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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혈투 미니 슈퍼매치’ … 서울 오산고, 수원 매탄고에 시즌 첫 패 안겨
‘우중혈투 미니 슈퍼매치’ … 서울 오산고, 수원 매탄고에 시즌 첫 패 안겨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15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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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람·이인규 연속 골로 매탄고에 2-1 승리 … K리그주니어 A조 우승 향방 미궁 속으로

우중혈투(雨中血鬪)... 이날 경기를 한단어로 요약하자면 그랬다.

5월 12일 오후 2시 오산고 축구장에서 벌어진 고교 축구의 양대 산맥 서울 오산고와 수원 매탄고의 2018시즌 첫 대결은 오산고의 2대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양 팀 선수들은 넘어지고 뒹굴고 부딪히면서도 승리를 위한 일념 하나로 그라운드에서 맞부딪혔다.

 

1. 고교 축구 최고의 빅매치 - 서울 오산고 vs 수원 매탄고

FC서울 산하 오산고와 수원삼성 산하 매탄고의 빗속 슈퍼매치

 

이날 경기는 K리그주니어 한 경기로 치부하기에는 담고 있는 의미가 너무도 컸다.

첫 번째로 무적 매탄고의 상승세 지속 여부다. 매탄고는 춘계대회에 6전 전승, K리그 주니어 6전 전승 등 2018시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무적의 팀이다. 우승후보 인천 대건고마저 홈에서 0:4로 무너졌다. 사실상 오산고는 무패우승의 마지막 저지선 다름 아니었다.    

두 번째는 K리그 주니어 전반기 우승컵의 향배다. 이날 경기를 1위 매탄고가 승리할 경우 우승은 확정이나 다름없었다. 현재 2위 오산고는 무조건 매탄고를 이겨놓고 다음을 바라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물이 많이 고여 정상적인 플레이가 쉽지않았던 악조건의 그라운드


세 번째는 양 팀의 자존심 대결이다. 미니슈퍼매치라고 불리우는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신경전으로 경기 전부터 팽팽했다. 매탄고 선수들의 “오산고등학교는 라이벌이 아니다”라는 도발에  오산고 선수들이 발끈했다. 양 팀의 경기가 혈전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초고교특급 선수들 간에 자존심 대결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탄고 박지민과 오산고 백종범은 고교 최고 골키퍼 자리를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매탄고 신상휘와 오산고 이인규 또한 최고의 테크네이션 자리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최근 센터포워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매탄고 김태환과 이를 막아야만 하는 오산고 김주성의 '캡틴 맞대결' 또한 큰 흥밋거리 중 하나였다.

 

2. [전반45분] 매탄고의 파상공세 … 백종범의 선방으로 위기모면한 오산고

 

홈팀 오산고는 기존에 쓰던 4-2-3-1의 형태를 벗어나서 다소 수비적인 4-4-2로 나섰다. 왼쪽 풀백에 전우람(11번, 3학년), 오른쪽 풀백에 임도훈(3번, 2학년), 왼쪽 센터백에 박재환(20번,3학년), 오른쪽 센터백에 김주성(6번, 3학년)이 포진하는 수비진이 구성되었다. 중앙은 박건준(8번, 3학년)과 김성민(4번, 2학년)이 나서고 권성윤(14번, 2학년)이 왼쪽,  이인규(10번, 3학년)가 오른쪽 윙포워드에 포진했다. 투톱은 정한민(19번, 2학년)과 이학선(9번, 3학년)이 위치했다.

 

가장 좋은 찬스 - 전반 29분 허동호의 강력한 중거리슛

 

이에 맞서는 원정팀 매탄고는 다소 공격적인 4-3-3을 들고 나왔다. 왼쪽 풀백에 허동호(3학년, 4번), 오른쪽 풀백에 조우진(13번,2학년), 왼쪽 센터백에는 박정준(3학년,5번), 오른쪽 풀백에는 김상준(3학년,16번)이 포진하는 수비진이 구성되었다. 미드필더진은 왼쪽에 김석현(3학년, 7번), 중앙에 용동현(14번,3학년), 오른쪽에는 강현묵(12번, 2학년)이 위치하였으며 스리톱은 신상휘(10번, 3학년), 김태환(11번, 3학년),  강태원(6번, 3학년)이 출전하였다.

 

허동호의 슛을 막아낸 백종범

 

전반전은 매탄고의 압도적인 우위였다. 오산고의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 신상휘, 김석현으로 이어지는 매탄고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첫 번째 찬스는 전반 8분경 찾아왔다. 신상휘가 아크 정면에서 때린 프리킥이 살짝 골대를 빗나갔다. 25분경에도 찬스가 왔다. 오산고의 오른쪽에서 단독찬스를 맞은 매탄고 강현묵의 중거리 슛이 백종범의 선방에 막혔다. 이날 찾아온 가장 확실한 찬스였다. 

