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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 한화이글스 송진우 코치에게 '아마야구'의 길을 묻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 한화이글스 송진우 코치에게 '아마야구'의 길을 묻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7 02: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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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빨라지기 위해서 멀리 던지기가 중요" … 프로 입성위해서는 상대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강한 멘탈 필수

송진우 現 한화 이글스코치는 한국프로야구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이다. 대학 4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문에 프로 데뷔를 1년 더 미룬 송 코치는 1989년 데뷔해 통산 21년간 672경기에서 210승153패 103세이브 17홀드를 기록했다. 210승도 엄청난데 103세이브를 했으니 입이 떡 벌어진다. 꾸준히 선발로만 등판했다면 300승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송진우 코치 현역시절(출처 : 인터넷 포털사이트)

 

송진우 코치도 어린 시절에는 빠른 공과 훌륭한 소질을 지니고 있는 투수였다. 그러나 그는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잃어버리고도 마술 같은 제구력과 현란한 변화구로 제 2의 전성기를 열어젖히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프로 입단 후 큰 부상 없이 없었던 송 코치는 술·담배를 멀리하는 등 철저한 몸 관리로 프로 21년차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이런 업적이 단지 타고난 소질때문이 아니라 철저한 노력과 프로정신이 결집되어 발현된 것으로 평가받는 것도 그래서다.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어린 선수들이 가장 롤 모델로 삼아야할 선수는 바로 송진우 코치인지도 모른다. 송 코치는 현재 일선에서 프로선수들을 지도하며 한화이글스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현역시절에도, 지도자로서도 피칭에 관해서는 전문가인 그를 만나 어린 투수들이 앞으로 걸어가야할 할 방향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1. "세광고 시절 황금사자기 우승~ 늘 찾아가보고 싶은데 마음만 있어..”

증평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송진우는 언제나 팀의 에이스였다. 세광고 2학년 시절 2학년 황금사자기 우승 때는 거의 혼자 완투를 했었다며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이날 모교인 세광고는 청룡기에서 우승후보 덕수고를 격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아까 보니까 이기고 있던데요?”라고 말하며 사람 좋게 웃는 송진우 코치. 늘 한번 찾아가보고 싶으면서도 워낙 치열한 승부의 현장에 있는 탓에 “마음만 있다”는 그는 kt위즈 파크 에서도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kt위즈파크에서 만난 한화이글스 송진우 코치

 

Q) 올해 한화 이글스의 성적이 너무 좋은 것 같다.

A)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고 하고 팬들도 야구장 찾아서 응원 많이 해주시다보니까 잘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여러 사람들의 뜻이 한 곳에 모이다보니까 올해 생각보다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Q) 한화 이글스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A) 은퇴한 한화 이글스 출신들이 그동안 팀이 부진했던 것을 만회하자는 마음으로 의기투합을 하게 되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사실 내가 오기 이전에는 2군 출신 보다는 외부에서 영입을 많이 했다. 하지만 구단에서 기대하는 기대치에는 다소 부족한 면도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 이글스 출신들로 제대로 한번 팀을 꾸려서 만들어나가보자는 제의를 받고 나 또한 매력을 느껴 동참하게 되었다.

 

은퇴식때 마운드에 키스하고 있는 송진우(출처 : 한화이글스)

 

Q) 갑자기 문득 코치님의 세광고 재학시절 때는 성적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A)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우리 학교가 야구를 나름 잘 했다(웃음). 내가 고교 2학년 때 황금사자기 우승을 했었고, 3학년 때 대통령배 준우승을 했었다.

 

Q) 가끔씩 코치님 모교도 찾아가고 하시는가.

A) 사실 찾아가보고 싶은데 프로야구 일정으로 전국각지를 떠돌다보니 솔직히 시간이 없다. 늘 항상 마음만 있다.

