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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人터뷰] 명품커브 - 2학년 특급좌완 윤영철
[유망주 人터뷰] 명품커브 - 2학년 특급좌완 윤영철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04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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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투구 폼·명품 커브를 지닌 2학년생 좌완 에이스 … 소년체전 예선 10이닝 2실점 맹활약

학생 야구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학년이다.

진학이 걸려있기 때문에 실력이 좀 부족해도 3학년들이 주전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1,2학년 선수들은 주로 저학년 대회에 출전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2학년이 팀의 레귤러로 출전한다면 그것은 그 자체만 해도 그 선수가 특급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된다. 모두가 다 인정하는 초특급 선수여야 기용을 해도 팀 내에서 잡음이 없기 때문이다.

 

충암중의 2학년 윤영철(180cm/66kg, 투수, 서대문리틀 - 충암중, 2학년)

 

윤영철(180cm/66kg, 투수, 서대문리틀-충암중, 2학년)이 그런 존재다. 그는 충암중의 그 수많은 선수 중 유일하게 2학년이면서도 주전으로 경기를 출전하는 선수였다.

그를 처음 본 것은 서울특별시장기 4강전에서였고 두 번째 본 것은 LG트윈스기에서였다. 단 두 번밖에 보지 못했지만 한 눈에 좋은 선수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세 번째 충암중에서 직접 그 선수의 불펜투구를 지켜보며 그 느낌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일단 투구 폼이 예쁘다. 투구 폼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은 공을 쉽게 던질 수 있다는 의미다. ‘몸의 기억력’ 즉 제구력이 좋다는 의미도 된다. 대부분 투구 폼이 일정한 선수들이 제구력이 좋기 때문이다.

중심이동이나 벨런스도 훌륭하다. 중심이동이나 밸런스는 지도자들이 만들어줘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타고나는 부분도 있다. 습관을 고치는 것은 예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이 빠르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아서 사라진 투수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다. 이렇게 밸런스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있는 선수들은 신장이 크고 자연스럽게 구속이 증가하게 되면 그 위력이 배가된다. 

중학교 2학년생으로서 180cm의 신장이면 작은 편이 아니다. 가만히 내버려둬도 신장은 자연스럽게 클 것이고 구속도 자연스럽게 빨라질 나이다. 배성일 감독은 “5~6cm만 더 크면 바랄 것이 없는 선수다. 그 이상 크면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신장이 얼마나 더 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중학교 2학년의 나이를 고려하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무엇보다 아직 중학생이면서도 확실한 무기인 커브를 갖고 있었다. 배성일 감독 자체가 중학생들에게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지 못하게 하므로 많은 무기를 장착하고 있지는 않지만 3가지 구종(직구, 커브,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히 타자와 승부가 된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이 지금 당장 올릴 수 없냐며 눈독을 잔뜩 들이고 있다고 배 감독은 웃으며 말한다.

 

LG트윈스기에서 역투하고 있는 윤영철

 

윤영철은 초등학교 4학년 때 투수를 시작했고 지금은 외야수와 투수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력이나 타력이 투구보다 많이 떨어지는 편이어서 이미 투수로 진로가 굳어진 선수다. 윤영철의 형도 야구선수다. 충암고에서 뛰고 있는 윤영진이다(현재 윤영진은 팔꿈치 수술을 해서 1년 정도 재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2년 후 에는 형제가 충암고를 이끄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듯하다.

그에게 이번 소년체전 선발전 준결승 당시 긴장되지 않았냐고 물었다(당시 윤영철은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 이주형을 구원해 2.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그는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재미있게 던졌다고 말하며 씩 웃는다. 그는 스스로를 변화구 투수라고 지칭했다. 커브에 가장 자신이 있다고 했다. 아직 3학년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공을 던지다보니 직구에 큰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닌 듯했다. 최고구속이 123~5km/h 정도 되고 평균구속은 116~120km/h 언저리라고 자신의 구속을 말해주었다(중학교 대회는 구속이 표기가 되지 않는다).

