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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뎐> 등 여섯 작품,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달군다
<여우뎐> 등 여섯 작품,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달군다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04.07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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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음악을 만들고 사랑 이야기가 오페라가 된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위하여 기다리는 천년의 세월’을 소재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랑, 배신, 증오, 희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오페라 <여우뎐>이 2018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공연된다. 누오바오페라단 강민우 단장이 총감독을 맡고, 성신여대 김숙영 (겸임)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여우뎐>은 한국 설화 ‘구미호’를 소재로 하여 2016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처음 발표된 창작 오페라다. 초연 작품이 여우와 인간의 100일간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페스티벌의 <여우뎐>은 천년 동안 인간이 되기를 기다려 온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과 인간과의 갈등을 부각시켜 한층 더 긴장감 있게 풀어냈다. 남녀 간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과 여우의 숙명적 대립과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에 대한 원망과 한과 희생적 사랑을 완성도 있게 그려낸다. 강민우 단장은 "말 그대로 구미호의 이야기를 21세기로 옮겼다. 젊은이들에게 많이 각광받는 뮤지컬이나 아이돌 음악 장르 등을 도입해 재구성했다. 고전 전통을 살리지만 무대나 모든 면을 퓨전으로 꾸몄다. 스탠딩 오페라가 아니라 무술하는 사람을 영입하는 등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 대중성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단장은 또 여러 창작 오페라 중 <여우뎐>을 선택한 이유를 “음악적인 면에서 고전 오페라의 색깔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현대 오페라처럼 접근이 어렵지 않고, 스토리 면에서 볼 때 21세기의 많은 관객들이 다가가기 쉬운 작품”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창작 오페라하면 <여우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누오바오페라단 강민우 단장

 

이와 같은 <여우뎐>을 비롯한 오페라 여섯 작품이 4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2018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라벨라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를 시작으로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국립오페라단 의 <오페라 갈라>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자유소극장에서는 울산싱어즈오페라단의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와 코리아아르츠그룹의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가 소극장 맞춤형 오페라를 선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한국에서 많이 공연되지 않는 바로크 오페라부터 창작 오페라까지 다채로운 공연들을 준비했고,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모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모아 ‘페스티벌 미리보기’라는 부제로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오페라 갈라 콘서트>가 무료로 펼쳐진다.

 

<여우뎐>, <가면무도회>,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사랑 이야기가 오페라가 된 것이다. 오페라의 음모, 질투, 욕망, 배신, 죽음은 모두 ‘사랑’ 때문에 생겨난다. 사랑이 음악을 만들고 사랑 이야기가 오페라가 된다. 연인과 함께 인간으로의 환생을 꿈꾸었지만 연인의 죽음으로 포악해진 천년 묵은 여우,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연인의 환생에, 사랑을 되찾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여우뎐>의 연우, 친구이자 부하인 사람의 아내를 사랑한 남자, 그래서 죽음 앞에서도 사랑하는 그녀의 결백과 행복을 바라던 <가면무도회>의 리카르도,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저승의 세계에서 아내를 되찾는 남자, 그러나 욕망으로 영원히 아내를 잃게 되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오르페오의 불꽃 튀는 사랑 이야기를 오페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올해는 쉽고 대중적인 창작 오페라를 통해 관객들에게 오페라의 매력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소극장 오페라가 기획됐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번안한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와 판소리와 오페라를 결합한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가 그것이다.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는 원어로 들으면 희색 되기 쉬운 작품의 해학과 유머를 우리 사정에 맞게 각색하고 보완하여 2015년 초연된 작품으로 지금까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는 한국의 판소리와 서양의 오페라를 융합하여 개척한 ‘판오페라’ 작품이다. 오페라 이야기를 판소리의 도창이 끌고 가고 오페라에 마당극 형식을 차용하여 우리 고유의 극을 오페라로 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연출가들

 

이번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오페라 여섯 작품 중 다섯 편의 연출가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면무도회'의 이회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김재희, '여우뎐'의 김숙영,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갈라'의 정선영과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양수연이 그 주인공들이다. 여성 연출가들이 대거 포진해 페스티벌을 꾸민 것은 처음인 만큼 여성 연출가 열전을 방불케 한다. 여성 연출가들의 개성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페스티벌에서 주목 할 대목이다.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티켓은 예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오페라극장의 입장권은 1만 원에서 15만 원이며, 자유소극장은 3만 원에서 5만 원이다.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콜센터,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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