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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人터뷰] 충암중 에이스 - 장신 사이드암 이주형
[유망주 人터뷰] 충암중 에이스 - 장신 사이드암 이주형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04 23: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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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체전 서울예선 13이닝 3실점 짠물 투구 … 187cm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매력적인 직구

전국소년체전에 서울시대표로 참가하는 충암중에는 3명의 에이스급 투수가 있다.

그중에 가장 축을 이루는 선수를 한명만 꼽으라면 단연 이주형(187cm, 투수, 3학년)을 꼽을 수 있다.

 

이주형( 187cm/81kg, 서대군구리틀 - 충암중, 투수, 3학년)

 

이주형의 가장 큰 장점은 체격이다. 투수에게 신체조건은 이 선수의 가능성을 미리 재단할 수 있는 첫 번째 척도다. 프로지명 시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신체조건을 우선시하는 구단도 많다.

그는 중학교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187cm/81kg의 어마어마한 사이즈를 지니고 있다. 투수에게 디딤돌이 되어주는 탄력 있는 하체와 공의 묵직함을 더해주는 적절한 체중은 덤이다. 이정도의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는 중학생 투수는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그를 만나자마자 “도대체 이 키가 언제부터 큰 키냐?” 라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큰 키”라고 웃으며 답한다. 이주형은 서대문구 리틀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리틀 야구 감독님이 충암중을 추천해줘서 충암중에 오게 된 것이다. 이 근처에서 태어났고 집도 이 근처다보니 그도 어쩔 수 없는 원조 충암인 이었다.

그는 얼마 전 벌어졌던 제 47회 소년체전 서울시 예선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13이닝 3실점. 거기에 가장 부담이 되었던 자양중과의 결승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4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상대의 예봉을 꺾었다. 만약 중학교 야구에서 ‘이닝 수 제한’이 있지 않았다면 완봉승을 했을지 모를 정도로 공이 좋았다.

 

선발등판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이주형

 

그에게 그날 경기의 소감을 물어 보았다. 그날 크게 긴장하지 않고 본연의 투구를 한 것이 좋은 내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한다. 칠 테면 치라는 심정으로 가운데만 보고 밀어 넣었는데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며 수줍게 웃는다. 그날은 자신이 던진 모든 구종이 다 잘 들어갔단다. 속된 말로 '긁히는 날'이었던 셈이다.

그는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다. 중학교를 포수로 입학했으나 배성일 감독이 그를 처음 보자마자 투수로 전향시켰다고 한다. 사실 187cm의 키라면 오버핸드에서 내리꽂으면 훨씬 위력적일 것 같은데 왜 사이드암을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그에 대해 이주형은 “포수할 때부터 오버스로잉이 잘 안 나오는 팔이었다. 그래서 사이드로 바꿨는데 그것이 잘 통한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는 총 3가지 구종으로 타자를 요리한다. 중심이 되는 포심과 슬라이더, 그리고 투심 이다. 슬라이더는 우타자의 기준으로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다. 투심은 좌타자 상대용이다. 싱커처럼 많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구속이 빠르다보니 좌타자를 맞춰 잡기 위해서 만들어진 공이다. 포심은 약 130km/h정도의 스피드를 기록한다.

 

오버핸드보다 언더핸드가 편하다는 이주형

 

그는 롤 모델이 원종현(32, NC다이노스)과 신정락(32, LG트윈스)이다. 원종현은 같은 사이드암이지만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점에서, 신정락은 부드러운 투구 폼이 마음에 들어서 롤모델로 삼기 시작했다. 두 선수의 투구 폼을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투구 폼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데 여념이 없다고 이주형은 말한다.

