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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의식음악의 결정제, ‘제례악’ 깊이 듣기
조선왕조 의식음악의 결정제, ‘제례악’ 깊이 듣기
  • 한국스포츠통신=배기택기자
  • 승인 2019.08.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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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정악단, 올해 마지막 정기공연

 

(한국스포츠통신=배기택기자)  궁중 의식음악의 전통을 온전히 잇고 있는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 정악단(예술감독 이영)이 지난 3월 <정악, 깊이 듣기>와 7월 <정가, 깊이 듣기>에 이어 제례악을 주제로 한 <제례악, 깊이 듣기>를 9월 5일(목)과 6일(금) 저녁 8시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올해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정통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적 무대에 부합하고, 관람객에게 최상의 음향적 감동을 전하는 <깊이 듣기> 시리즈로 기획공연을 진행해 왔다. 이번 정기공연은 <깊이 듣기>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조선왕조 의식음악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제례악의 깊은 멋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마련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 제목 그대로 제례악을 있는 그대로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도록 현전하는 조선시대의 제례악인 ‘종묘제례악’, ‘문묘제례악’, ‘사직제례악’, ‘경모궁제례악’을 한 무대에 올려 공연한다.

 또한 제례의식에서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일무(佾舞, 제례 때 여러 사람이 줄을 지어 추는 춤)를 과감히 제외시키고, 등가(登歌, 궁궐 건물의 댓돌 위)와 헌가(軒架, 궁궐 건물의 댓돌 아래)의 악기 배치를 나누지 않아 음향적 집중도를 높이는 등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평상시 쉽게 볼 수 없는 제례악에서만 연주하는 악기들을 객석 어디에서나 잘 볼 수 있도록 무대 후면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여 연주 모습과 악기를 잘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번 공연의 해설은 우리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방송과 무대 해설 경험이 풍부한 김영운 전(前) 한양대 교수가 맡아 제례악 감상에 관한 관객들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조선의 기본 예식인 오례(五禮)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길례(吉禮) 때 연주되었던 제례악은 현재 조선왕조의 왕들을 기리는 ‘종묘제례악’과 공자와 유학 성현들을 모시는 ‘문묘제례악’, 땅과 곡신 신에게 제사지내는 ‘사직제례악’, 사도세자를 기리는 ‘경모궁제례악’이 전해지고 있다.

 문묘제례악과 사직제례악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아악(雅樂)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며 전승된 제례악이고, 종묘제례악과 경모궁제례악은 조선 전기 향악(鄕樂)화의 과정을 거친 제례악으로 두 종류의 제례악을 한 무대에서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경모궁제례악은 1899년(광무 3) 사도세자의 신위를 태묘(太廟)로 옮긴 뒤 제사의식은 사라졌으나, 그 음악만은 국립국악원 정악단을 통해 보존되고 있다. 2007년 국립국악원에서 제작한 한국음악선집에 수록된 이후, 이번 공연을 통해 오랜 만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번 공연은 <깊이 듣기>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찬란했던 조선왕조의 문화적 자부심을 되새겨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정악단은 현대인들에게 정악의 매력을 진정성 있게 전하기 위해 정악 본연의 멋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색다른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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