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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2차지명 대혼전? ‘각성’ 송명기 vs ‘유지’ 노시환 vs ‘부활’ 최현일
[청룡기] 2차지명 대혼전? ‘각성’ 송명기 vs ‘유지’ 노시환 vs ‘부활’ 최현일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18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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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기 11이닝 무실점, 최현일 7.2이닝 무실점, 노시환 2안타 3타점 맹활약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어느 대회나 드래프트를 뒤흔들 태풍의 눈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난 황금사자기에서는(3학년 선수 중에서만...) 대표적인 선수가 ‘김창평’이었다. 김창평은 유격수 랭킹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며 스스로를 유격수 랭킹 No.1로 만들어놓았다. 이번 제 73회 청룡기에서도 여지없이 평가를 뒤집어놓는 태풍의 눈이 등장했다. 바로 장충고 송명기가 그 주인공이다. 장충고 송명기는 변함없는 클래스를 뽐내는 야수 최대어 노시환, 그리고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는 최현일과 함께 2차지명 판도를 바꿀 후보로 등장했다.

 

1. ‘각성’ 파이어볼러 송명기 - Max148km/h + 140km/h의 고속 슬라이더로 센세이션

 

이번 대회 최고의 센세이션 송명기

 

이번 73회 청룡기 최고의 히트상품은 단연 송명기다.

현재까지(7.17일 기준) 그 어떤 선수도 송명기가 보여준 임팩트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모든 투수 중 이닝 1위, 삼진1위, 방어율 1위가 송명기다. 정확하게 11이닝을 던져서 방어율 ‘0’다. 삼진 12개는 덤이다. 1승 2세이브로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무엇보다 청주고전 2-0으로 앞선 무사 12루에 등판, 부산고전 0-0이던 4회 무사 12루에 등판해서 모두 잘 막아냈다는 것이 놀랍다.

송명기는 이번 1차지명 대상자에서 탈락했다. 청소년대표팀에도 탈락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약이 된 모양세다. 마음을 비운 송명기는 ‘각성’ 그 자체다.  스피드도 훌륭하고 기록도 훌륭하다. 김기훈, 원태인 등(서준원, 박주성 등판 안함) 1차지명 대상자를 모두 포함해도 Max 148km/h 이상을 찍은 투수는 딱 2명... 장지수와 송명기 뿐이다. 슬라이더는 더 엄청나다. 부산고전(7.17)에서 슬라이더는 공식 140km/h가 나왔고, 프로 스카우터의 스피드건에는 딱 1개 142km/h가 찍혔다. 

 

 

이번 등판한 3경기(충암고전, 청주고전, 부산고전) 모두 Max 148km/h가 찍혔기에 이번 대회 최고 구속은 148km/h에 평 속은 145km/h, 슬라이더 최고구속 140km/h 정도로 보는 게 합당하다(참고로 140km/h 이상의 슬라이더는 청주고전에서 1개, 부산고전에서 4개가 기록되었다)

송명기가 변한 것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변화구다. 송명기는 슬라이더의 낮은 구속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 슬라이더 구속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각은 전보다 작아졌지만 속도가 엄청나게 늘었다. 본인 스스로 "너무 신기해요"라고 말할 정도다.  두 번째는 새로운 구종의 추가다. 포크볼(스플리터성)이 추가되었다. 많이 던지지는 않지만 실전에서 활용하는 구종의 추가는 긍정적이다. 세 번째는 체중을 불렸다. 94kg이었던 체중을 98kg까지 불렸다. 공이 조금 더 묵직해졌다. 이번 대회 아직까지 단 1개의 장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프로급의 엄청난 하드웨어(192cm/98kg)에 대회 최고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빼어난 성적까지 거두면 프로 스카우터들의 두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즉시전력감인 이대은을 사실상 확정한 분위기인 kt를 제외하고 삼성, 한화, 넥센 등 앞선 순번을 갖고 있는 팀들은 송명기때문에 기존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송명기가 나오자 각 팀 스카우터들은 스피드건을 들이대며 그의 투구 하나하나의 의견을 교환하며 설왕설레했다. 하드웨어 좋고 유연한데다 어리기까지한 고교 최고급의 강속구 투수를 그냥 지나칠 배짱 좋은 팀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 ‘유지’ 대회 최고의 3루수 노시환 - 원태인 상대로 적시타 등 여전한 맹활약

 

2차지명 야수랭킹 공식 No.1 경남고 3루수 노시환

 

사실 노시환은 이번 대회로 평가가 바뀌었다는 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노시환은 서준원이라는 거물이 없었다면 별다른 무리 없이 1차지명이 되었을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부산지역에서 그는 최고 거포로 소문난 선수이고 중학교에서도 랭킹 1위급의 야수였다. 올해도 성적은 여전히 좋다. 노시환은 지난 후반기 부산권 주말리그에서 18타수 12안타 0.667로 타격상을 받았고 3개의 홈런을 때려내 홈런상과 함께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타율 또한 57타수 25안타에 타율이 무려 0.439이다.

