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목표 향해 우직하게 돌진했던 한화의 신인 지명, 그 선택의 결과는?
[기자의 눈] 목표 향해 우직하게 돌진했던 한화의 신인 지명, 그 선택의 결과는?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9.09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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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외야수 보강 목표잡고 투수‧외야수만 총 9명 지명
- 내부 평가 높았던 남지민‧한승주임종찬‧최인호 등 모두 얻어내
- 투수에 무려 7장, 대졸 투수에만 무려 3장의 지명권 사용하며 마운드 보강에 집중한 유일한 팀

신인 드래프트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1년 동안 수백경기를 지켜보며 선수를 선발하지만, 이 선수가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팀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선수를 선발했다면, 후회는 없을 터. 한화 이글스가 그랬다. 이번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확실한 컨셉을 갖고 임한 팀을 꼽자면 단연 ‘삼성’ 과 ‘한화’를 꼽을 수 있다.  

 

 

확실한 목표를 갖고 돌진한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작년 상위 지명권을 야수에 몰방 한 만큼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투수’와 ‘외야’ 보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우직하게 밀어붙였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많은 팀이 투수 자원이 여의치 않다며 야수들을 대거 지명할 때, 한화는 반대로 투수를 끌어 모았다. 투수를 7명이나 지명한 팀도 한화뿐이고, 대졸 투수를 무려 3명이나 선발한 것도 한화뿐이다. 내야를 딱 1명밖에 지명하지 않은 구단도 한화뿐이다. 

그리고 그런 우직함의 평가는 일단 나쁘지 않다. 팀 내에서 좋은 평가를 했던 선수들을 다수 쓸어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1~3번 순번에서 잡은 선수들이 매우 흡족하다. 한화 이글스는 대통령배 당시 박종훈 단장이 매일 같이 청주야구장으로 출근해서 이상군 팀장과 선수들을 관찰했다. 본지에서 보도한바와 같이 남지민(부산정보고) 또한 그때 당시 집중적으로 관찰한 선수였다. (7월 24일 관련 기사 참조 - [대통령배] '전국대회 15.1이닝 무실점 행진' 남지민, 최고의 우완 블루칩 등극)

 

 

'예상외의 수확' 한화 이글스 1라운드에서 남지민을 얻다

 

 

남지민은 비록 1차지명 당시 우완 투수들이 대거 지명되며 손해를 보기는 했지만, 실력으로는 2차지명에 나온 투수 중 정구범(덕수고-NC)‧김윤식(진흥고-LG)과 함께 가장 빨리 쓸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받는 선수다. 무엇보다 성격이 침착해 큰 경기에서도 떨거나 흔들리는 경우가 없다. 모 고교 감독은 “남지민이 전국대회에서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올해 전국대회 등판 전 경기에서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전국대회에서 15.1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기도 했으며, 대통령배 당시 147km/h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베어스 관계자는 “우리에게는 절대 안 올 투수”라며 이미 황금사자기 당시부터 남지민의 1라운드 지명을 미리 예견하기도 했다. 한화는 홍민기 혹은 남지민 둘 중 한 명이 유력했는데, 롯데가 홍민기를 선택하며 자연스럽게 남지민을 품에 안게 되었다.       

한승주(부산고) 또한 한화 이글스에서 원하는 선수였다. 한화 팀 내부에서 우완 정통파 중 남지민 다음으로 높게 평가하는 선수가 한승주였다. 그는 최준용과 대천중 동기다. 최준용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올해 경남고를 상대로 전 경기(3경기) 등판해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한화에서 평가한 전체 우완 No.2 한승주

 

 

특히 한화의 홈구장에서 열렸던 대통령배 145km/h에 제구마저 훌륭한 최고의 투구를 선보인 바 있고, 4개의 전국대회에서 기복 없는 투구를 보여준 몇 안 되는 투수다. 47.1이닝을 던지면서, 사사구가 단 7개 뿐이고 평균 자책점 또한 0.94다. 주말리그는 단 15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고(그중 경남고전이 11이닝) 나머지는 전부 전국대회 성적이다. 기록만 보면 부산 No.1 투수이며 부산고 돌풍의 주역이기도 하다.  

드롭성으로 떨어지는 커브와 투심이 상당히 위력적이다. 스카우트 팀이 목동에서 철수하기 전 마지막으로 점검한 경기가 지명 일주일 전 봉황대기 부산고 vs 인상고전이다. 그 경기에서 한승주는 4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승주는 기복이 없고 스피드·변화구 구사능력이 모두 좋다. 경기 운영능력도 좋다. 올해 나온 우완 정통파 중에서는 남지민 다음이라고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팀장 또한 봉황기 당시 “올해 우완 자원이 많지 않다. 굳이 1라운드 자원을 꼽아본다면 남지민 외에는 한승주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승주의 내부 평가가 높았다.    

