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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경보 발령' 괴물센터 여준석, 고교무대 융단 폭격을 시작하다
‘공습경보 발령' 괴물센터 여준석, 고교무대 융단 폭격을 시작하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17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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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고 전학 후 첫 번째 우승 … “형과 함께 남은 대회 모두 우승하고 싶어”

여준석(202cm, C, 1학년)은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태풍의 핵이다.

'전학 징계' 때문에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가 등장하면 고교리그의 판도가 달라질 것임을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연맹회장기 남고부 MVP 용산고 여준석(202cm, C, 1학년)

 

여준석은 이날 무려 37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용산고의 올시즌 첫 우승을 이끌었다. 충분히 기쁠 법도한데 예상보다 그의 우승소감은 매우 차분했다. 그는 다소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오늘 해야 할 역할은 골밑에서의 플레이였는데 김형빈의 힘과 높이에 밀려서 실책을 많이 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새로운 무기를 만 천하에 공개했다. 3점슛이었다. 그는 이날 무려 7개의 3점슛을 작렬했다. 개인 최다였다. 이에 대해 여준석은 “오늘 3점슛 라인으로 형빈이 형이 아예 안 나오시더라. 그래서 코치님들이 그냥 슛 연습하듯이 편하게 던지라고 하셔서 편하게 던졌는데 그게 잘 들어간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오늘 갑자기 잘 들어간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3점슛에 자신이 있었단다. 다만 시합때 던질 기회가 많이 없었을뿐이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3점슛 능력까지 장착한 여준석

 

지난 대회 무룡고와의 4강전에서 용산고는 여준석이 초반 4파울에 걸리며 무룡고에게 경기를 내줬다. 아쉬운 데뷔대회였기에 당시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러자 여준석은 고개를 숙이며 그날의 기억을 힘겹게 떠올렸다.  초반에 파울트러블에 걸리는 바람에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면서 당시 (문)정현이 형이 참 센스있게 농구를 잘한다고 느꼈단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그날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듯 싶었다. 1쿼터에 파울 1개를 제외하고는 파울관리를 완벽하게 하며 김형빈을 6득점으로 틀어막았다.  그 또한 오늘 경기 김형빈을 막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고 말한다. 김형빈이 안양고의 스코어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높이가 좋고 힘도 좋아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잘 안된 것 같다고 아쉬운 소회를 밝힌다.

그는 징계 때문에 꽤나 많은 기간동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U-16세 대표팀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 시간이 답답하고 힘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시간에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당시 발목을 좀 다쳐서 길게 쉴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고 무엇보다 리바운드를 잡고 떨어질 때의 밸런스가 안 좋아서 골밑 이지슛을 놓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단점 보완등 에 주력했다고 그는 웃으며 말한다.

 

여준석의 가장 큰 장점.. 큰신장과 더불어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속공능력

 

여준석은 유명한 선수다.  엄청난 운동능력, 큰 신장, 빠른 스피드등이 익히 알려진 그의 장점이다.  본인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그 또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가드 형들이 속공을 치고 나가면 같이 달려 줄 수 있는 스피드가 장점인 것 같다. 또한 오늘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코치님들이 슛을 던지라고 말씀을 하셔서 슛도 어느 정도 자신 있게 쏠 수 있는 정도까지 온 것 같다. 무엇보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은 고교 1학년인데도 202cm정도인 높이인 것 같다” 라고 말 한다.

그는 형제 농구 선수로 유명하다. 그의 형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3학년 여준형이다. 그는 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늘 형이 너무 잘해줬다. 오늘 초반에는 내가 실수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형이 분위기가 떨어질 때마다 한 번씩 넣어주셔서 내가 2쿼터 이후에 살 아 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라고 말한다.

자신의 MVP 수상에 대해서도 "나는 MVP는 당연히 형이 받을 줄 알았다. 오늘 뿐만 아니라 결승까지 올라오는데 형의 역할이 나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라며 오히려 형이 MVP를 받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한다.  

 

김형빈과의 맞대결 장면

 

그에게 여준형의 플레이에 대해 소개를 부탁했다.  "우리 형은 외곽도 다 볼 수 있고 안에서도 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여준석의 집안은 농구가족이다. 아버지 여경이씨도 농구를 하셨고 두 형제가 모두 엘리트 농구 선수이니 농구패밀리라고 할 만하다. 아버지는 늘 형제에게 그냥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만 하라고 하실 뿐 기술적인 조언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게 좀 더 공격적인 대답을 듣고 싶어 다양한 질문을 했다. 그러나 그는 굉장히 유연한 말주변(?)으로 공격적인 질문을 피해나갔다. "남은 시즌 어떤 팀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 있냐"는 물음에 "해봐야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무미건조한 답을 내놓는다.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두루두루 해보고 싶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을 뿐이었다.  

 

괴물센터 공습경보 발령... 본격적인 고교 무대 정벌을 선언한 여준석

 

그러나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넌지시 진심을 드러냈다. 형과 같이 뛰고 있는 동안 전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것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았다.   

현재 매일 매일 푸쉬업을 하면서 몸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여준석. 단순히 운동 능력뿐만 아니라 오늘처럼 내외곽을 안가리는 선수로서 인정받겠다는 그의 강한 어조에서 여준석라는 괴물의 등장을 알리는 공습경보가 강하게 울려 퍼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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