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15 09:26 (월)
[여수협회장기] 여수에서 빛난 인성여고 이채은의 불꽃 돌파
[여수협회장기] 여수에서 빛난 인성여고 이채은의 불꽃 돌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07 2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지 넘치는 돌파와 수비로 팀 승리에 공헌 … “믿고 기도해주신 어머니에게 감사”

이채은(172Cm, F, 3학년)은 오뚝이 같은 선수다. 작년 춘계대회 때 어깨를 심하게 다쳐서 수술 했고 한 시즌을 거의 쉬다시피 했다. 겨우내 뼈를 깎는 재활훈련을 통해서 올 시즌 팀에 합류했다. 안철호 감독 또한 그런 이채은의 복귀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워낙 재능이 있는 선수이기에 올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성여고 이채은(172Cm, F, 3학년)

 

그 기대대로 이채은은 팀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인성여고를 협회장기 정상에 올려놓았다. 결승전 19득점. 팀에서 이소희 다음으로 많은 득점이었다. 특히 경기 초반 이소희가 상대의 집중견제에 막혀있을 때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팀의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이채은은 우승 직후에도 경기를 매끄럽게 끝내지 못한 아쉬움을 먼저 토로했다. 좀 더 깔끔하게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마무리가 아쉽기는 하지만 경기 전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자고 팀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나온 것이 잘 된 것 같다고 차분하게 우승소감을 밝혔다.

인성여고는 이채은과 이소희가 득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연히 상대팀의 마크가 거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채은은 개의치 않았다. 1쿼터부터 굴삭기처럼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다. 상대에게 넘어지고 채여도 멈추는 법이 없었다. 그녀의 그런 투지와 돌파가 인성여고가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데 큰 역할을 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전반전 불을 뿜는 이채은의 돌파

 

문득 안철호 감독이 경기 전 어떤 주문을 선수들에게 했는지 궁금했다. 안철호 감독은 안에서부터 탄탄하게 하는 수비를, 공격에 있어서는 1대1 타이밍을 살려서 돌파해 들어가되 타이밍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공을 밖으로 빼서 세트오펜스로 이어가는 공격법을 주문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리고 이채은은 그런 안 감독의 주문을 120% 소화해냈다. 

이날 경기는 육탄전을 방불케 했다. 무려 10번이 넘는 헬드볼이 나왔다. 혹시 아픈 곳은 없는지 물었다. 어깨가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끄떡없다고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아직 이채은이라는 선수를 잘 모르는 농구팬들을 위해 본인의 장점을 한 가지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패스를 잘하는 선수’란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격을 할 때 좀 더 완벽하게 메이드 할 수 있고 수비에서도 타이트하게 상대에게 달라붙어서 공을 뺏을 수 있는 빠른 손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지선을 수비하는 이채은

 

실제로 이날도 인성여고는 수비에서 온양여고에 압승을 거두었다. 이채은 또한 이를 인정했다. 온양여고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선수는 신이슬과 최지선이다. 신이슬은 돌파가 좋고 타이밍을 살린 3점 슛이 좋기 때문에 최대한 바짝 붙어서 수비를 했고, 최지선은 최대한 패스가 들어가지 않게 디나이 디펜스를 해서 골밑에서 밀어내는 수비를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차분하게 설명한다. 이채은과 이소희가 무려 51점을 합작한 것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그녀에게 지금 이 순간 가장 고마운 사람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부탁했다. 여고생답게 ‘엄마’가 가장 생각난단다. 본인이 부진할 때, 그리고 아플 때 어머니가 기도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그녀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이채은의 목표는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프로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채은의 친언니는 인성여고 선배이자 삼성생명에서 뛰고 있는 유망주 가드 이주연이다. 내년 시즌 프로로 입성해 자매 프로선수를 꿈꾼다는 이채은. 그녀가 남은 대회에서 숭의여고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고 자매 프로농구 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