 

 

한화의 맞춤형 선택 임종찬
한화의 맞춤형 선택 임종찬

 

 

세 번째 순번의 임종찬(북일고)은 한화의 맞춤지명 다름 아니었다. 한화는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외야수를 원했다. 다만 박시원(광주제일고)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순번상 그를 잡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시원을 잡을 수 있는 최상위 순번에는 투수 지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기에 애초에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한화의 목표는 처음부터 임종찬이었다. 한화가 요구하는 장타력과 강한 어깨, 그리고 수비 실력을 모두 만족시키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이상군 팀장은 “정말 좋은 선수다. 무엇보다 어깨가 정말 좋다. 외야에서 3루까지 송구하는 레이저 송구가 일품이더라. 투수로서 140km/h 가까이 던진다. 장타력도 좋다”라며 노리고 있는 선수였음을 과거부터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연고팜 선수인데다, 얼굴도 잘생겨 스타성도 뛰어난 선수다.   

 

 

 

 

 

 

 

그러나 임종찬을 한화가 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었다. 최상위 순번 NC도 임종찬에게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삼성이 박시원에서 허윤동으로 급선회하고, 안인산이 예상보다 밀리며 NC가 외야 최대어 박시원‧안인산을 모두 지명한 것.(NC는 안인산을 외야수로 지명했다.)  (관련기사 참조 - [청룡기 현장통신] 북일 임종찬, 서울 최우인, 장안 신범준, 부산 정민규 & 사령탑 말말)

따라서 한화는 무난하게 3라운드에서 임종찬을 지명 할 수 있었다. 야수들이 대거 상위 라운드에 지명된 것을 감안하면 3라운드에서 임종찬을 지명한 것은 매우 만족스러운 지명이었다. 

 

 

충암고의 파이어볼러 김범준
충암고의 파이어볼러 김범준

 

 

6라운드 최인호(포철고)도 한화 자체에서 좋게 평가했던 선수였다. 대통령배 때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를 놓칠 정도로 타격에 자질이 있고 힘이 있는 외야수다. 스윙이 부드럽고 무엇보다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이 팀장 또한 "파워가 좋은 선수"라고 밝힌바 있고, 올해 홈런도 3개나 기록했다. 대통령배 당시 그의 맹활약을 유심히 지켜보던 박종훈 단장과 스카우트 팀이 그를 전격 지명했다. 

9‧10번 지명권도 김범준(충암고)과 김승일(경남고)을 지명하는데 사용하며 마운드 보강에 힘썼다. 
김범준은 비록 신장이 작고 제구의 기복이 심한 것이 흠이지만 작은 체구답지 않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폼도 상당히 와일드하며 자신의 코스가 있다. 봄철 시울시장기에서는 최고 145km/h의 빠른 직구를 뿌리기도 했으나 여름 이후에는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직구-슬라이더 투수로서 중간 유형의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김승일 또한 10라운드라면 충분히 지명해봄 직한 폼이 예쁜 사이드암 투수다. 계투 자원으로 육성될 가능성이 높은 투수다.  

 

 

경남고 사이드암 김승일

 

 

 

 

한화는 강재민‧장웅정‧최이경 등 대졸 투수를 무려 3명이나 지명하며 투수력 보강에 지명권을 집중 했다. 이 팀장이 5월 28일 북일고에서 열렸던 단국대와 북일고의 '강재민 등판' 연습 경기를 신중히 지켜보기도 했다.

다만, 한화가 대졸 투수를 3명이나 지명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대졸은 말 그대로 '즉시전력감' 으로 지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고졸 투수 풀이 예년에 비해서는 좋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8라운드 박정현(유신고)은 유일한 내야 지명 선수다. 유신고 투수 박영현(유신고 1학년)의 형이자 박명현(야탑고 - 롯데)와 사촌지간 이기도 하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유격수로 선발출장 했다. 안정적인 수비로 팀의 2관왕을 이끌었으나, 아직까지 타격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말 그대로 가능성을 보고 지명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유신고 2관왕의 주역 유격수 박정현

 

 

한화는 약점으로 꼽히던 외야 쪽에서 전문 외야수로서 타격이 좋은 선수를 2명 선발했고, 투수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즉시전력감과 미래 가능성을 본 투수를 다수 선발했으며 대졸 선수도 다수 지명했다.  

드래프트의 성과는 지금 당장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야 어찌 되던 8번째 지명권을 잡은 한화는 우직하게 돌진해 가려운 곳은 확실히 긁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드래프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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