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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동굴예술의전당’의 숨은 주역 변성수 팀장
세계 최초 ‘동굴예술의전당’의 숨은 주역 변성수 팀장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02.2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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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 성공 스토리의 핵심은 문화예술의 힘이다
변성수 예술공연팀장

 

‘광명동굴’은 경기도 광명시의 자랑거리가 됐다. 일제 강점기에 자원 수탈의 목적으로 광산으로 개발된 이후 1972년 폐광, 이후 40여 년간 새우젓 창고로 쓰이던 광명동굴은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와 문화적 가치가 결합된 대한민국 최고의 동굴테마파크로 성장하면서 세계가 놀란 폐광의 기적을 이루었다. 광명시는 이 광명동굴을 앞세워 200만 글로벌 관광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광명동굴의 개발은 2010년 8월 양기대 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되었다. 2011년, 양 시장이 폐광 개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개발을 시작한지 불과 7년 여 만에 광명동굴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양 시장의 최대 치적이라 할 수 있다. 양 시장과 함께 폐광의 기적을 만들어 낸 공무원들의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광명동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핵심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폭발적인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이 있을 법하다. 산업 현장으로서 지난 100년의 역사를 간직했던 광명동굴은 2011년 8월 40년 만에 어둠을 걷어내고 시민들에게 개방을 시작해 그 해 10월 최초로 동굴음악회를 열었으며 2012년에는 뽀로로 영화 및 동굴 최초 3D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광명동굴이 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13년 6월 350석 규모의 세계 최초 동굴예술의전당을 개관하면서 부터였다. 새우젓 냄새가 진동하던 동굴에서 길거리 용 보조 조명을 사용하여 시작한 광명시립합창단의 공연이 시발점이 되었다. 음향시설도 없이 올려진 동굴의 첫 무대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시작된 공연은 이후 동굴예술의전당이 개관하면서 금관 5중주, 브라스 밴드, 뮤지컬, 갈라, 오페라, 악극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됐다. 해를 거듭하면서 동굴 수족관이 들어서고, 동굴 최초 3D 영화 촬영, 빛의 세계전, 동굴 레이져 쇼 등을 개최하면서 명실상부한 문화예술 창조공간으로 우뚝 섰다.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 감추어진 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쉽다. 동굴에서 광명시립합창단 공연을 처음으로 기획했던 공무원이 있다. 변성수 예술공연팀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광명시의 예술공연 업무를 담당해오고 있다. 10년이 넘도록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광명시청에서는 문화예술의 전문가로 통하지만 사실 그는 문화예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문화예술에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양기대 시장의 광명동굴 개발 계획에 매료 되었고 뜻하지 않게 문화체육과로 발령 받았을 때 일이 익숙하지 않아 당혹스러웠지만 그는 다행히 적성에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애정도 생기고 열정도 가지게 되었다. 덕분에 뮤지컬, 오페라, 합창 등의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된 것을 감사하고 있다.

 

그가 기획한 공연이 한 달 평균 10회 넘게 올라간다. 웃음이 있는 노래콘서트, 정기공연, 기획 연주회 등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이 그의 손을 거쳐 기획된다. 광명시립합창단만 1년에 100회 정도 연주를 한다.

 

어린 시절 문화예술의 소외자였던 그는 광명동굴 성공의 일익을 담당하면서 문화예술의 위대한 힘을 발견했다. 그는 그 문화예술의 힘이 시민 모두에게 골고루 전달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문화예술이라는 화려함 이면에서 문화예술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삶의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렵고 힘든 한국 예술계가 발전되고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술계에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해 창의적인 창작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 줘야한다.” 문화예술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해 온 공무원의 솔직한 고백이다. 그의 눈에는 오랜 관행으로 “많은 예술인들이 타성에 젖어”있어 보였다. 그것이 “문화예술의 양질의 업그레이드를 저해 시킨다. 예술인뿐 아니라 정치인, 공무원, 언론, 시민단체 모두가 타성에 젖는 것을 배제 시켜야” 문화예술의 더 큰 발전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가 말하는 ‘타성’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른바 ‘적폐’를 두고 이르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나아가 변 팀장은 “시 차원에서 문화예술인들을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라며 “문화예술도 복지이다. 공공기관에서 끊임없는 사업을 통해 시민들을 힐링 시켜주고 행복감을 부여시켜 삶의 질을 향상 시켜야한다. 요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적인 부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힘들어한다. 체육 활동, 여행 등을 통해 힐링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문화예술이라고 본다. 축제, 행사,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명동굴의 기적을 몸소 체험하고 만들어 낸 한 공무원의 눈에 비친 문화예술에 대한 시각과 주장은 도처에서 또 다른 광명동굴의 기적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그에게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냐고 물었다. 12년이라는 세월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을 올렸기에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법도 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셀 수도 없는 공연들을 열거해 주었다. 자신이 기획한 공연들은 하나하나 다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특히 광명시립의 합창단, 농악단, 소년소녀합창단은 시에서 운영하다 보니 애정이 남다르다며 항상 그런 공연들이 끝나면 후련하기도 하지만 뿌듯한 자부심이 느껴진단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 주었다. 광명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가 끝나고 난 후에 한 아주머니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울고 계셨는데 사연을 들으니 집안에 우환이 있었는데 우연히 연주를 보고 정말 큰 힘이 되고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큰 보람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민들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그는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자’라는 자신의 신념을 착실히 실천해 갈 생각이다.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똑같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찾아가는 음악회’, ‘교실 음악회’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속적인 문화예술 보조사업·기금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는 보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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