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선수들은 보통 이기던 지던 자신들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성현은 달랐다. 우승이 결정되고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감회가 새로운 듯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그만큼 지금까지 인고해왔던 시간이 힘들었고 이번 우승의 감회가 새로웠던 탓일 것이다.
이날 결승전은 최성현을 위한 최성현에 의한 게임이었다. 전주고가 장신 홍대부고를 앞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앞 선을 완벽히 장악한 최성현(190/ 75, 포인트가드, 3학년)의 역할이 컸다. 190cm의 장신이면서도 신장에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스피드와 빠른 손놀림으로 계속적으로 앞선을 압박하며 홍대부고를 괴롭혔다. 특히 3쿼터 중반 나온 3연속 속공 득점은 경기의 향배를 결정할 만큼 결정적 이었다.
▼ 먼저 우승 소감 부탁한다.
전주남중 시절에는 중학교 3학년 때 4관왕을 해서 우승이 당연한 것인줄 알았다. 우승이 참 쉬웠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우승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다. 이번 우승이 고교 첫 우승이고 3학년 올라와서 중요한 첫 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매우 기분이 좋다.
▼ 아마 농구 팬들을 위해 본인의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전주남중 - 전주고를 3학년에 재학중인 최성현이다. 190cm의 키에 75kg다. 약간 마른편이다. 1번 포인트가드를 보고 있다.
▼ 상대 팀인 홍대부고와 신장 차이가 너무 많이 나더라.
우리 팀에도 신장이 좋은 선수가 한명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그 선수를 상대로 연습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그리고 특히 내가 게임 전체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고 나왔다.
▼ 상대팀 더블포스트를 어떻게 막았나.
우리도 양준(198cm, C, 1학년)이라는 좋은 센터가 있고 장동하(192cm, F, 3학년)가 힘이 워낙 좋다. 두 선수가 골밑에서 잘 버텨줘서 이길 수 있었던 같다. 골밑에서 잘 버텨주기만 해도 우리는 앞 선이 빠르기 때문에 빠르게 손을 움직여서 상대 팀의 공을 인터셉트를 한 것이 잘 통한 것 같다. 앞 선 수비는 정말 자신이 있었다.
▼ 후반에 존 디펜스는 어떤 수비를 한 것인가.
1-1-3를 한 것이다. 이 수비가 제대로 먹혀들은 것 같다.
▼ 앞 선에서 인터셉트를 굉장히 많이 했다.
내가 승협이 게임을 많이 봤고 드리블이 좀 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팀 컬러 자체가 빠르기 때문에 앞선에서의 수비는 정말 자신이 있다. 상대가 크지만 느린 것을 이용해서 우리의 장점을 잘 살린 것 같다.
▼ 오늘 게임 외곽보다는 돌파를 엄청나게 많이 하더라.
우리 팀에 키 큰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상대의 장신선수들이 끌려 나와서 수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이용해서 안쪽이 빈다고 생각해서 계속적으로 파고들었다. 그것이 오늘 유난히 잘 먹혔던 것 같다.
▼ 오늘 게임 가장 잘 된 것이 무엇인가.
팀 전체의 소통이 잘 되었다. 하나로 뭉치면 무조건 우승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팀 전체가 하나로 잘 뭉쳐서 오늘 게임 우승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 제일 힘들었던 경기가 어떤 경기인가
용산고가 이번 시즌 대회 최강팀인데 여준석이 빠지기는 했지만 3학년 첫 게임이고 우리가 동계에서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려고 하다보니까 부담이 많이 되었었던 것 같다.
▼최성현이라는 선수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대회다. 본인의 장점 PR좀 해달라.
큰 키로 1번을 보고 있기 때문에 시야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넓다. 또한 나를 막는 사람들이 다들 키가 작을 수 밖에 없어서 미스매치가 발생하기 때문에 포스트업도 칠 수 있고 때로는 나와서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나는 세트오펜스도 강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얼리오펜스에 강점이 있다.
▼ 얼리오펜스에 더 강점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키 큰 사람이 골밑에 있으면 세트오펜스도 나쁘지 않다. 세트오펜스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 하지만 우리 팀은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얼리오펜스는 빠르게 치고 나가버리면 상대가 아예 쫒아 오질 못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 이번 대회 우승했을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인가.
어머니, 아버지가 가장 생각이 나더라. 특히 1,2학년 많이 힘들었을 때 많이 도와주셨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 고교 1~2학년때 뭐가 가장 힘들었나.
중학교 때는 계속 이기던 게임을 했었는데 1,2학년 때는 거의 이기질 못했다. 계속 지고 지고 또 지고 하다보니 우리들끼리도 그렇고 선수 개개인이 계속 전부다 침체되어있었던 것 같다. 나 스스로의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 마지막 질문이다. 올 시즌 목표가 어떻게 되나.
이제 첫 우승을 했으니 이 기세를 계속 이어가서 4관왕, 5관왕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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