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3 13:11 (화)
[청룡기] 포철고 조일현, '만화 같은 활약' 으로 팀을 전국대회 결승으로 이끌다
[청룡기] 포철고 조일현, '만화 같은 활약' 으로 팀을 전국대회 결승으로 이끌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3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번타자로 3타수 2안타 2득점 … 마운드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 견인

이날은 말 그대로 '조일현 Day'였다. 

조일현(181/81, 좌좌, 외야수, 3학년)이 북치고 장구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조일현이 있었고 타선에서도, 수비에서도, 마운드에서도 팀의 마지막 보루는 조일현이었다.

1회 초 그가 포볼로 출루한 후 선취점을 뽑았다. 팀이 3-2로 쫓기자 그는 또다시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4-2로 도망가는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날 팀은 이준, 이희윤, 이형빈 등 주축투수들이 모두 투구수 제한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다.

 

포철고등학교 3학년 조일현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되자 김영직 감독은 마운드 위에 조일현을 호출했다. 모두가 놀라는 장면이었다. 고교시절 첫 등판을 전국대회 4강전에서 하게 된 것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았지만 그는 침착했다. 첫 공식경기 마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4이닝동안 고작 49개의 투구 수만을 기록하며 2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마산용마고의 강타선을 막아냈다. 

 

마운드위에서 위기를 넘기고 환호하고 있는 조일현

 

그는 중학교때 까지는 투수였다. "투수를 해본 경험이 있기때문에 쉽게 맞을 것이라고는 스스로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오랜만에 마운드에 선 소감을 밝혔다. 비록 130km/h도 채 나오지 않는 스피드였지만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돋보였다. 그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4가지 구종을 던지고 그중에서도 직구와 체인지업에 가장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이날도 그의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10회말 1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마운드에 서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당당했다. “맞아도 후회없이 자신있게 던진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서 있었다” 라고 웃으며 말했다. 

인터뷰 중간에 코치와 진한 포옹을 나누며 다시 한번 ‘후회 없이’ 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후회없이 싸우고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공을 맞추는 능력은 정평이 나 있는 포철고의 리드오프 조일현

 

사실 이번 청룡기에서는 조일현이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살짝 부진한 감이 있었다. 

그 또한 이를 인정했다. “지금까지 욕심이 좀 많았었던 것 같다. 어제 경기도 복기해봤는데 내 욕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 애들이 전부다 잘해주고 있으니까 욕심버리고 팀을 위해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도 한때는 투수를 희망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국내 최고의 중견수가 목표다. 그는 소위 말하는 5툴플레이어다. 일단 빠르다. 방망이에 공을 맞추는 능력은 이미 전국구급으로 증명이 되어있다. 

리드오프 답게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역시 출루다. 거기다가 리틀야구 때는 왼손잡이임에도 불구하고 유격수를 봤었기 때문에 굴러오는 공을 포구하는 것과 어깨에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황금사자기 32강 성남고와의 경기에서 아쉬운 주루 실수로 경기를 내 준 것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애들한테 너무 미안했다”라며 당시의 아픈 기억을 곱씹는 조일현. 그러면서 이번 청룡기를 겨냥해서 선수들과 이를 앙다물고 죽도록 운동했다고 덧붙인다.

 

추가 득점에 성공하는 조일현

 

그는 아직 고교시절에 우승이 한번도 없다. 그리고 팀에서 내일 던질 투수도 없다. 인원도 적다. 경험도 없다. 여러모로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절대 기죽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올라온 만큼 1번타자로서, 그리고 중견수로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후회없는 경기 하고싶다”

생애 첫 우승을 정조준하며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는 조일현의 눈빛은 이미 청룡기의 패권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었다. 과연 그가 고교시절 마지막  목표인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내고 그림 같은 언더독의 반란을 완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