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3 13:11 (화)
핸드볼 MVP 정의경의 바램
핸드볼 MVP 정의경의 바램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02.21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실하고 노력하는 선수, 자만하지 않는 선수로 기억되고파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도전을 하면서 최고를 향해 정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을 준다. 두산핸드볼선수단의 정의경도 그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선수다.

 

교과서처럼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지향하는 정의경은 지난 1월에 있었던 ‘제18회 아시아 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주장으로 활약했고 2017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MVP를 차지했다. 2007년부터 12년 동안 두산에 몸담고 있는 그는 ‘나이 들어도 성실한 선수, 노력하는 선수, 자만하지 않는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두산핸드볼선수단은 1991년 창단된 대한민국 최초의 남자 핸드볼 실업팀이다. 동아시아클럽 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통산 10번이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11년부터 시작된 핸드볼코리아리그 7차례 중 2014년을 제외하고 6차례를 우승하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강 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에 성실하게 노력하면서도 자만하지 않는 주장 정의경이 늘 자리하고 있다. 그는 팀에서 센터백을 맡으면서 경기 조율 및 득점을 책임지는 팀의 공격 리더 역할을 한다.

 

정의경은 최고의 선수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겸손하게 자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인터뷰 모습이 그의 핸드볼 실력을 능가하는 매력 포인트로 여겨졌다.

 

두산핸드볼선수단 정의경 선수

 

▶ 제18회 아시아 남자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했는데 소감은?

 

최선을 다한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불과 5~6년 전만해도 긴장 없이 쉬운 경기를 하며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었는데, 카타르가 용병을 귀화시키면서 카타르에게 아시아 정상을 뺏겼다. 2013년도부터 남자핸드볼이 주춤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고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대표 팀의 고참으로서 정상 탈환을 위해 많은 노력과 연구를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3위에 그쳤다. 마음을 비우고 인정해야 할 것 같다.

 

▶ 대회에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준비도 열심히 하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도 미련도 후회도 없다. 대표팀에 10년 넘게 있으면서 항상 1등만 하다가 1등 자리를 빼앗겼을 때는 다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도전했다. 지금은 우승을 놓친 것에 미련은 없고 우리의 실력을 인정하게 되었다.

 

▶ 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이번 아시아 남자 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기간이 힘들었던 것 같다. 정상 자리를 빼앗기고, 다시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노력하던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대표 팀에서도 고참이고 주장이어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막중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 대회를 계기로 마음을 내려놓고 후련해졌다. 카타르는 선수 한 명에게 일 년에 25억씩 주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가 투자에서만 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바레인, 이란, 등 다른 팀과 비등비등한 경기력을 보고 옛날 실력만 믿고 너무 안주하고 있었구나, 우리는 제 자리에 있고 다른 나라는 계속 성장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 그렇다면 가장 빛났던 순간은?

 

2010년 광주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가 생각난다.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는 두려움이 없었다. 아시아에서는 항상 최고였기 때문에 부담도 긴장감도 없어서 운동도 잘되고 경기도 잘 풀렸다. 그때는 되게 쉽게 금메달을 딴 것 같다.

 

▶ 두산은 정의경 선수에게 어떤 팀인가?

 

2007년부터 12년 동안 두산에 있다. 다른 팀도 다 그렇게 말할 지도 모르지만 우리 팀은 가족 같다(웃음). 정말 가족 같은 팀워크를 자랑한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같이 한 발 더 뛰려고 한다. 그런 팀워크가 어느 팀보다도 강력하다고 자부 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 선수들의 가장 큰 힘인 것 같다. 코리아리그 7차례 중 두산이 6번을 우승했다. 이겨야 본전인 부담스러운 위치이지만, 아직은 정상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 체력관리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개인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항상 말하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말처럼 나도 본 운동에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나의 철학 아닌 철학이다. 개인 운동보다 훈련 시간만큼은 확실히 훈련하고 놀 땐 또 열심히 놀며 관리한다.

 

▶ 감독 윤경신은 어떤 사람인가.

 

범접 할 수 없는 존재이다. 아무리 욕심이 많고 자존심이 강한 선수여도 감독님은 이길 수 없다. 그만큼 위대한 존재이다. 감독님과 대표팀, 두산팀 선수 생활도 같이 했고, 지금은 사제지간으로 지내고 있는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신 같은 존재 인 것 같다. 실력, 욕심, 자존심, 명석한 두뇌, 센스 뭐하나 빼 놓을 것 없는 사람이다.

 

▶ 3월에 있을 핸드볼 코리아컵에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우리가 계속 우승을 해왔기 때문에 다른 팀들의 공공의 적일 것이다. 아마 많은 팀들이 우리 팀을 분석 했을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이 추구 하시는 것은 또 다른 색깔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올해의 컨셉은 디테일이다. 예전에는 쉽게 풀었던 게임을 올해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선수들 간의 호흡과 타이밍을 중요시 여기며 준비하고 있다.

 

▶ 2017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쓸었는데, 올해의 목표는?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상보다는 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부상 방지가 가장 큰 목표이다. 부상을 당하면 멘탈이 깨지게 된다. 놓아지게 되고 게을러지게 되기 때문에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하다. 부상 없이 이번 컵 대회, 겨울에 있을 동계 리그 모두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램이다.

 

▶ 사람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 되고 싶은가?

 

나이가 들수록 일 년 일 년이 버거워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선수 다 됐네’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그래서 박수 칠 때 떠나고 싶은데, 사실 떠나는 게 쉽지 않다. ‘저 선수는 나이 먹어도 성실하고 노력하는, 자만하지 않는 선수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고, 그렇게 기억 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