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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27명의 기적 ’ 포항제철고, 마산용마고 꺾고 개교 이래 첫 청룡기 결승진출
[청룡기] ‘27명의 기적 ’ 포항제철고, 마산용마고 꺾고 개교 이래 첫 청룡기 결승진출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3 15: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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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고, 창단이래 첫 전국대회 결승 진출 … 총원 27명으로 일궈낸 언더독의 반란

포항제철고(이하 포철고)가 전날 거함 경남고를 물리치고 4강에 올라온 마산용마고(이하 용마고)를 꺾고 기적의 결승진출을 일궈냈다. 고작 27명의 인원으로 일궈낸 끈기와 집념의 승리였다. 포철고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전국대회 결승에 올라가본 적이 없다. 2015년 청룡기 4강에 올랐던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포항제철고등학교, 개교 이래 사상 첫 청룡기 결승진출

 

포철고는 이번 대회 태풍의 눈이었다. 비록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지만 1~3학년까지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투입되다 시피하며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고 결국은 승부치기 끝에 마산용마고를 5-4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양팀의 투수들의 8강의 혈투 끝에 모두 고갈된 가운데 용마고는 이기용(177/80, 좌좌, 1학년)을,  포철고는 윤찬(179/83, 우우, 2학년)을 각각 선발로 기용했다. 기선은 포철고가 제압했다. 포철고는 1회 조일현의 포볼에 이은 3번 최인후의 중전적시타로 가볍게 1점을 선취했다. 

 

포철고의 선발투수 윤찬

 

1회말에는 프로야구에서도 보기힘든 트리플플레이가 나왔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NC다이노스에 1차지명을 받은 3번타자 박수현(182/83, 우우, 3학년)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 카운트 2-3에서 런앤히트가 걸렸고 박수현이 힘있게 타격한 볼이 2루수 직선타가 되며 두명의 주자가 모두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트리플플레이로 기세가 오른 포철고는 4회에 추가점을 뽑았드. 김동규(185/77, 우우, 3학년)의 4구에 이어 정재흠(180/77, 우좌, 2학년)이 2루실책으로 출루했다. 여기에서 김정현(179/79, 우좌, 3학년)의 2타점 우전적시타가 터지며 초반에 3-0으로 앞서나갔다. 

 

이날 4안타를 몰아치며 팀 타선을 이끌어나간 홍성진

 

그러나 마산용마고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4회말 바로 반격을 시작했다. 박수현의 안타와 김현우(179/90, 우우, 3학년)의 좌중간 2루타,  5번타자 강태경(171/87, 좌좌, 2학년)의 안타,  홍성진(181/82, 우좌, 3학년)의 안타가 연속으로 터지며 2점을 만회했다. 경기가 시소게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5회에는 포철고 1번타자 조일현(181/81, 좌좌, 3학년)의 안타와 조율(174/70, 우좌, 2학년)의 희생번트에 이은 김동규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으나 6회에 4번타자 김현우의 4구와 강태경의 우중간의 안타와 폭투에 이은 무사 23루의 찬스에서 홍성진이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이날 홍성진은 무려 4안타를 때렸다)

 

마산용마고로 흐름을 가져오는 이기용의 예상밖 호투

 

그리고 이때부터 흐름은 마산용마고 쪽으로 흘러갔다.

특히 1학년 선발 투수 이기용의 호투가 흐름을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비록 4실점을 하기는 햇지만 이기용은 105개의 한계투구수를 모두 채우는 역투를 하며 28타자를 맞아 5피안타 5사사구 4실점으로 기대이상의 호투를 보여주었다. 

이기용이 홀로 6회까지 마운드를 이끌어주자 김성훈 용마고 감독은 이충희(188/90, 우우, 3학년), 권태우(180/83, 좌좌, 2학년) 등을 투입하며 포철고를 압도했다. 윤찬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1학년 노승제가 흔들리자 투수가 없어 위기에 몰린 포철고는 급기야 중견수를 보던 조일현을 투수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야수가 마운드로... 조일현의 맹활약

 

조일현은 중학교때까지 투수를 하기는 했지만 고교 입학 후 단 한번도 정식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적이 없다.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김영직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 

팀의 1번 타자이자 중견수로 투입되었다가 마운드에 오른 조일현은 빠른 공은 아니지만 절묘한 제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앞세워 마산용마고 타자들을 막아나갔다. 

용마고는 7회, 8회, 9회 매회 주자가 나가며 포철고를 압박했지만 마지막 한방이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10회말 1사만루 찬스에서 아쉬운 병살타를 치고마는 마산용마고의 윤성주

 

연장 승부치기에서는 극적으로 승부가 갈렸다. 10회 초 포철고 공격 1사 만루상황에서 김정현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대로 찬스가 무산되는 가 했다. 그만큼 권태우의 공은 위력적이었다. 조하선(173/75, 우우, 2학년) 또한 볼카운트가 1-2까지 몰려서 이대로 쉽게 물러 나는가 했으나 갑작스럽게 권태우의 제구가 흔들리며 사구로 이어져 밀어내기로 1점을 획득했다.

10회말은 더욱 극적이었다. 포철고와 마찬가지로 맞은 1사 만루 찬스에서 7번타자 3루수 윤성주(176/98, 우우, 3학년)의 강한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갔고 그것이 5-4-3으로 이어지는 끝내기 병살타로 이어지며 포철고가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이다. 

 

경기를 마무리 짓고 환호하는 포철고 선수들

 

포철고의 조일현은 1번 타자로서도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고 마운드에서는 4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보여 포철고를 결승으로 이끄는 투혼을 선보였다.  그밖에도 주장 정준영(188/90, 우우, 3학년)을 필두로 엔트리에 있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며 '원팀 원스피릿'의 진정한 진짜 고교야구 정신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한편 마산용마고는 1회에 트리플플레이 외에도 잘맞은 타구들이 계속적으로 정면으로 가는 등 여러 가지로 운이 따르지 않으며 아쉽게 결승 진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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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사랑 2018-07-23 19:31:42
정예투수들의 투구제한땜에
올라갈수록 더 재미는 없다
뭔가 바람직한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