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좌우쌍포’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무리 한명의 선수가 잘해도 팀을 혼자서 이기게 만들기는 힘들다. 한명에게 2~3명의 블로커가 계속해서 따라붙으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견제를 뚫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타점이 조금만 내려와도 블로킹 벽을 이겨내기가 힘들다.
주포를 살리는 방법은 다른 선수들에게 공격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성고 박성진, 정재현과 진주동명 나두환,이진성과의 쌍포대결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특히 정재현(187cm/79kg, 윙스파이커, 3학년)은 박성진을 훌륭하게 받쳐주며 팀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정재현의 진정한 가치는 비단 공격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진정한 가치는 공수겸장 레프트라는 데에 있다. 이날 남성고는 진주동명고에 서브득점에서 7-2로 크게 앞섰다. 전체적인 리시브에서도 남성고는 큰 우위를 점했다.
주포 박성진이 공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게 느낀 리시브 부담을 감내하며 공격에서도 무려 16득점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된 정재현.
리시브와 수비에서 많이 부족해서 이번 대회 들어오기 전에 유달리 힘들었다고 고백하는 정재현의 웃음은 유달리 환해보였다.
▼ 남성고가 태백산배 5연패를 이뤄냈다.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선배님들이 이뤄놓은 것을 내가 지켜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지난 3월 남해 대회에서 우리 팀이 여러모로 많이 부족했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시켜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진주동명에게 지난 대회에서는 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겼다. 그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수비와 블로킹에서 지난 대회에서는 잘 안됐었다. 연습을 많이 하다보니까 이번 대회에서는 수비와 블로킹이 잘 되었다.
▼지난 대회에 비해서 나두환을 잘 막은 것 같다. 어떻게 막았나.
어제 분석을 할 때 코스랑 속공은 잘 안 쓰니까 견제만 하고 나두환이나 이진성쪽으로 가자고 생각을 했다. 그 결과 두 선수에게 블로킹을 집중시켰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본인 공격은 어떤 부분이 잘 되었나.
내가 크로스를 잘 못 때리는 데 오늘은 한 두 개씩 잘 들어가다 보니까 공격이 전체적으로 잘 풀린 것 같다.
▼ 본인의 공격 스타일에 대해서 설명 좀 부탁한다.
내가 점프력이 높지 않아서 힘으로 밀어치는 타입이다. 오늘은 몸 상태가 좋아서 잘 풀렸던 것같다.
▼점프력이 높지 않으면 공격을 하는데 많이 힘들지 않나.
솔직히 타점이 높지 않아서 힘든 부분이 많다. 하지만 블로킹을 잘 보면서 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윙 스파이크로서 본인의 장점에 대해서 말해달라.
전체적으로 나는 수비형보다는 공격형에 좀 가까운 것 같고 역시 빠른 이동공격이 장점인 것 같다.
▼ 서브리시브를 하고 공격까지 같이 하는 것이 윙스파이커의 숙명이다. 힘들지 않나.
내가 서브리시브를 잘 못해서 늘 피하고 그랬었는데 자신 있게 하라고 감독님이 지시하셔서 잘할 수 있다. 이제는 서브리시브가 집중되어도 괜찮다.
▼ 태백산배만 들어오면 이렇게 잘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남성고는 훌륭한 팀이지만 태백에서는 우주의 기운이 몰리는 것 같다.
우리가 단합을 잘 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 감독·코치님이 지시를 잘 해주신 것도 있다. 블로킹 타이밍과 블로킹 코스 및 후회수비 연타수비를 잘 하라고 지시를 많이 하셨다.
▼본인의 롤모델이 어떻게 되나.
송희채 선수와 송명근 선수가 롤모델이다. 특히 송희채 선수가 우리 학교 선배님이다. 한국전력의 리베로 오재성 선수도 남성고 출신이다.
▼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할 것 같나.
수비와 리시브를 좀 더 보완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잔미스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한마디 부탁한다.
최근 몇달 동안 리시브랑 수비를 잘 못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 자신감이 떨어져있어서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잘 할테니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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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