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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중학교 신용화 교장 “몇 십 년 만에 부활한 야구부 보니 가슴 뭉클”
동도중학교 신용화 교장 “몇 십 년 만에 부활한 야구부 보니 가슴 뭉클”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02 0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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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어려움 학교측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극복...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즐기는 야구 하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동도중학교는 그 일대에서 매우 유명한 학교다.

매년 많은 학생들이 '특목고'에 진학하는 등 이른바 마포구의 ‘공부 잘하는 학교’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또한 입학을 하게 되면 졸업할 때까지 명시 100편을 외우게 하는 특색 있는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국어 잘하는 학생은 전부 동도중학교 출신' 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이러한 전통에 기인한 것이다.   

동도중학교는 스포츠에서도 명문 학교였다. 현재는 해단했지만 과거 '럭비 명문'으로 유명했었고 현재도 골프와 사이클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동도중학교에 야구부가 생겼다. 서울시 24번째 야구부다. 

올해로 재직 34년째를 맞는다는 신용화 교장은 “가슴이 뭉클했다”라는 말로 창단 소감을 대체했다. 그만큼 동도중학교의 야구부 창단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고 또 깊은 의미가 있는 일이기도 했다. 

 

동도중학교에서 34년째 재직중인 신용화 교장

 

Q) 야구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

A) 동도 중에서는 사이클 부가 있고 골프부가 있다. 사이클부는 대회에 나가서 전국을 재패하고 있다. 내가 1984년도에 우리 학교에 들어왔다. 당시 우리 학교는 럭비명문으로 이름을 떨쳤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해단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구심점이 될 만한 운동부가 없었다. 특히 단체종목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야구는 인기 스포츠고이고 서울 디자인고등학교에도 야구부가 있기때문에 여러 가지로 좋은 기회가 되었다.  

 

Q) 동도중학교는 재창단을 하는 팀이라는 이야기를  축사에서 들었다.

A) 맞다. 우리학교 야구부는 1958년에 창단을 했었다. 역사로 치면 정말 오래되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오래 가지 못하고 1960년대에 해단을 했고 2018년에 다시 부활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까 창단사를 하면서도 마음이 뭉클했다. 또 하나 우리 학교가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은 마포구의 유일한 중학 야구팀이라는 것이다. 이 근처에는 야구팀이 단 한 팀도 없다.

 

Q) 야구단 창단 승인이 지연이 되어서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A) 다소간의 진통이 있었다. 교육청의 규정이 바뀌었다. 규정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었다. 또 하나는 교육청에서 운동장이 하나인데 중고교 선수들이 모두 훈련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학교 차원에서 잘 해결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점을 교육청에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한 결과 이렇듯 승인을 해주신 것이다. 오늘 교육청 관계자분들이 직접 참가해 후원금도 주시고 창단 식을 빛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

 

신용화 교장의 창단사

 

Q) 최근 들어서 학교의 방과 후 운동장 사용권 문제로 갈등이 일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해나가실 생각인가. 

A) 사실 학부모회에서 그런 우려가 있기는 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생회나 학부모회에서 운동장 사용 문제에 대한 건의는 들어온적이 없다. 만약 그런 문제가 있다면 학생회,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 

 

Q) 학생들의 수업권 관련해서도 지침이 엄격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A) 작년까지만 해도 규정이 굉장히 엄격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와서 조금은 학교의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완화시켜줬다. 총 수업일수의 1/3 범위 이내에서 훈련 할 수 있도록 지침이 개정되었다.  선수가 만약 수업을 2시간 빠지게 되면 e-스쿨에서 1시간 공부를 하게 되어있고 이를 어기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끔 되어있다.  

 

교육청 관계자들과 의견을 교환 하고 있는 신용화 교장

 

Q) 중학교는 야구부가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갈래길에서 참 애로사항이 많다. 교장선생님은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고 있는가.

A) 고등학교라면 진학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중학생들은 진학에 관한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학생들이 즐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Q) 서울시 중학교들이 워낙 전력이 강해서 한동안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A)  선수단, 지도자들에게 성적에 연연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성적에 연연하다보면 불협화음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꿈은 프로야구 선수, 메이저리그 진출 등 원대하게 갖고 있겠지만 모든 선수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길로 갈 수도 있다. 우리 학교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들은 다른 길로 가서도 잘할 수 있는 그런 인재로 키워내고 싶다. 

 

소개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신용화 교장

 

Q) 교장선생님께서 동도중학교 자랑 좀 부탁한다.

A) 동도중학교는 역사가 오래되었다. 전통이 있고 교육활동도 많이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사회에서도 명문중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7학년도의 진학결과가 굉장히 우수하다. 강남이나 목동의 학교들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학교가 한국의 명시 암송 지도를 시작한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입학을 하면 3년동안 시 100편을 외우고 졸업한다.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인성이 나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여기에 학급멘토링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자기주도학습능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시 암송이나 학급멘토링제가 야구부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야구부가 앞으로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A) 창단사에서도 밝혔지만 야구 선수들은 청소년들에게 우상 같은 존재다. 야구부는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소속감, 자부심 등을 심어줄 수도 있다. 우리 학교가 야구부를 통해 단결하고 협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학교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학생들이 다치지 않고 즐겁게 운동했으면 좋겠다"

 

Q) 이 신문을 야구부 학생들이 보게 될 것이다. 이제 첫 발을 내 딛는 동도중 야구부 선수들에게 따뜻한 한마디 부탁드린다.

A) 고등학교, 성인 선수들만 보다가 오늘 중학교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첫발을 내 딛는 학생들이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 욕심내지말고 미래를 위해 기본기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운동은 즐겁고 행복하게 해야한다. 즐겁게 열심히 하다보면 먼 훗날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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