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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협회장기]"장신 수비는 내가 최고” … 문정현, 무룡고의 반란을 이끌다
[여수협회장기]"장신 수비는 내가 최고” … 문정현, 무룡고의 반란을 이끌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4.26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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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울면서 체력 훈련했던 기억 생생... 쉽게 지지않는 무룡의 농구 보여줄 것”

무룡고에는 장신이 없다. 200cm는 고사하고 195cm가 넘어가는 선수조차도 없다. 신장이 절대적인 농구에서는 큰 아킬레스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룡고의 우승을 점치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이겨내고 당당히 정상에 섰다.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했던 변수는 단 하나. 문정현이라는 선수의 존재와 성장세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괴물 여준석이 버틴 용산고나 200cm에 가까운 장신 4명이 버틴 홍대부고를 꺾고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문정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대회와 이번 대회의 차이는 문정현의 존재유무라고 할 만큼 그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원래부터 훌륭한 선수였지만 그는 U-16세 대표 팀이 골밑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자신보다 키가 큰 선수에 대한 수비 노하우도 확실히 터득한 듯 싶었다. 상대팀 최장신 센터들을 상대하면서 전혀 밀리지 않고 수비를 해 냈다. 득점과 리바운드에서도 제몫을 해줬다. 이번 대회 MVP는 백지웅이었지만 실질적인 MVP는 문정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제는 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한 고교 대표빅맨 문정현. “인터뷰 지겹지 않냐” 라고 물으니 “지겹긴요. 하나도 안 지겨워요” 라면서 배시시 수줍게 웃는 그를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 여수 흥국실내체육관에서 만났다.

 

무룡고의 핵심 문정현(194cm, F, 2학년)

 

▼ 우승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열심히 하자~ 끝까지 하자"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는 중학교때 부터 단 한 번도 우승을 못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우승을 하게 되어서 너무 좋고 날아갈 것 같다.

 

▼ 가장 인상깊었던 게임이 어떤 게임이었나. 

역시 용산고와의 게임이었다. 누가봐도 용산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그랬다. 모든 사람들이 절대 안된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우리 선수들 모두가 뭉쳐서 한번 잡아보자고 다짐을 했었던 것 같다. 여준석이라는 엄청난 선수가 있었는데도 내가 나름 잘 막았던 같다.

 

▼ 어떤 부분이 잘 된 것 같나.

아무래도 상대보다는 신장이 작으니까 전체 모든 선수들이 리바운드를 잡고 얼리오펜스로 밀어붙이자라고 다짐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아무래도 리바운드 능력에서 우리가 불리하니까 볼 하나하나에 대한 집중력과 소중함을 갖고 임하자라고 생각을 하고 나왔는데 그것이 잘 된 것 같다.

 

자신보다 5cm나 큰 상대를 수비하는 문정현

 

▼ 오늘은 앞선의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준 것 같다.

형들하고 팀원들, 그리고 동생들이 수비를 너무 잘해줘서 너무 기쁘다.

 

▼ 짓궂은 질문 한가지만 하겠다. 대표팀 뽑혔을때와 이번 우승 중 어떤 것이 기쁜가.

대표 팀에서는 아시아대회에서 5위를 해서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 협회장기에서 아시아대회의 한을 풀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 팀의 총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벤치멤버가 4명 밖에 안되더라.

맞다. 이번대회 우리 팀 총원은 9명이고 전체 멤버는 10명이다. 친구 중에 김동우라는 2학년 동기 선수가 있는데 그 선수가 수술을 해서 이번 대회에 나오지를 못했다. 멤버가 적기 때문에 항상 우리 팀은 운동이 정말 힘들다. 그래서 더 많이 뛸 수 밖에 없다.

 

 

▼ 내가 봐도 무룡고는 운동량이 엄청나다. 도대체 어떻게 준비를 한 건가.

매일 울면서 체력훈련 했다. 김석 코치님이 밖에서는 자상하시지만 코트 안에서는 누구보다 정말 독사 같으신 분이다. 엄청 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 이 질문은 꼭 해보고 싶었다. 본인보다 10cm 큰 선수를 도대체 어떻게 막나.

나는 센터 수비로는 1대1로는 절대 안질 자신이 있다. 수비는 자신이 있다. 내가 힘이 좋은 편이고 손이 빠르다보니까 상대가 키가 있다고 하더라도 골밑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다.

 

▼ 이번 대표 팀에 다녀와서 본인이 엄청나게 성장한 것 같다. 어떤 부분이 성장했나.

포스트업을 하는데 있어서 여유가 많이 늘은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

 

이날 20득점을 기록한 문정현

 

▼ 정말 감격적인 우승이다. 고마우신 분들께 한마디 해달라.

선생님들에게 너무 고맙고 부모님들에게도 너무 고맙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내 동생이 화봉중에서 뛰고 있는 문유연 선수다. 유연이가 꼭 인터뷰에서 자기를 언급해달라고 하더라. 나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다. 이대로 열심히 하면 잘 될 것 같다.

 

▼ 형제가 모두 결승에 올라왔다. 부모님이 뭐라고 하시던가.

항상 연습 때문에 잘 해드리지도 못했다. 항상 문자로 믿는다고~ 한마디 하시곤 하신다.

 

▼ 본인은 개인적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나는 궂은 일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KGC 양희종 같은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드리블을 보완하고 싶다고 말하는 문정현

 

▼본인은 팀 사정상 5번(센터)로 뛰고 있는데 5번으로 뛰기에는 신장이 작다.

나는 원래 5번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3,4번 스타일의 슛과 수비를 겸비한 그런 스타일이다. 아직 내가 드리블이 약하다. 스킬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받고 있는 중이다.

 

▼ 이번 대회 음지에서 고생한 선수들 언급 좀 해달라.

정말 고생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동우를 언급하고 싶다. 새끼발가락 골절로 이 현장에 참석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고 다음에 같이 또 우승할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 앞으로 목표가 어떻게 되나.

다른 팀들은 계속 우승하겠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우리가 우승을 했어도 다음 대회 우승 후보로 우리 팀을 꼽지는 않을 것 같다. 절대 쉽게 지는 무룡이 아닌 멋진 농구를 하는 무룡이 되어서 다음 대회에 다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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