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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극단 ‘낭만씨어터’의 한 차원 높은 예술세계를 이끄는 정효정 단장
뮤지컬 극단 ‘낭만씨어터’의 한 차원 높은 예술세계를 이끄는 정효정 단장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03.18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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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끝없는 도전을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가 우리에게 던질 아름답고 신선한 충격을 기대한다.

청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낭만이 아닐까 싶다. 청춘들은 낭만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축제를 즐기기도 한다. 나아가 청춘들만이 갖는 순박함과 나름의 열정으로 그들의 분야와 삶 속에서 낭만을 추구하며 그들의 낭만을 전파하기도 한다. 낭만 전도사의 모임,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릴 듯한 극단이 있다.

 

공연중인 낭만씨어터

 

‘낭만씨어터’

풋풋한 청춘들이 모여 그들의 낭만적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뮤지컬 극단이다. 2016년 8월에 뮤지컬 배우 정효정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 하는 청춘들 10여 명이 뭉쳤다. 청춘들이 모여 뮤지컬, 음악극, 연극 등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관객들과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꽤나 매력 있는 극단이다.

 

‘낭만씨어터’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단장 정효정이 그녀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기형도 시인의 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로 음악 낭독극을 공연하면서 부터다. 이 첫 번째 공연은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자신의 사비를 들여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낭만씨어터’는 마치 연극처럼 서울시 청년예술단에 선정된다. 서울시 25개 지역구 투어 공연을 하게 되는데 이때 선보인 것이 이른바 ‘살롱프로젝트’다.

 

살롱프로젝트 No.1 음악낭독극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기형도 시인을 노래하다, 살롱프로젝트 No.2 음악낭독극 스탕달의 <연애론>, 살롱프로젝트 No.3 음악낭독극 <카메라루시다>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작품으로 공연을 하였다. 이밖에도 다양한 곳을 찾아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전파하는데 특이하게도 이들은 카페나 공공기관, 미술관 등 주로 작은 공간을 찾아 공연을 한다. ‘낭만씨어터’가 추구한다는 이른바 살롱문화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단장 정효정은 “차나 커피, 와인 등을 마시며 작은 음악 연주, 문학 작품, 미술을 즐기는 18세기 유럽의 살롱문화가 정말 좋다”며 “살롱문화를 촉진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지영작가 인문학콘서트에서 공연중인 낭만씨어터

 

이들의 살롱문화는 문학과의 절묘한 만남으로 이어진다. 2017년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공지영 작가의 인문학콘서트,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열린 김지연 작가의 문학콘서트, 마포중앙도서관이 주관한 문화행사 <시가 빛나는 밤에> 등에 초대되어 초청공연을 함으로써 ‘낭만씨어터’의 한 단계 높은 공연 수준을 알리게 된다.

 

이들이 다루는 작품의 수준이 다소 어렵고 심오한 철학적인 것이 많다보니 관객들이 작품을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궁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과제다. 이 과제를 풀기위한 정효정 단장의 노력과 열정은 대단하다. 예를 들면, 같은 주제인 롤랑바르트의 카메라루시다를 사진전, 단편 영화, 음악낭독극으로 기획했고 앞으로 뮤지컬로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책 속의 내용을 입체적으로 눈앞에서 보면서 귀로 듣고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것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 장소와 시간의 구애 없이 문화예술을 부담 없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공연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 그녀의 고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예술이 관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단장 정효정의 바람이다.

 

낭만씨어터 정효정단장

 

정효정은 단장으로서의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지만 사실은 뮤지컬을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인하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정효정은 많은 뮤지컬 작품에 출연했고 현재에도 대학로 문씨어터에서 공연중인 창작 뮤지컬 <루나틱>에서 고독해 역으로 출연중이다. “이 미친 세상, 우리가 정상이다”라는 인상적인 캐치프레이즈가 관심을 끄는 <루나틱>은 정신과 의사가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힐링 뮤지컬이다. 또 오는 4월 21일부터는 대학로 해오름예술극장에서 페미니즘 창작 뮤지컬 <모던걸 백년사> 시즌 2에 이화영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세상이 나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정면으로 대항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회초년생, 2018년의 페미니스트 역할이다. <모던걸 백년사> 시즌 2는 젊은 여성들의 삶을 그린다. 여성들은 100년 전에 어떤 삶을 살았고, 현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등장인물 경희와 화영은 주체적인 자신으로 사는 법에 대해 고민하는 100년 전의 모던걸과 현재의 김치녀로 우리 모두의 삶이 투영된 캐릭터다.

 

요즘 정효정은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설가 한강 작가 문학콘서트를 주최하는 서울시 교육청의 연락을 받고 흥분해 있다. 오는 4월 25일, 예원학교에서 열리는 한강의 문학 콘서트에 초대되었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음악낭독극으로 공연하기로 했다. 문학콘서트에서 다소 우울한 이 소설의 내용을 좀 더 밝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한강 작가측이 ‘낭만씨어터’에 음악낭독극을 요청한 것이다. ‘낭만씨어터’만이 갖는 음악낭독극의 효과를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작곡가 백은숙 선생이 작곡을 맡는다. 

 

정효정 단장은 ‘낭만씨어터’만의 장점으로 ‘주문제작 가능, 배달 서비스 가능’을 꼽는다. 가변적, 유동적, 유연한 사고로 융복합이 가능한 극단이어서 이른바 가성비 최고라고 말한다. 현대적 감각과 상황에 걸맞은 극단이라고 자평한다.

 

정효정 단장은 ‘낭만씨어터’의 단장, 연출, 기획, 배우로 활동하면서 문학콘서트, 뮤지컬 제작, 미술 협업 작업뿐만 아니라 자신이 평소에 꿈꾸던 영화 음악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에게 질투를 느낀다고 이야기 할 만큼 뮤지컬 음악은 그녀가 자신의 최종 목표로 생각하고 있는 분야이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작지만 예술작품이 하나하나 피어나는 작은 작업들이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고 다짐한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낭만씨어터’ 정효정 단장의 끝없는 도전을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가 우리에게 던질 아름답고 신선한 충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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