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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페라 <여우뎐>의 대변신
창작 오페라 <여우뎐>의 대변신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05.0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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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뮤지컬이나 아이돌 음악 장르 등을 도입해 재구성

강민우 단장이 이끄는 누오바 오페라단의 <여우뎐>이 2018년 5월 11일부터 3일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여우뎐>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전례 설화 ‘구미호’를 소재로 하여 지난 2016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그 대장정의 문을 연 창작오페라이다. 인간이 되기 위해 천년의 세월을 기다리는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과 인간과의 갈등이 긴장감 넘치게 전개되는 작품이다.

 

추운 겨울을 버틸 여우의 털과 가죽을 노리는 사람들, 지니고 있으면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천년 묵은 여우의 구슬을 노리는 사람들로 인해 여우들은 늘 불안에 떨며 살았다. 이러한 희생을 피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 여우들은 천년을 버티며 인간이 되는 날을 기다려왔다. 부지불식간에 고개를 드는 살육의 본능과 배고픔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여우들의 인간 살육은 이들의 관계를 더욱 극으로 치닫게 만들어간다.

 

인간으로부터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위해 인간 환생을 꿈꾸는 천년 여우, 남호와 연우, 하지만 여우사냥꾼 장산은 늘 이들을 가로막는다. 남호와 연우가 인간으로 환생하는 날, 벌어진 사람들과의 혈투에서 남호는 연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고 연우는 분노해 많은 살생을 범한다.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 연우는 남호의 복수를 위해 마을에 숨어들어 장산의 거동을 살핀다. 한편, 마을에서는 여우 때문에 자식을 잃어 실성한 매란을 위해 굿판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여우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여든다. 사람으로 변신한 연우를 알아본 매란의 발작으로 장산과 그의 수하들은 연우를 포위하고 이에 남호가 나서 연우를 구한다. 남호가 죽은 줄만 알고 있었던 연우는 남호를 보고 반가워하지만 남호는 연우를 알아보지 못하고 곁에는 인희라는 연인이 있다. 이에 혼란에 빠진 연우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 장산의 수하 명도와 함께 위험한 계획을 세운다.

 

이와 같은 이야기의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랑, 배신, 증오, 희생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극화하였다. 초연 작품의 내용이 여우와 인간의 100일간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에 소개되는 <여우뎐>은 천 년 동안 인간이 되길 기다려온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과 인간과의 갈등을 부각시켜 한층 더 긴장감을 높였다. 남녀 간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과 여우의 숙명적 대립과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에 대한 원망과 한과 희생적 사랑을 완성도 있게 전달한다.

 

나아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의 전개와 함께 다양한 색채를 보여주는 오케스트레이션과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무대와 의상, 전통적 고전무는 웅장한 오페라 안에서 한국의 정서와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재미와 예술성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 작품은 강민우의 예술총감독 하에 마에스트로 양진모가 지휘하고, 김숙영 연출을 맡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이인학, 이영숙, 박명숙, 이다미, 이승묵, 엄성화, 김샤론, 김희선, 홍은지, 김범진, 강기우, 정준식 등이 출연한다.

 

누오바 오페라단의 강민우 단장은 한국의 창작 오페라하면 <여우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번 오페라 <여우뎐>에 “젊은이들에게 많이 각광받는 뮤지컬이나 아이돌 음악 장르 등을 도입해 재구성했다”며 고전 전통을 살리지만 무대나 모든 면을 퓨전으로 꾸몄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탠딩 오페라가 아니라 무술을 하는 사람을 영입하는 등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대중성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오바 오페라단은 공연으로 끝나는 오페라가 아닌 오페라 공연을 통하여 한국의 오페라 문화를 개척하고 이끌어간다고 하는 당찬 사명감으로 지난 2005년 창단하였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오페라 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잘 알려지지 않아 쉽게 다루지 않는 오페라들을 공연하여 다양한 작품들을 널리 알림으로써 클래식계의 새로운 지변을 넓히는 것이 누오바 오페라단의 목표다. 또한 관객들에게 더 넓고 깊은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누오바 오페라단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2회에 걸쳐 금상과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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