그에게 최근 어떤 운동을 주로 많이 하고 있는지 물었다. 날씨가 많이 풀렸고 시즌중이라 동계 때와는 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저 없이 ‘하체’ 라고 이야기를 한다. 러닝을 많이 하고 수건을 가지고 본인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쉐도우피칭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시즌중이라 절대 부상을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공을 던지고 난 후 보강운동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쉐도우피칭을 하며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이주형

 

그에게 슬쩍 본인의 장점에 대해서 물었다. 슬며시 다른 친구들보다 ‘신체조건’이 좋은 것 같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배성일 감독 또한 이를 인정했다. 배 감독은 “현재의 사이즈만으로도 투수로서는 훌륭하다. 구속도 사이드암치고 130km/h 정도면 나쁘지 않다. 구종은 나중에 추가하면 되고 투구의 근간이 되는 구속 증가 및 밸런스만 제대로 잡히면 충분히 프로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프로 1차 지명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장충고등학교의 송명기(190cm, 투수, 3학년) 같이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오버핸드로 변경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이주형의 타고난 신체조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문득 그는 어떤 유형의 투수가 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다. 역시 사이드암 이다보니 삼진욕심보다는 맞춰 잡는 투수가 되고 싶어 했다. 특히 투구 수 제한이 있는 중·고 야구에서는 더더욱 빠른 승부를 해야 더욱 오래 마운드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투수에게 유리한 긴팔과 긴다리를 지니고 있는 이주형

 

근본적으로 이주형은 모난 성격은 아닌듯했다. 무난하게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둥글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공을 던지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크게 본인의 고집을 내세우지는 않기 때문에 포수의 리드를 가리지는 않는다. 대신 본인 공에 대한 자부심은 분명히 있었다. 만약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때린 타자가 나오면 내가 또 홈런 맞고 마운드위에서 내려오는 한이 있어도 그 코스, 그 구종으로 다시 집어넣겠단다. 투수 특유의 고집이 보이는 대목이다.

다시 소년체전 이야기로 돌아왔다. 역시 충암중의 올 시즌 당면 과제는 소년체전 우승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충암중의 강점과 약점을 물어보았다. 강점을 이야기 하는데 에는 자신이 있었다. 역시 마운드가 튼튼하단다. 본인과 조승환, 그리고 윤영철이 이끄는 마운드가 다양성에서도 구위에서도 충분히 어떤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반면 공격력은 팀의 주장인 전재혁의 부재로 좀 약해진 것 같다며 살짝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에게 에이스라는 자부심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가는지 궁금했다. 그는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이주형은 1학년 때부터 배성일 감독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선수였다. 일찍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혼자 경기에 나간 적이 있었다. 다른 친구들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혼자 경기에 나간다고 스스로 뿌듯해하다가 투구 폼과 감각을 다 잃어버려서 한동안 엄청나게 고생했었던 기억이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때의 일을 반면교사 삼아서 자만을 늘 경계하고 그냥 자신 있게 공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가 ‘에이스 프라이드’를 경계하는 이유다.

 

"반드시 우승하고 말겠다" - 강한 의지를 표출하는 이주형

 

마지막으로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역시 첫 번째는 소년체전 우승이었다. 서울을 대표해서 참가하게 된 영광스러운 자리인 만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 여기에 더해 다치지 않고 충암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취재를 마치고 귀가를 하기 위해 충암중을 빠져나가던 시간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밤 8시 30분. 이주형이 충암의 지옥코스인 가파른 언덕을 죽어라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이 무려 15번째라고 한다. 터져 나오는 숨을 참지 못하고 헐떡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땀범벅이 된 얼굴을 보면서 왜 배성일 감독이 그를 높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었다.

‘에이스’란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팀의 한시즌 성패를 맡길만한 투수에게 에이스의 칭호를 준다. 이기면 환호를, 지면 질책을 한 몸에 받는 영광스러우면서도 외로운 자리가 바로 에이스다. 과연 모든 충암인들의 염원이 에이스 이주형의 강속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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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2018-05-10 23:21:38
이주형화이팅!!!
최선을 다하여 프로최고에
투수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