, G)다.

 

이소희(170cm, G, 3학년)

 

본인 스스로는 슛, 패스, 드리블 중 드리블에 가장 강점을 보인다는 이소희.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녀는 리딩, 득점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작년 춘계리그 MVP이기도 하고 팀의 주장이면서 팀 득점의 상당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간판슈터이다. 졸업 후 프로상위지명이 유력시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채은(172cm, F, 3학년)

 

3학년 이채은(172Cm, F)은 작년 춘계대회 때 무릎을 다쳐서 수술을 한 선수이다.

작년 한해 시합을 못 뛰다가 올해 겨울에 복귀해서 현재 서서히 몸 상태가 회복되고 있는 상태이다. 안철호 감독은 “작년의 공백이 아쉬웠던 선수다. 하지만 워낙 재능이 있는 선수라 올해 잘 해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라고 이채은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혜수(178cm, C, 2학년)

 

그 다음으로 팀을 이끌어가야 할 선수가 2학년 4명이다. 

가장 핵심은 역시 빅맨 이혜수(178cm, C)이다. 농구는 빅맨의 비중이 가장 크다. 따라서 이혜수는 팀 사정상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뛰게될 전망이다. 인성여고가 뛰는 농구를 추구하기에 뛰는 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줘야 하고 몸싸움 등에도 적극 가담해줘야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호 감독은 그녀에 대해 "허슬플레이에도 매우 강한 선수"라고 평가한다.

 

이정은(172cm, F, 2학년)

 

나금비(166cm,, G , 2학년)

 

이소희와 팀의 앞 선을 책임질 선수로는 나금비(166cm, G)가 꼽힌다.

작년 16세 대표도 다녀왔고 주전으로 여러 경기를 뛰었기에 올 시즌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안철호 감독 또한 “작은 신장이 아쉽기는 하지만 득점, 게임 리등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하늘(165cm, F, 2학년)

 

양지수(170cm , F, 1학년)
정아연(167cm, F , 1학년)

 

이정은(172cm, F)은 수비가 좋고 체력도 좋은 선수다. 다만 중학교 때 무릎 수술을 한번 한 선수라서 작년 전국체전에서도 한게임 밖에는 못 뛰어서 시합감각은 많이 떨어져 있다. 

마지막으로 이하늘(165cm)은 신장이 작고 몸도 조금 약하고 체구도 작지만 슛이 워낙 좋은 선수라서 팀이 필요할 때 슈터로서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고교 1학년 입학예정인 양지수와 정아연은 팀의 막내로서 활력소 역할과 더불어 언니들의 체력안배를 위한 교체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철호 감독은 2018년을 예상함에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작년의 전력이 많이 이탈하지 않았고 인성여고 특유의 조직력이 발휘가 된다면 충분히 작년 정도의 성적은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였다. 

안철호 감독은 “우리는 매년 좋은 멤버로서 경기를 해왔던 팀은 아니다. 강력한 수비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인성만의 농구로 올 시즌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2018년의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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