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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우수투수상 광주동성고 잠수함 이제원, 그의 희생 투가 있었음에...
[청룡기] 우수투수상 광주동성고 잠수함 이제원, 그의 희생 투가 있었음에...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4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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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 0.2이닝 무실점 투 … 결승전 4이닝 2실점 승리투수 되며 우수투수상 수상

광주동성고의 가장 큰 공신은 역시 에이스 김기훈이다.

그는 투수로서도 타자로서도 발군의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어느 팀에 가도 숨은 공신이 있기 마련이다. 광주동성고에는 이제원(181/75, 우우, 3학년)이 대표적인 선수다. 그는 비록 김기훈의 역투에 가려져 있지만 4강전 장충고와의 경기에서 김기훈이 내려간 후 2/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선발등판을 해서 포철고의 강타선을 4이닝 2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광주동성고의 잠수함 이제원

 

빛이 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진 그의 희생 투가 있었음에 동성고가 우승할 수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제원이 우수 투수상을 받게 된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했다.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나의 인생에서 가장 큰 우승 경험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동성고의 전략을 이야기할 때 오직 ‘김기훈만 공략하면’ 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그 등식이 성립되지 않았던 것은 이제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스피드가 많이 나지 않는 투수이기 때문에 변화구도 잘 던져야하고 제구력도 당연히 잘 되어야 해서 집중을 많이 했는데 오늘 직구스피드가 평소보다 훨씬 잘 나왔고 코너워크도 훨씬 잘 된것 같다” 라고 말한다.

 

청룡기 우수투수상을 수상한 이제원

 

이제원은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투심을 쓴다. 가장 자신있는 구종도 2가지이다. 이제원은 완전한 잠수함이다. 밑에서 위로 공이 솟구쳐 오른다. 그러다보니 공이 굉장히 지저분하다. 그 스스로도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제구력'과 지저분하고 우타자들이 치기 힘든 변화무쌍한 볼 끝을 이야기한다. 

그의 롤모델은 독특하게도 삼성라이온즈의 3루수 이원석이다. 단지 스타일을 닮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야구를 하는 모습이나 인성, 스타일 등 이 너무 멋있단다. 그러면서 자신의 투구 스타일은 프로에서도 흔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확고한 스타일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우수투수상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이제원

 

그에게 지난 22일 장충고와의 4강전에 대해서 물었다. 어찌보면 미리보는 결승전이라고 말할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기때문이다. 이제원은 4-2로 앞선 9회말 1아웃 2볼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1타자를 포볼로 내주기는 했지만 무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당시 장충고 타자들이 계속 배트가 나오질 않아서 계속 스트라이크를 넣을려고 노력했다.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던 것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당시의 절박했던 경기를 회고한다.

그는 장래에 대학을 생각하고 있었다. 프로는 좀 힘들 것 같다는 냉정한 판단을 스스로에게 내리고 일단 대학에서 기량을 연마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직 나의 인생게임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대학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덕담을 건네며 조심스럽게 오늘 경기가 ‘인생게임’이 맞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의 인생게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멋있는 진짜 인생게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나는 지금보다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느니 계속 지켜봐달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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