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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축구계의 바르셀로나, 서울 목동 중학교를 가다
중등 축구계의 바르셀로나, 서울 목동 중학교를 가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2.24 01: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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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패스를 통한 점유율 축구 구사… 많은 선수들이 공 만질 수 있는 축구 원해

최근 ‘프로산하’ 및 ‘클럽팀’들의 기세가 무섭다.

특히 프로팀들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 프로 산하 팀들은 모든 대회를 거의 휩쓸다 시피 하며 학원 팀들을 주눅 들게 만들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학원 팀들 중에서도 프로 산하에 전혀 밀리지 않고 학원축구의 자존심을 살려가고 있는 팀들이 있다. 서울 목동중학교도 그 중 하나이다. 

 

2018년도 고학년(3학년) 목동중학교 라인업

 

중등축구의 강호로 꼽히는 목동중은 지난 해(2017년) 춘계연맹전 우승, 추계연맹전 준우승 서울시 소년체전 우승, 전국소년체전 3위, 영덕 국제축구대회 3위, 추계연맹전 2학년 우승 등을 차지하며 중등부 최강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추계연맹전에서는 중등축구 최강자로 꼽히는 FC서울 산하 오산중학교와 승부차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3-3의 명승부를 연출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2월 19일 기자가 방문한 목동 중학교는 춘계리그 우승 후 첫 연습을 갖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훈련이다보니 회복훈련 및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스트레칭에 집중하는 날이었다. 목동중학교는 3학년 15명, 2학년 22명, 1학년 21명 등 총 58명의 대규모 선수단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날은 1,2,3학년 모든 학생이 목동 해누리 운동장을 꽉 채웠다.

목동중학교는 기본적으로 4-3-3(4-1-3-2)의 포메이션을 쓰는 팀이다. 유독 짧은 패스축구 및 점유율을 통한 티키타카 형태의 아기자기하면서 화려한 축구를 추구한다. 스페인의 명문 구단 바르셀로나가 6관왕을 차지하며 전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구사했던 축구 스타일이다.

이런 목동중의 축구 스타일은 이미 수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부임한지 8년째가 되는 심재휘(33) 메인 코치는 “목동중학교의 팀 컬러는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변하지 않는다. 감독님과 나의 철학이 확고하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그 철학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학생들이 최대한 볼을 많이 잡게 해주는 것’이란다.

 

목동중학교 심재휘 코치(33)

 

그는 “볼을 10번 잡는 사람과 100번 잡는 사람은 다르다. 우리는 경기당 450~500번 정도를 터치하는데 반해 다른 팀들은 대부분 100번 초반이다. 그게 10경기라고 치면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진다. 다른 팀들의 일부 선수들은 잘할지 몰라도 그 선수가 빠지면 나머지 선수들은 미래가 어두워진다. 아이들이 볼을 많이 만져보게 하기 위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축구를 하지 않기 위해서 이런 축구가 나왔다. 이백준 감독님과 내가 이 팀에 있는 한 이런 철학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완고하게 말한다.

이런 목동중만의 철학이 서서히 꽃을 피워 최근 목동중 출신 선수들에 관한 좋은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목동중 졸업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경 고등학교가 얼마전 백운기에서 우승을 했다. 이날은 목동중을 졸업하고 이번에 백운기 우승의 주역이 된 선배들이 함께해서 더 뜻깊었다.

현역 선수가운데 해외진출을 한 선수도 있다. 얼마 전 결승전에서 2골을 넣은 김효기는 춘계대회를 끝으로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발렌시아 지방의 학교에게 숙소와 학비를 면제 받는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되었다. 주득점원의 이탈이 뼈아플 만도 하지만 이백준 감독은 “좋은 일로 가게 되었으니 웃으면서 보내주는 것이 맞다”라고 말한다.

심 코치 또한 후배들과 장난치며 즐겁게 놀고 있는 졸업생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목동중 최강의 멤버들은 고등학교 3학년에서 대학교 1학년정도의 아이들일 것이다. 이 아이들 중에서 프로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말한다.

 

목동중 공격라인 - 김성준( 167cm, 53kg, LWF), 이중헌(168cm 62kg, RWF)


목동중의 2018년 라인업을 예상해보면 골 결정력이 뛰어난 이중헌(9번, 168cm, 62kg)이 김효기가 빠진 자리에 원톱으로 들어가고 김성준(167cm, 53kg, 11번)과 김민규(12번)가 윙포워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원은 공격형 미드필드이면서 뛰어난 킬 패스가 특기인 신형균(14번, 163cm, 54kg)과 경기를 조율하는데 능한 손진웅(7번, 170cm, 57kg)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심 코치는 “손진웅은 좀 더 수비적인 부분과 팀 전체의 조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신형균은 좀 더 공격적인 미드필드로서 게임을 이끌어나간다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인다.

 

목동중 미드필더 라인 - 신형균(164cm, 54kg, LMF), 배영관(170cm, 62kg, DMF), 손진웅(170cm, 58kg, RMF)

 

두 선수보다 한 단계 아래에 위치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은 배영관(20번, 170cm, 62kg)이 맡는다. 배영관은 쓰리톱과 인사이드 미드필더 2명, 그리고 사이드백 1명이 오버래핑에 나서면 커버링에 신경 쓰면서 공수를 조율한다. 배영관은 지난 춘계대회에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이면서도 동북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맹호그룹의 MVP이기도 하다. 원래 사이드백이 본 포지션인데 지난 추계대회부터 수비형 미드필더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포백 라인은 센터백 권석주(3번, 174cm, 62kg), 송태석(5번, 169cm, 63kg)의 지휘와 레프트백 최우진(13번, 172cm, 58kg), 라이트백 이명로(6번, 165cm, 54kg)의 조합으로 구축된다. 자기진영에서부터 빌드업이 시작되는 목동중의 축구 스타일상 골키퍼와 포백의 빌드업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목동중 포백라인 - 왼쪽부터 이명로(165cm, 54kg, RSB), 송태석(169cm, 63kg, CB-주장), 권석주(174cm, 68kg, CB,) , 최우진(172cm, 58kg, LSB)

 

목동중의 연습은 보통 4시부터 시작해서 6시에 마무리가 된다. 오랜 시간 훈련하기보다 최대한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목동중 지도자들의 소신이다.

심 코치는 최근 프로산하의 엄청난 강세 속에서 기술향상만이 학원 축구가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한다. “프로산하에 있는 선수들은 학원 팀보다 좋은 선수들이다. 따라서 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 선수들에 걸 맞게 기술을 발전시킬 수 밖에 없다”라며 그 기술을 완성시키는 것은 끊임없는 기본기 훈련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심코치는 “우리 팀 이백준 감독님은 특이한 케이스이다. 학원 축구 지도자들의 환경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한 곳에서 오래, 소신을 갖고 선수를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라는 개인적인 바람도 아울러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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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22 22:15:13
사진 설명이 많이 잘못되있네요.
마지막 사진은 왼쪽부터
이명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