역시 그는 왼손 투수인 만큼 왼손타자에게 강점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변화구가 좌타자 몸 뒤 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왼손타자는 더더욱 치기 힘든 것이 당연하다. 왼손투수가 오른손 타자를 상대하는 가장 큰 무기는 우타자의 몸 쪽 승부다. 직구든 변화구든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교해 우타자 몸 쪽 스트라이크 존이 넓기 때문에 제구력만 받쳐준다면 왼손투수에게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학교에서 불펜피칭 중인 윤영철

 

문득 중학교 2학년 투수들은 어떤 훈련을 많이 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불펜피칭과 러닝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한다. 특히 충암중의 언덕을 오르내리는 지옥 러닝은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그는 연신 죽겠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지금 고생이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죠” 라며 씩 웃는다. 본인 스스로 투수치고는 좀 몸이 왜소한 것 아니냐고 물으니 본인도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한다. 좀 더 살을 찌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살이 안 쪄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포커페이스였다. 중학생 선수이면서도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담담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정통파 투수이면서도 삼진 욕심은 크게 없었다. 아직 구속이 완벽히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맞춰 잡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투구수 제한 때문에 맞춰서 잡아야 더 마운드위에 오래 있을 수 있기때문이기도 했다.

그에게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을 질문했다. 윤영철은 투구에 들어갈 때 잠깐씩 스톱을 하는 동작이 있다. 그 동작을 언제부터 하기 시작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작년까지는 그런 스톱 동작이 없었는데 올해부터 몸이 너무 빨리 앞으로 나간다는 지적을 받고 빨리 빠져나가는 몸을 붙잡기 위해서 코치님들의 권유로 시작했다고 한다. 투구 폼이 훨씬 더 리드미컬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래서다. 충암중 구본범 투수코치가 팔이 짧게 나오지 않는 것을 가장 많이 강조해서 그 부분에 특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영철의 스톱하는 키킹동작

 

본인 스스로 보완해야할 점으로는 몸 쪽 제구를 꼽았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가장 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몸 쪽이다 보니 그에게는 몸 쪽 제구가 무척 중요했다. 가끔씩 몸 쪽 제구가 안 될 때도 있고 변화구 제구가 안 될 때도 있다. 몸 쪽 제구는 제대로 안되면 데드볼을 허용하거나 아니면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농후하다. 그런 일이 없도록 완성을 시켜야 할 것 같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아직 완투경험은 없지만 체력도 괜찮아보였다. 이번 소년체전 예선에서 4게임을 모두 등판했지만 크게 어깨가 불편하거나 근육이 뭉치거나 하는 증상이 없었다고 한다. 다음날이면 뭉친 근육들이 다 풀린다고 그는 말한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전국 소년체전 우승이다. 좋은 형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힘을 합치면 올해는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가서 시즌 방어율 3.00이하를 기록하는 것이다. 지난 예선에서 10이닝 2실점을 했으니 1차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배성일 감독은 내년에도 충암중이 올해의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 핵심 구상에는 2학년 에이스 윤영철이 있다. 그는 올 시즌 2학년 좌완 랭킹 1~3위를 다툰다. 아직 중학교 2학년인데도 180cm의 큰 신장과 유연성, 예쁜 투구 폼과 부드러운 중심이동 등 지금 당장 고등학교에 갖다놔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배 감독의 말이다.

 

반드시 팀을 우승시키겠다는 윤영철의 의지

 

윤영철 또한 프로야구에 뜻이 있었다. 형과 함께 충암고의 전성기를 이끌고 프로야구에 입단하고 싶단다. 류현진과 클레이튼 커쇼를 가장 좋아한다는 아직은 앳된 소년 윤영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땀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 담담하게 자신의 목표를 밝히는 그의 눈빛에서는 올해 반드시 전국 소년체전 우승을 달성하고 윤영철이라는 이름 석 자를 전국에 각인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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