29분에는 허동호의 아크정면에서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간발의 차이로 골대를 벗어났다. 반면 오산고는 이렇다 할 슈팅찬스를 전혀 잡지 못한채 매탄고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2. [후반 0 ~ 20분] 전우람·이인규 릴레이골 … 기선 제압하는 오산고

 

후반전에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오산고가 공격적으로 진영을 바꾸었다. 라인을 좀 더 앞으로 당겼다. 그러자 양 팀 미드필더진에서 엄청난 공방전이 벌어졌다. 후반 10분경 다시 한 번 매탄고가 찬스를 맞았다. 신상휘가 중앙에서 돌파를 한 후 때린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말았다. 매탄고의 아쉬운 두번째 찬스가 그렇게 무산되었다. 

 

후반 17분 전우람의 선제골 폭발

 

치열한 공방전 속 첫 골은 후반 17분에 나왔다. 돌파해 들어가는 이인규에게 매탄고 수비수가 파울을 범했고, 페널티에어리어 근접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다.  소중한 프리킥 기회에서 전우람의 왼발 슛이 그대로 수비벽을 통과해 오른쪽 모서리에 꽂혔다. 박지민이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봤지만 잡을 수 없는 감각적인 슛이었다. 기세가 오른 오산고는 경기를 지배해갔다. 

약 3분 뒤에는 3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이학선의 통렬한 중거리 슛이 터졌다. 살짝 벗어나기는 했으나 감각적인 슛이었다. 전반에 한 번의 유효슈팅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오산고의 기세가 그만큼 올라있다는 반증이었다.

 

추가골 작렬 - 후반 26분 이인규의 중거리슛

 

기세가 오른 오산고는 10여분 만에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후반 26분 오산고 판타지스타 이인규의 개인기가 폭발했다. 혼전 상황에서 볼을 획득한 이인규는 그대로 10여 미터를 질주했고, 한번의 속임 동작 후 아크 정면에서 골대 왼쪽을 향해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이 그대로 왼쪽 모서리에 빨려 들어가며 2:0을 만들었다.  

매탄고 골키퍼 박지민이 몸을 날려봤지만 잡을 수 없었던 절묘한 슛이었다. 리그 7호골로 K리그 주니어 A조 득점 단독선두로 올라섬과 동시에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는 득점이었다. 

 

3. [후반 20분~48분] - 매탄고 반격의 시작 … 양 팀 일촉즉발 신경전

 

2대1을 만드는 매탄고 1학년 정상빈의 추격골 장면

 

후반 20분 이후 더욱 많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따라가려는 매탄고의 공격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추격골은 불과 5분 후에 이루어졌다. 후반 20분경 교체되어 들어간 매탄고 정상빈(24번,1학년)이 후반 31분 멋진 중거리 로빙슛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미궁 속으로 몰고 갔다.  

이때부터 한골을 지키려는 오산고와 한골을 만회하려는 매탄고의 엄청난 공성전이 펼쳐졌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질 수록 경기는 과열되었고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후반 41분경에는 오산고 임도훈과 매탄고 신상휘가 부딪히며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들어 서로를 밀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촉즉발의 신경전

 

판정시비도 나왔다. 후반 43분 매탄고 허동호의 헤딩슛이 오산고 박재환의 팔에 맞자 매탄고 선수들과 벤치가 페널티킥을 주장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은 고의적인 핸들링임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오산고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4. 오산고, 미니 슈퍼매치 승리 환호 … 매탄고의 무패 우승 불발시키며 자존심 회복

 

양 팀의 경기가 얼마나 팽팽했는지는 기록에서도 증명이 되었다. 일단 점유율이 51.1%(오산고)와 48.9%(매탄고)가 동등했다. 슈팅도 13-13으로 동률이었고 유효슈팅 개수 또한 4-5로 매탄고가 1개 많았을 뿐이었다.  프리킥은 17-9로 매탄고가 2개를 더 얻어냈고 코너킥은 6-3으로 오산고가 3개를 더 얻어냈으며 파울은 18-14로 오산고가 4개를 더 많이 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포효하는 오산고 선수들

 

한편 <미니슈퍼매치> 라는 타이틀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날 경기는 오산고에게 많은 선물을 안겼다. 일단 오산고는 이날 승리로 K리그주니어 전기리그에서 우승의 길을 스스로 열었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매탄고가 1패만 해준다면 우승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올 해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무패의 매탄고에게 첫 패배를 안기며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춘계대회 3연패, 무패행진 등 라이벌의 승승장구를 보며 다소 마음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2018년 첫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승보다 값진 성과를 챙겼다.  

 

슈퍼매치 승리 뒷풀이 - 경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선수들

 

경기 후 오산고 명진영 감독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경기장 상황이 많이 나빠서 힘들었지만 승리했기에 만족한다” 라며 차분한 승리소감을 밝혔다. 

오산고는 K리그주니어 A조에서 6승 2무 승점 20점으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으며 매탄고는 6승 1패로 개막 이후 처음으로 2위로 내려앉으며 남은 3경기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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