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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대구고, 6회 집중타 5득점 … 경기고 꺾고 35년 만에 결승진출
[황금사자기] 대구고, 6회 집중타 5득점 … 경기고 꺾고 35년 만에 결승진출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6.0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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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섭 4.2이닝 1실점 , 이승민 2.1이닝 무실점 환상 계투 … 25년 만에 광주일고와 리턴매치

대구고등학교(이하 대구고)가 1983년 이래 35년 만에 황금사자기 결승에 진출했다.

대구고는 5월 30일 오후 6시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 4강전에서 6회에 터진 집중 5연타와 김주섭 - 이승민의 환상 이어던지기를 앞세워 서울의 강호 경기고를 5-1로 물리치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대구고 1983년 이후 25년만에 황금사자기 결승진출

 

이날 경기는 팀 컬러가 비슷한 팀 간의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전체적으로 고른 기량을 가진 투수진과 탄탄한 야수진, 그리고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기본기가 좋고 연타능력이 뛰어난 두 팀의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경기였다. 포수(대구고 현원회, 경기고 허관회), 유격수(대구고 조민성, 경기고 원성준) 등 양 팀의 센터라인이 탄탄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경기고는 3경기 31점을 뽑아낼 만큼 엄청난 득점능력(연타 능력)과 8강전 경북고 경기에서 5개의 도루를 성공할 만큼 빠른 발이 강점이고 대구고는 이날 경기 전까지 단 1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은 내야진이 강점이었다. 타격에서도 볼넷이 많고 삼진이 적은 타자들의 선구안 또한 강점으로 꼽을 만 했다.

 

경기고 선발투수 이호현

 

이날 양팀의 선발은 경기고는 이호현(180cm/55kg,우완사이드암, 3학년) 대구고는 에이스 김주섭(181cm/91kg, 우완정통파, 3학년)을 내세웠다. 김주섭은 이번 대회 아직까지 실점을 하지 않은 대구고의 가장 믿을만한 투수다. 지난 전주고전에서는 6회까지 퍼펙트피칭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호현은 주말리그 마지막 휘문고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팀을 황금사자기 본선으로 이끈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예상대로 양 팀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대구고는 주장이자 좌타자인 박영환(182cm/85kg, 1루수, 3학년)이 빠져있으면서 모든 선수가 우타자로 구성이 되었다. 따라서 115~122km/h의 직구와 100~105km/h 의 느린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김주섭 또한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경기고 타자들을 공략했다. 김주섭은 최고 구속은 135km/h정도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105~ 110km/h의 커브와 무엇보다 110~115km/h의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타자들은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을 알고서도 공략하지 못했다. 

 

대구고의 투수 김주섭

 

첫 찬스는 경기고가 잡았다. 1회 1번 타자 박승규(178cm/80kg, 3학년)의 사사구와 원성준(176cm/70kg, 유격수, 3학년)의 희생번트, 원대한의 사사구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4번 허관회(173cm/80kg, 포수, 3학년)의 투수땅볼 때 실책이 나왔다. 

내야수가 겹치며 병살이 되어야할 상황이 주자 올세잎이 되며 1사만루가 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김주섭의 담대함이 빛을 발했다. 김주섭은 지명타자 장규빈(182cm/88kg, 2학년)을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김재현(174cm/66kg, 2루수,3학년)을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막아냈다. 

 

결정적인 위기를 넘기는 대구고

 

그 뒤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이호현과 김주섭은 주자를 내보내기는 했으나 결코 홈을 허용하지 않으며 경기를 5회까지 끌고갔다. 선취점은 경기고의 몫이었다. 경기고는 1사 후 좌익수 김민수(177cm/75kg, 3학년)의 안타 때 대구고 좌익수가 공을 더듬는 틈을 타 2루까지 진출했다. 

거기다가 다음 타자의 3루땅볼이 나왔을 때 주자가 모두 살으며 1사 23루의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다음타자 원성준의 2루땅볼로 1점을 선취했다.

 

이승민을 5회에 투입한 손경호 감독의 승부수

 

그러자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에이스 김주섭을 내리고 이승민(174cm/75kg, 좌완정통파, 2학년)을 올리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내일 결승전을 생각하지 않고 오늘 경기를 이기겠다는 승부수였다. 그리고 그 승부수는 맞아떨어졌다. ‘좌완 유희관’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제구력이 좋은 이승민은 4번 타자 허관회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5회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6회 대구고에게도 찬스가 왔다. 대구고는 서상호(176cm/75kg, 3학년)가 3루수 실책으로 2루에 출루했다. 옥준우(178cm/78kg, 3학년)의 희생번트로 1사 만루. 그때부터 대구고의 대 반격이 시작되었다. 서상호의 주자플레이에 마음을 빼앗긴 이호현이 보크를 범하며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 점수는 1-1. 경기고 신현성 감독은 이때 이호현을 내리고 유준하(180cm/80kg, 우완, 2학년)를 투입하였다. 

 

김범준의 호쾌한 타격 - 우전 1타점 3루타

 

그러나 유준하는 올라오자마자 신준우(176cm/80kg, 3학년)에게 우전안타, 4번 지명타자 김범준(181cm/88kg, 3학년)에게는 우중간 3루타, 김태우(178cm/85kg, 3학년)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3실점을 하고 만다. 대구고의 반격은 끝날 줄을 몰랐다. 뒤이어 올라온 경기고 에이스 박주성(181cm/87kg, 우완정통파, 3학년)을 상대로 현원회(181cm/91kg, 포수, 2학년)가 좌전 2루타를, 조민성(174cm/72kg, 유격수, 2학년)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6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아냈다.

손경호 감독은 한 번 더 승부수를 가동한다. 이승민을 투구 수 29개에서 한현욱(186cm/78kg, 우완사이드암, 2학년)으로 교체해버린 것이다. 5-1로 앞서고 있기는 했지만 일생일대의 중요한 경기에서 에이스를 빼고 내일을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9회 1아웃 만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는 경기고 원성준

 

그러나 팀의 세 번째 투수로 올라온 한현욱은 손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결국 손 감독은 팀 승리와 이승민의 세이브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 경기고에게도 9회에 무사 만루의 찬스가 있었다. 그러나 박승규가 삼진, 원성준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마지막 타자 강은호 마저 2루 땅볼에 그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환호하는 대구고의 4번타자 김범준

 

이날 경기 대구고의 4번 타자 김범준은 2루타 1개, 3루타 1개 2개의 장타를 뽑아내며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에이스 김주섭은 4.2이닝 1실점 무자책점으로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한편 대구고는 1983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서 광주일고에 2-3으로 석패한 이후고 35년 만에 다시 한번 광주일고와 영호남 리턴 매치를 갖게 되었다.

 

경기 직후 학교 교가를 부르고 있는 대구고 선수들

 

경기 후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이승민을 아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호현의 공이 너무 좋아서 선수들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더라. 하지만 이호현이 바뀌고 난 뒤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했다. 내일 경기는 이승민의 어깨에 걸어 볼 생각”라고 결승진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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