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15 09:26 (월)
‘기적의 2분’ 구산중, 강호 동북중 꺾고 소년체전 선발전 결승 진출 이변
‘기적의 2분’ 구산중, 강호 동북중 꺾고 소년체전 선발전 결승 진출 이변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4.15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반 31분 선제골 허용 2분 만에 동점골 …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극적인 승리

구산중이 동북중과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4-3)끝에 극적으로 물리치고 소년체전 서울시 대표 선발전 결승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사실 구산중이 동북중을 물리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동북중의 승리를 점쳤다. 동북중은 2018 춘계연맹전에서 목동중과 명승부를 펼치며 맹호그룹 준우승을 차지한 서울권역의 강 팀이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피지컬이 훌륭하고 압박도 훌륭하다.  반면 구산중은 2018년 춘계대회 충무그룹에서 대륜중에게 16강에서 패한 바 있다. 한 대회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 전력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동북중을 극적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구산중

 

동북중은 최후방 라인을 끌어올려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압박을 통해 평균적인 볼 탈취 지점을 높이는 터프한 축구를 구사한다. 이러한 전술은 체력 소모가 크지만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 내거나 상대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신장이 좋아 잔 패스보다는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세트피스에 강점을 보인다. 공격 라인은 황인택과 최현승이 팀의 주축을 이룬다. 특히 최현승은 지난 춘계결승에서도 2골을 뽑아낸바 있는 중학교 수준을 넘어선 피지컬을 자랑하는 공격의 핵심이다.

구산중은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기본적으로 밑에서부터 차분하게 빌드업을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이날은 동북중의 압박이 워낙 강력해서 이를 생략하고 미드필더 진영을 생략하고 바로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긴 축구를 구사했다. 전체적인 공격력은 동북중에 많이 미치지 못하지만 투톱 장규성과 서영환이 보여주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는 구산의 자랑이다. 전체적으로 역습에 특화되어있는 팀 컬러를 보유하고 있다.

 

동북중의 에이스 20번 최현승을 둘러싸는 구산중 수비

 

구산의 주특기는 끈끈한 수비다. 3번 강성윤과 5번 김동유 두 센터 백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수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적어도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가장 강한 수비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센터 백들의 투쟁심과 볼을 다루는 발밑 능력이 훌륭하다.

이날 경기는 구산중이 동북중의 공격력을 어떻게 버텨내느냐, 특히 황인택과 최현승의 공격을 어떻게 봉쇄하며 1골 승부로 끌고 가느냐가 관건이었다. 구산중은 최대한 긴 승부를 준비하고 왔고 동북중은 이른 시간에 승부를 결정하고 싶었다.

 

제공권과 세트피스에 강점을 보이는 동북중 - 이를 저지하려는 구산중

 

구산중은 5-3-2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5백을 통해 수비를 두텁게 하는 진용이다. 구산중의 수비라인은 조민규 골키퍼를 중심으로 박경호(2번, 3학년), 강성윤(3번, 3학년), 김동유(5번, 3학년), 권승현(4번, 3학년), 김윤식(8번, 3학년)으로 구성이 되었다. 중앙은 심현민(14번, 3학년), 이현민(9번, 3학년), 정우진(7번, 3학년) 으로 구성이 되었고 최전방 투톱에 장규성(11번, 3학년)과 서영환(10번, 3학년)으로 구성이 되었다.

동북중은 이민수(1번, 3학년) 골키퍼를 중심으로 김태현(3번, 3학년), 윤우진(10번, 3학년), 조원희(5번, 3학년), 강민준(13번, 3학년)의 포백을 중심으로 김재민(8번, 3학년), 박지환(11번, 3학년), 박주승(12번, 3학년), 강민재(9번, 3학년) 그리고 황인택(18번, 3학년), 최현승(20번, 3학년) 투톱의 공격적인 4-4-2 전략을 들고 나왔다.