 

 

2. 고교야구 투수들에 대한 제언 …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와 멀리던지기”

최근 고교야구의 특징은 ‘스피드업’과 ‘벌크업’이다. 최근 고교 선수들이 야구에 대한 내적인 깊이보다 지나치게 보여주기식 스피드를 늘리는데 여념이 없고 프로 또한 지나치게 스피드에 경도되어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이에 대해 프로 일선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송진우 코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Q) 최근에 아마야구 투수들이 투구의 내적깊이보다 지나치게 스피드에만 집착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이는 투수를 선택할 때 스피드에 기반 한 드래프트가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A)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다. 솔직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운동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프로에 들어오는 것이 차후에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스피드는 그런 운동능력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내가 학생야구를 할 때는 야구부에서 그 선수의 운동능력 테스트를 하고 야구부로 뽑았었다. 최근에는 그런 것과는 동떨어지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 한해서 야구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그런 부분들이 이런 트렌드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Q) 코치님은 처음 입단한 고졸 입단 유망주 투수들을 보게 되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체크하시는지 궁금하다.

A) 어느 하나를 꼬집어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선수의 멘탈도 봐야하고 지구력도 봐야하고, 민첩성도 봐야 한다. 공만 빠르게 던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대처를 잘 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봐야한다. 거기다 프로의 기준으로 보면 공을 어느 정도 이상의 스피드로 던져야 하기 때문에 공을 잘 던질 수 있는 체격도 봐야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느린 볼, 특히 체인지업 류의 공을 많이 던지는 데 그 공의 브레이크가 얼마나 잘 들어가지도 체크해야 한다.

 

Q) 투수들은 단순한 직구의 스피드보다는 공 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러한 공의 회전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가.

A)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지도자마다 방법이 다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투수의 공의 회전력을 늘리고 공의 스피드가 빨라지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멀리던지기라고 생각한다. 공이 멀리가기 위해서는 공의 회전이 많아야한다. 멀리 던지는 연습을 기피하거나 소홀한 선수는 공이 빨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 선수라고 나는 생각한다(웃음). 가능하면 시즌 중에는 쉽지 않지만 비시즌 중에는 멀리던지기를 권장을 많이 하고 있다.

 

송진우 코치 현역시절 모습(출처 : 나무위키)

 

Q) 현역시절 제구의 마술사라고 불리셨다. 어린 선수들에게 제구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부탁한다.

A) 반복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태어날 때부터 제구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는 스피드에 의존하는 투구를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 지도자분들은 공을 많이 던지라고 주문을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공을 많이 던지면 어깨에 무리는 당연히 갈 수 밖에 없고, 공을 적게 던지면 반복연습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배가시키기는 어렵다. 나도 그 적정선을 조절하는 것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제구력은 손의 감각이다. 강하게 던지지 않더라고 꾸준하게 공을 만지면서 내가 스스로 느끼고 깨우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Q) 코치님은 지금도 몸매가 굉장히 슬림하시다. 그러나 최근 투수들은 체중을 많이 불리는 벌크업이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이런 투수들의 벌크업이 공의 스피드를 늘리고 공을 무겁게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인가.

A) 아무래도 가벼운 것보다는 무거운 것이 더 유리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나는 그러한 벌크업보다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몸의 민첩성과 공을 던지는 순간의 회전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단순히 몸을 불린다고 해서 공이 무거워지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신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Q) 프로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정글 같은 곳이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수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할 덕목을 꼭 한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을 꼽고 싶으신가.

A) 상대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멘 탈이다. 아마추어는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지만 프로는 2인자는 인정을 안 한다. 각 팀의 투수들이 보통 13명 정도의 엔트리가 있는데 자신들의 팀의 선수들끼리도 라이벌 의식을 가져야 하고, 어쨌든 상대를 싸우면 꼭 이긴다는 생각이 가장 큰 멘 탈의 기본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3. 프로 지도자 송진우가 바라보는 고교야구의 변혁 

2018년 고교야구는 대변혁의 시기를 걷고 있다. 본격적으로 투구수 제한이 본격화되었다. 올 시즌 말부터는 고교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 금지 및 겨울철 연습경기 금지 규칙도 본격 실행된다. 이러한 규칙들은 고교 야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반면 고교 선수들의 기량하락과 고교야구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과연 송진우 코치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을까.