지난 15일 경북고와의 32강전은 자신의 타율이 결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님을 제대로 증명했다. 원태인과 맞닥뜨린 6회 1사 만루찬스에서 2타점 좌전적시타를 때려냈다. 승기를 경남고로 끌어오는 소중한 안타였다. 7회에는 중견수 쪽에 큼지막한 홈런성 2루타를 때려내며 1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타수 2안타 3타점 … 그가 첫 대회에서 보여준 임팩트는 꽤나 강렬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투수’ 외에는 내야 수비 쪽에서는 3루수만을 봐온 선수다. 본인 스스로는 “중학교 때부터 3루수를 하다보니까 계속 3루수를 하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절대 공을 무서워하지 않고 어깨도 괜찮은 편이라고 쑥스럽게 스스로의 장점을 소개한다. 그는 현재 야수 쪽에서는 최대어다. 일단 장타력을 갖고 있는 야수(2루,3루,유격수)가 거의 없다. 나무자체가 고교생의 근력으로 홈런을 때려내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1차지명 된 변우혁을 제외하면 우타자 - 노시환, 좌타자 - 박주홍 정도가 올시즌 최고 거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노시환의 볼 삼비 관련해서 많은 의문이 나오고 있다. 해마다 볼넷은 감소하고 삼진은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시환은 스스로 그런 부분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한다. 

그는 “솔직히 경상권에서 포볼을 나가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 타선이 좋기도 하고 전력도 좋은 편이라 승패에 크게 좌지우지될 필요가 없다. 내 스스로 좀 더 많은 장타욕심이 있어서 최대한 방망이를 내려고 하는 것이다. 다만 전국대회는 지역대회와는 다르다.  꼭 이겨야 하는 만큼 타격의 컨셉을 완전 바꾼다” 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경기로 증명했다. 첫 타석에서는 차분하게 포볼을 골라나갔고 원태인과의 승부에서는 최대한 많은 공을 커트해내며 끈질기게 버티다가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노시환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경남고 소속이다. 광주일고가 탈락한 가운데에서 우승후보 0순위다. MVP는 우승팀에서만 나오는 훈장이다. 노시환의 가능성이 현재는 가장 높다. 거기다가 지금까지 3년 동안 보여준 것은 압도적으로 노시환이 많다. 당연히 야수 자원이 급한 팀에서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자원이다. 야수중 유일하게 2차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후보가 바로 노시환이다. 

 

3. ‘부활’ 원조 에이스 최현일 - Max 147km/h, 7.2이닝 무실점 투로 존재감 회복

 

'부활' 서울고 원조 에이스 최현일

 

지난 전주고와의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최현일은 의기소침해있었다. 올 시즌 본인의 부진한 투구 때문이다. “올해 내가 너무 못해서 지명이고 뭐고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청룡기는 어쩌면 그에게 부활의 장이 될지 모른다. 서울고가 32강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대회 7.1이닝 무실점에 3피안타로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7월 11일 전주고전에서 최현일이 보여준 최고 구속은 147km/h다. 여기에 무엇보다 변화구가 좋아졌다. 그는 이번 대회 118~120km/h 사이의 커브와 128~130km/h 정도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런데 이번 대회 슬라이더가 많이 좋아졌다. 본인은 경기 후에도 “아직 저는 원 피치 투수인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라고 말한바 있다.

최현일이 올 시즌 안 좋았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변화구의 구질이 너무 좋지 않다는 점, 팔이 좋았을 때에 비해 사이드암정도까지 계속 내려오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제구가 안 좋아서 상대적으로 공이 높다는 점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변화구와 제구라는 부분에서 확실히 주말리그보다 나아졌다.

 

 

최현일은 원조 대어다. 이름값만 따진다면 이 세 명 중 최현일이 가장 위다. 1점대가 수두룩한 고교야구에서 약 20이닝을 던지고 5.40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음에도 LG트윈스가 1차지명으로 고려할 정도라면 그의 이름값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 그가 변화구와 스피드에서 모두 이번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향후 2차지명 판도에서 그 또한 상위지명을 두고 다투게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다만 페이스가 올라온 최현일의 모습을 자주 보기 쉽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주말리그는 이미 끝났다. 거기다가 서울고는 황금사자기기와 청룡기에서 각각 64강, 32강에서 탈락할 정도로 팀 성적이 좋지않아 잘못하면 ‘최현일 쇼케이스’ 는 전국대회에의 한 두경기로 끝나버릴 수 있다.

 

사실 청룡기의 결과만으로 섣부른 판단은 매우 이르다. 9월 드래프트까지는 약 두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각기 다른 강점들이 있는 선수인 만큼 남은 시즌동안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얼마던지 지명순위는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세 명은 올해 9월에 열리는 2차지명의 전체적인 틀을 좌지우지하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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