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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폭염속 명승부’ 장충고, 우승후보 야탑고 꺾고 천신만고 끝 4강진출
[청룡기] ‘폭염속 명승부’ 장충고, 우승후보 야탑고 꺾고 천신만고 끝 4강진출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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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넘는 폭염 속 명승부 … 송명기·박주홍·안인산·김현수 등 특급선수들의 향연

장충고등학교(이하 장충고)가 야탑고등학교(이하 야탑고)를 5시간의 혈투 끝에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35도의 폭염 속 무려 5시간이 넘어가는 혈전이었다.  

이번 대회 Top2안에 들어가는 명승부였다. 그러나 11회 승부치기에서 조금 더 집중력을 발휘하며 4점을 취득한 장충고가 특급 에이스 안인산이 버틴 야탑고에 11-7로 간신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안인산에게 11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김병휘

 

이날 경기는 명성만큼이나 볼거리도 많은 승부였다. 송명기(192/98, 우좌, 3학년), 안인산(180/90, 우우, 2학년), 박주홍(188/91, 좌좌, 2학년), 김현수(183/85, 우우, 3학년) 등 프로야구에 들어가 활약할 특급선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모든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클래스)을 과시하며 야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날 경기 야탑고는 박명현(193/75,우우, 2학년)이, 장충고는 이석제(184/90, 좌좌, 3학년)가 선발로 나섰다. 경기의 기선제압은 장충고가 먼저 했다. 1회에 2학년 거포 박주홍의 장쾌한 투런홈런이 터졌다. 박주홍은 카운트 1볼에서 박명환의 한 복판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펜스를 크게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고교야구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홈런이었다. 

 

강한 햇살 속에서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 박주홍

 

박주홍의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장충은 상대의 실책을 편승한 연속안타로 1회 4점을 선취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 야탑고도 그냥 물러나지 않았다. 야탑고의 5번 타자 안인산이 이석제를 상대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를 미궁 속으로 빠뜨렸다. 

야탑이 따라오자 장충고가 도망갔다. 장충고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4회 1사 2루 상황에서 야탑 김성용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4번 이영운(188/95, 우우, 3학년)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김현수와 승부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몸쪽 공을 노리고 있었다"... 5번타자 김현수의 좌익수 선상 2루타

 

그러나 김현수는 좌측 선상의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며 고의사구가 실수였음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몸쪽공을 노리고 있다가 최대한 허리를 빠르게 돌려서 선상을 뚫어낸 멋진 안타였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장충고의 5번타자이자 마운드를 지키는 에이스 김현수가 급작스러운 허리 근육통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다. 장충고는 김연준(190/95, 우우, 3학년)을 마운드에 올리며 급한 불을 껐으나 팀의 5번타자이자 에이스인 김현수가 빠짐으로 인해서 전력의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타순과 마운드에서 큰 공백이 생김에 따라 장충고의 경기 관점은 딱 한가지. 언제 송명기를 투입해서 어떻게 막아낼까 였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5회 점수가 나지 않으면 송명기를 쓰겠다고 벤치에 의도를 전달했고, 6회초부터 송명기가 등장했다.

 

장충고의 마지막보루 송명기 등장

 

이번대회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송명기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올라오자마자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자 야탑도 맞불을 놓았다. 2학년생 최고의 투수 안인산을 마운드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경기전 “최대한 전력을 아끼고 이기겠다”는 양 팀 사령탑의 공언이 공염불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그 뒤부터 안인산과 송명기의 숨막 히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송명기기 3이닝동안 무려 6K를 잡아내며 분전하자 박주홍이 선배의 역투에 홈런으로 화답했다.  박주홍은 동년배 라이벌 안인산을 상대로 카운트 1볼에서 낮은 직구를 걷어 올려 목동야구장 우측펜스 끝머리에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꽂아넣었다. 이번 대회 첫 멀티홈런이자 황금사자기 포함 2018년도 전국대회 멀티홈런도 박주홍이 유일하다.  

 

야탑고의 마지막 보루 안인산 등장... 양 팀 에이스 정면 충돌

 

기세가 꺾인 야탑은 이대로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러나 포수 최성훈(176/85, 우우, 3학년)의 실책이 야탑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9회 포수 최성훈의 아쉬운 블로킹 실수로 선두타자 이주형(187/90, 좌좌, 1학년) 스트라이트 낫아웃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이어진 2사 1-2루의 찬스. 딱 57개를 투구한 송명기는 60개를 넘어가면 결승전에 나올 수 없기에 딱 3개로 이번 이닝을 끝내고자 했다. 4번타자 김성진(181/95, 우우, 3학년)을 앞에두고 공이 3개 남은 상황. 첫구가 스트라이크, 2구가 스트라이크가 꽂히며 마지막 공 한 개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에서 60구째 송명기의 슬라이더가 또다시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되며 1점이 들어오고 2사 23루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해결사는 안인산이었다. 안인산은 카운트 2볼에서 송명기의 직구를 노려쳐서 중견수 이후석(181/78, 우우, 3학년)의 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2루타를 작렬시키며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송명기에게 극적인 동점 2루타를 뽑아내는 안인산

 

이때부터는 승부치기 돌입이었다. 양 팀 투수들은 에이스 답게 승부치기에서도 팽팽했다. 연장 10회에서 안인산이 보크로 1실점을, 송명기가 밀어내기로 1실점을 했지만 잘 버텨냈다. 11회에 안인산이 먼저 무너졌다. 김병휘는 1사 23루 상황에서 안인산의 직구를 밀어쳐서 2루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결승 안타를 뽑아냈다. 

김병휘에 이어 엄정호(176/74, 우우, 3학년)와 최성훈이 계속적으로 안타를 뽑아내며 안인산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1회부터 타자와 야수로 뛰고 마운드에서 70구가 넘는 투구를 한 안인산의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11회에만 4점을 획득한 장충고는 송명기가 마지막 힘을 냈다. 송명기는 11회말 무사 12루의 승부치기 상황에서 김성진, 안인산 등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5시간이 넘는 폭염 속 명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장충고는 비록 승리하기는 했지만 상처뿐인 영광 다름 아니었다.  일단 장충고의 전가의 보도이자 에이스 송명기의 청룡기는 끝이 났다. 준결승전 김기훈의 광주동성고와의 경기에서 송명기는 쓸 수 없다. 거기다가 김현수가 허리 근육통으로 빠져 다음경기에 나올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여러모로 불리한 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 후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하는 장충고 선수들

 

경기 후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출혈이 너무 크다. 경기는 이겨야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현수의 상태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 큰 부상이 아니라 근육통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데 경기가 내일 모레라는 점이 걱정이다. 최대한 경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보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부상으로 경기에 빠졌던 김현수는 선수 대기실에서 몸을 풀며 “다음 경기부터 죽어도 나갈 것이다. 명기가 너무 잘해줬지만 명기 이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장충고는 22(일) 오후 3시 광주동성고와 결승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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