 

 

Q) 올 시즌 초 고교야구에서 투구 수 제한이 처음 도입되었다. 코치님께서도 엄청 생소하실 것 같다. 코치님께서는 투구 수 제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A) 생각하는 것이 다 편차가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투구 수 제한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가 생긴 근간에는 아마추어 지도자분들이 욕심이 있어서 투수들을 많이 던지게 하다 보니 이런 제도가 나온 것이다. 지도자들의 정확한 판단만 있다면 투구 수 제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일본을 예로 들면 일본은 고시엔 대회가 여름과 가을 두 대회가 있는데 거의 모든 투수들이 완투를 다 한다. 하지만 그 선수들이 프로에 들어가서 부상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결국 지도자들이 투구 수를 얼마만큼 선수에 맞게끔 배당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프로에 들어올 때 부상을 입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보니 투구 수 제한을 두는 것 같은데 정답은 없다. 많이 던진다고 아픈 것도 아니고 적게 던진다고 몸이 강해지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 선수에 맞게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이 잘 조절 해줘야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한다.

 

Q) 코치님은 210승을 거두실 만큼 많이 던지면서도 부상이 없는 투수의 표본이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던지면서 부상이 없을 수 있는가. 그 비결이 궁금하다.

A) 일단 몸의 구조가 중요하고 생각자체도 중요하다. 나는 공을 던질 때 조금 긍정적으로 즐겁게 던졌다. 생각이 긍정적이면 부상이 적게 온다. 또 하나 나는 몸이 매우 유연한 편이었고 투구 폼도 꽤 부드러운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많이 던져도 회복이 빨리 되는 편이었던 것 같다. 부드러운 몸과 부드럽고 예쁜 투구 폼을 가지고 있으면 부상위험은 줄어들 수가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이 그 선수를 얼마만큼 관리를 해주느냐 인 것 같다.

 

 

Q) 올해부터 아마야구에서 해외전지훈련 금지 및 겨울철 연습경기 금지 법안이 본격 시행된다. 이로 인한 설왕설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코치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하다.

A) 사실 이 문제는 프로 지도자인 내가 언급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자율로 보장을 하게 되면 한두 군데가 전지훈련을 가게 되면 다른 고등학교들도 안갈 수가 없다. 이런 측면이 강제적인 금지를 하게 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몇 년 시행이 되다 보면 여러 가지 개선책이나 대안책이 나오지 않겠는가.

 

Q) 코치님은 처음 한화이글스에 신인 새내기 투수들을 보면 어떤 훈련을 가장 먼저 시키는지 궁금하다.

A) 모두가 다 그렇겠지만 나 또한 ‘기본기’를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한다. 나는 처음부터 선수들을 압박하는 타입이 아니다. 기본부터 차분하게 가르치면서 차츰 좋아지는 방향으로 유도를 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줄 수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래도 야구를 등한시하게 될 수 있다. 재미가 있으면 선수들이 알아서 열심히 연습하고 성장하게 된다. 따라서 최대한 재미있게 야구를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Q) 고교 선수들은 프로야구를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프로에 들어와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지 조언을 해달라.

A) 아마야구의 지도자분들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지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이나 상급학교의 진학이 아니라 프로에 와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기본기다. 기본기가 안 되어 있으면 실력 향상에 한계가 있다. 이 부분을 명심 또 명심했으면 한다. 

또 한 가지는 야구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너무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고 한발 한발 정진하는 것이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Q) 엄청난 폭염이다. 어린 선수들이 청룡기· 대통령배의 강행군에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야구계의 대선배로서 따뜻한 말 한마디 부탁드린다.

A) 날씨가 엄청나게 덥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야구할 날이 정말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는 것이다. 부상을 입으면 가족이나 개인에게 가슴 아픈 일이다. 부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하게 해주면서 경기할 때마다 즐기면서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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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춰 2018-07-30 13:18:28
아마야구의 지도자분들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지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데 동의할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