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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경고, 한양공고 꺾고 꿈에 그리던 '백운기'를 품에 안다
서울 중경고, 한양공고 꺾고 꿈에 그리던 '백운기'를 품에 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3.02 0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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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금강대기 이후 4년만의 전국대회 우승 … 지의수 대회 MVP

제 20회 백운기는 서울 중경고의 품으로 돌아갔다.

총 32개 팀이 참여해서 열 띈 경쟁을 펼친 끝에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팀은 중경고와 한양공고였다. 그리고 2월 11일 광양공설운동장에서 펼쳐진 대망의 결승전에서 중경고가 한양공고에 2:0으로 승리하며, 꿈에 그리던 백운기를 품에 안았다. 2014년 금강대기 대회 이후 무려 4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이며 작년 백록기 대회 3위에 이은 2번째 4강 이내 입상이다.

 

중경고와 한양공고 선수들의 치열한 공방전(출처 : 광양시)

 

이날 결승전은 섣부른 예상을 할 수 없을 만큼 전력적으로 팽팽했다. 

한양공고는 16강에서 홈팀인 광양제철고(전남 U-18)를 3:0으로, 8강에서는 풍생고(성남FC U-18)를 3:0, 4강에서는 전주영생고(전북 U-18)를 1:0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한 이번 대회 태풍의 눈이었다. 특히 프로산하 세 팀을 토너먼트에서 격파한 무시무시한 저력을 과시했다. 중경고는 16강에서 군산제일고를 2:1로, 8강에서는 통진고를 1:0, 4강에서는 영광 FC를 1:0으로 물리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중경고는 이번 대회 3-4-3의 진용으로 시합에 나섰다. 기본적으로 빠른 패스를 통한 점유율 축구를 하는 팀 이다보니 유독 발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앞선 스리톱은 송민석(178, 70kg, 3학년)과 지의수(177, 72kg, 3학년), 유동현(188cm, 77kg, 3학년)으로 구성되었다. 지의수는 팀의 주장이기도 하고 폭발적인 드리블이 장점이다.

2선 미드필더는 최규현(175, 65kg, 3학년)과 윤예성(180cm, 70kg, 3학년)이 중앙 미드필더를, 김규민(173cm, 68kg, 3학년)과 최윤호(177cm, 68kg, 3학년)가 사이드 미드필더에 배치 되었다. 최규현과 윤예성은 중경 패스 축구에 핵심이 되는 선수들이다. 윤예성이 공격 쪽에, 최규현은 전체적인 게임 조율에 조금 더 집중한다. 수비에서는 2학년 2명이 선발로 나섰다. 송창현(183cm, 75kg, 2학년)이 스위퍼 역할을, 장재혁(180cm, 73kg, 2학년)과 나준서(177, 70kg, 3학년)가 스토퍼 역할에 나섰다. 

 

중경고의 전략은 강력한 압박 맞대응(출처 : 광양시)

 

이날 결승 중경고의 화두는 상대의 수비 숫자를 늘리는 내려앉는(수비적인) 축구에 대한 적절한 공격방법과 상대에 대한 강한 압박 맞대응이었다. 

이런 전략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선제골이다.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상대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중경고는 한양공고의 전략을 예측하고 초반부터 볼을 점유해나가며 최대한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리고 전반 14분 만에 고대하던 송민석의 선제골이 터졌다. 선제골이 터지자 승부의 추가 중경고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수비에서는 상대에 대한 강한 압박 맞대응이 중경고의 전략이었다. 그동안 상대 팀들은 중경고의 패스 축구를 저지하기 위해서 앞 선에서 강한 압박을 구사해왔지만 이날은 중경고도 앞선에서부터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강한 압박으로 맞불을 놨다. 한양공고가 에이스 김정연, 차상근 등을 앞세워서 강하게 저항을 했지만 중경고의 강한 압박과 육탄방어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1대0 상황에서 맞이한 후반은 지키려는 중경고와 따라가려는 한양공고의 지루한 공성전이 이어졌다. 선 수비-후 역습을 구가하던 상대가 진용을 흐트러트리고 앞으로 나올 경우 반드시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터진 후반 30분 에이스 윤예성의 한방은 이 대회를 마무리 짓는 골이었다. 윤예성은 대회 마수걸이 골을 가장 중요할 때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한양공고는 더 이상 저항할 힘을 잃어버렸다.

 

중경고, 4년만의 백운기 우승(출처 : 광양시)

 

이번 대회 중경고의 우승이 가능했던 것은 역시 수비의 힘이다. 중경고는 전통적으로 선수들의 공을 다루는 재능은 뛰어나지만 활동량이 부족하고 수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총 6경기에서 고작 2실점만을 하면서 팀컬러를 확실하게 변화시켰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수비 대형을 변화시킨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예선에서 강릉제일고(2-0), 광양제철고(0-0) 등 프로산하 두 팀을 상대로 클린시트를 기록했고 8강부터 결승전까지 내리 3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했다는 것도 이전의 중경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제 갓 2학년이 된 선수들이 수비진에서 주축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2학년들이 주축이 되어있음에도 골키퍼 윤기택을 축으로 한 수비라인의 커버플레이와 빌드업이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불안요소로 여겨졌던 경험 부족이 이번 우승을 통해서 해소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중경고는 탄탄한 공수밸런스를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운범 감독(52)은 “상대들이 우리와 만나면 수비적으로 나가면서 역습을 노리거나 강한 프레싱을 하면서 우리의 미드필더의 볼 배급을 저지하는 팀들이 많았고 늘 그에 많이 당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부터 아예 우리가 전방에서 강한 프레싱을 해보자라고 강조를 했다. 또한 수비를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꿨고 수비수들 사이의 간격 유지와 커버플레이까지 착실히 준비를 시켰는데 이런 준비들이 결실을 본 것 같다. 2018년 시작하는 첫 대회에 아이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너무 기쁘고 고맙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백운기 우승 후 단체 사진 장면(출처 : 광양시)

 

함께 고생한 노정환 코치(35) 역시 “우리 선수들이 볼은 잘 다루는데 정신력이 약해 많이 뛰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상했는데 이번 대회에는 그런 부분을 불식시킨 것 같아서 뿌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중경고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기, 상장, 상패와 더불어 상금 3백만 원을 받았고 주장 지의수는 최우수선수상을, 최운범 감독과 노정환 코치는 각각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코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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