 

5백을 통해서 숫적 우위를 점하는 구산중의 수비

 

경기는 초반부터 넣으려는 동북중과 지키려는 구산중의 치열한 공성전이 전개되었다. 특히 구산중의 협력수비가 돋보였다. 문전 앞 쪽에서의 프리킥은 거의 허용하지 않았고 위험 지역 안에서의 유효슈팅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5명의 수비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으로 인해 경기 중반 이후 투톱에게 거의 공이 연결이 되지 않았다. 

공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자 오히려 최현승이 직접 사이드로 내려와서 공을 전달하는 형태로 공격이 진행되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전반 시작 10여분 만에 동북중의 결정적인 중거리 슛이 있었으나 조민규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이 무산 되었고 이후 양 팀은 별 다른 찬스를 잡지 못한 채 0-0으로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전에도 득점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후반 12분경 최현승이 올린 크로스로 결정적인 찬스가 났으나 10번 윤우진이 득점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계속적으로 구산중의 오른쪽을 파고든 동북중은 후반 20분경 귀중한 코너킥을 얻어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으며 22분경에 구산중도 상대의 왼쪽을 파고들며 코너킥을 얻어냈으나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26분 경 에는 아크에어리어 정면에 공이 전달되는 좋은 찬스가 있었으나 동북의 강력한 슈팅 2개를 수비수들이 육탄 방어로 막아내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첫골을 넣은 동북중

 

그렇게 흘러가던 경기는 후반 29분경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구산중의 왼쪽에서 전달된 크로스를 쟁취하기 위한 경합과정에서 흘러나온 공을 동북중 13번 강민준이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며 팀의 첫 골을 만들어냈다. 지키는데 안간힘을 쓰는 구산 중으로 서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그렇게 터지지 않던 골이 첫 골을 허용한지 2분여 만에 터졌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길게 이어진 공을 향해 달려들던 26번 최준영(2학년)이 페널트 에어리어 안에서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논란의 페널티킥 장면 - 항의하고 있는 동북중 선수들

 

공을 걷어내려던 동북중 선수를 향해 달려들던 선수가 넘어진 것이라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했지만, 구산중의 입장에서는 천금 같은 페널티킥이었다. 키 커는 김동유였다. 김동유는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전후반 70분(중등부는 전후반 각 35분씩) 승부는 그대로 마무리되었다.

승부차기에서는 줄곧 구산중이 리드를 했다. 동북은 2번째 키커가 첫 번째 승부차기에 실패했다. 당시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서 공이 움직이는 등 영점조절을 하기 힘든 상황이 영향을 미친 듯 했다. 골키퍼 오른쪽으로 강하게 때린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면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대로 구산중의 승리로 끝나는 가 했으나 구산중은 3번째 키커인 장규성의 슛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승부는 서든데스로 향하는 듯 했다.

 

마지막 5번째 승부차기의 장면 - 골키퍼 조민규의 선방

 

최종 명암은 마지막 5번째 키 커에서 갈렸다. 구산중은 마지막 키커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반면 동북중의 마지막 슛을 골키퍼 조민규가 멋지게 막아내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동북중은 선제골을 집어넣고도 다 잡은 승리를 놓쳤고 구산중은 '2분의 기적'을 일궈내며 소년체전 서울시대표 선발전 결승에 진출했다.

구산중 골키퍼 조민규는 승부차기에서 무려 2개의 슛을 막아내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극적인 승리 구산중 선수들의 승리의 세레머니

 

부임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박병규 감독은 “오늘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 눈앞에 캄캄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열심히 뛰어준 아이들이 고맙다. 후반에 스피드가 빠른 최준영을 선택한 것이 주요한 것 같다”라고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또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이미 목표는 초과달성했다. 결승전에서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서 싸워보겠다”라고 결승전에 대한 각오도 아울러 밝혔다. 

구산중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결승진출에 대한 기쁨을 만끽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