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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제주고 야구부 해체논란’ 중학교 감독·학부모 "제주고 살려달라" 한 목소리
[현장취재] ‘제주고 야구부 해체논란’ 중학교 감독·학부모 "제주고 살려달라" 한 목소리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9.22 08: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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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욱 감독 “제주야구도 경쟁력 있다. 충분히 연계육성 통해 제주 야구 살릴 수 있어”
이영식 제주제일중 학부모 회장 “작년 제주고에서 7명의 제주제일중 선수들 받지 않아” 분통
감독·학부모 “제주고 해체는 곧 제주 야구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한 목소리 읍소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9월 21일 오전 화성 드림파크 주니어 야구장. 
화순고와의 경기를 준비하는 제주제일중 유병욱 감독과 학부모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제주고의 해체문제로 제주도 야구계 전체가 어수선하기 때문이다. 

 

 

제주제일중 유병욱 감독 "제주고 야구부 살려야 한다"

 

 

화성 야구장에서 직접 만난 유병욱 감독은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하면서도 근심을 거두지 않았다. 안 감독은 작년 제일중에 부임한 감독이다. 그 이전까지는 제주 초에서 오랜 기간 선수들을 지도했다. 

최근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 유 감독은 “섬 지역의 야구는 연계육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제주고가 육지 선수들을 많이 받다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 나도 제주도 초등학교에서 10년을 근무했고, 최근 7년간은 계속 제주 제일중으로 선수들이 진학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제일중 선수들이 제주고로 진학을 못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작년에 처음 제주 제일중에 부임했을 때 3학년이 달랑 2명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제주고의 일은 곧 우리의 일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유 감독은 제주고가 해체된다면 제일중에도 엄청난 타격이 있다고 항변한다. 그는 “우리에게도 엄청난 타격이다. 조금 열악한 부분이 있지만, 애들은 부모님 곁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충분히 운동 여건도 괜찮다. 교육청의 지원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제일중에는 2명의 3학년이 있다. 김태양과 양유준이다. 김태양은 이날 홀로 2루타 3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 두 명도 모두 제주고로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유 감독은 “두 명 모두 전혀 빠지지 않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뿐만 아니다. 앞으로도 방향만 잡아주시면 우리 일중 선수들은 모두 제주고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나는 제주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심만 가져주시면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고로 진학을 희망하는 제주제일중 에이스 김태양

 

제주고의 일이 간절하기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제주 제일중 이영식 학부모 회장은 "선수 수급은 충분한 상태다. 작년에도 제주일중의 7명이 제주고로 진학하려고 했다. 그런데 작년 이맘때쯤 제주고에서 모두 받지 않겠다고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그 7명이 전원 육지로 나갔다. 7명이 만약 올해 제주고에 진학했다면 전력이 훨씬 좋아지지 않았겠는가. 이미 작년부터 해체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초·중의 학부모들에게도 제주고의 해체 문제는 중요하다. 공동으로 여러 가지 의견을 공유하고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조만간 학부모들의 기자회견도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 감독과 이 학부모회장은 “제주고가 해체되면 중학교도 위험해 질 수 있다. 이것도 우리 일이 될 수가 있다.”고 입을 모른다. 섬 지역 특성상 연계육성의 최종단계가 무너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부분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면 나머지 팀들도 선수 부족으로 해체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제주제일중 1학년 유격수 강지헌

 

 

유 감독은 "제주도라는 지역에서 야구부를 운영하는 것은 상징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제주도의 야구가 마냥 약체인 것도 아니다. 제주 초등학교는 전국대회 우승도 하고 전국소년체전 메달을 따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제주고가 해체되어버리면 그 일이 곧 우리의 일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를 좌시하지 못하는 것. 많은 야구인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잘 해결되리라고 믿는다."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이 회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만약 고등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이 제주 제일중 쪽으로 진학을 시키겠는가. 그러면 당연히 제주제일중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제주 야구 전체의 존폐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아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제주제일중 학부모님들
경기장을 찾아와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제주제일중 학부모님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초·중·고가 모두 합심해서 연계육성의 틀을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최대한 좋은 선수들을 제주 상급학교로 진학시키고, 초중고의 많은 연습경기 플랜 등을 통해서 제주도 야구를 부흥시킬 것이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오직 외부의 관심뿐이다.”라며 거듭 제주고 야구부의 해체 문제가 잘 해결되길 기원했다. 

이 회장 또한 “고교 학부모님들이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회견 이전까지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조속한 해결을 기원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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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 2019-09-23 12:25:14
제주도에도 서울히어로즈 같은 프로야구단 하나 만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