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19 16:01 (금)
[단독 인터뷰] 경북고 원태인 “대통령배 8강 이후 부터 등판 가능…팀원들 믿는다"
[단독 인터뷰] 경북고 원태인 “대통령배 8강 이후 부터 등판 가능…팀원들 믿는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8 2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많은 이닝 소화로 관리차원 대통령배 불참 예정이었으나 본인 의지로 번복 … “100% 아니더라도 최선 다해 던지겠다”

추적추적 엄청난 소나기가 내리는 목동야구장.

양팀 선수들은 하염없이 떨어지는 빗줄기를 앞에두고 삼삼오오 모여  경기 개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전제일고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경북고 원태인의 표정은 지난 청룡기 경남고전(7.15)에 비해 한창 밝아져있었다. 

사실 이번 대통령배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청룡기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배 불참 예정을 들어 알고 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덕 아웃에 밝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원태인을 보고 놀랍고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 즉석 인터뷰를 청했다. 

 

7월 28일 대통령배 첫날 목동구장에서 만난 경북고등학교 원태인

 

Q) 원태인 선수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어 너무 반갑다. 원래 대통령배에는 불참하기로 되어있지 않았나.

A) 맞다. 원래 계획은 그렇다. 우리 팀 (이준호)감독님께서 전반기, 후반기부터 시작해서 황금사자기, 청룡기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질 정도로 많이 던지면서 헌신해줬으니까 이제는 대표 팀도 있고 너의 미래도 있기 때문에 관리를 해주시겠다고 하셨다(원태인은 이번대회 이전까지 총 52이닝을 던졌다. 전국 최고급 이닝수다). 그러면서 청룡기까지만 던지고 대통령배는 쉬라고 하셨다. 그리고 청룡기 이후에는 강제적으로 2주 동안 전혀 공을 못 잡게 하셨다. 

그런데 내가 생각이 바뀌었다. 감독님께 만약 팀이 8강 이상에 올라가게 된다면 팀을 위해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감독님께 내가 말씀드렸다. 

기용은 감독님의 권한이다. 감독님께서는 내 몸이 빨리 올라오면 투입을 하고, 만일 몸이 제대로 안 올라오면 대표팀에 일정을 맞추겠다고 하시더라.

 

Q) 이번 시즌 많이 던지느라고 힘들텐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게 된 이유를 물어봐도 되나.

A) 이미 나의 대통령배 불참은 청룡기 이전부터 결정되어있었다. 우리 팀 애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청룡기에서 아쉽게 떨어지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무리 감독님과 팀의 배려라고 할지라도 한 대회를 통째로 쉰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불편하더라. 작년부터 내가 에이스를 맡고 있는데 내가 없다고 단정지어버리면 사기도 많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되었다.

다만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몸이 만들어져야 한다. 안 그러면 팀에 지난 경기 같이 피해를 줄 뿐이다. 그래서 애들에게 내가 밸런스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했다. 16강까지만 이겨주면 100%가 안 되더라도 8강, 4강, 결승 모두 몸이 부서지도록 던지겠다고 이야기했다. 최근까지 계속 쉰 게 있어서 100%의 상황에서 던질 수는 없겠지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열심히 던질 것이다.

 

비오는 7.28일 목동야구장

 

Q) 이번 대회 및 봉황기 참가결정에 팀원들이 고마워 할 것 같다.

A)사실 올 시즌 초에는 우리 팀 페이스가 안 좋아서 타이트한 경기가 많았다. 그럴 때 마다 내가 애들한테 “내가 막아줄 테니까 전혀 걱정하지말라”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경남고 전에는 내가 크게 무너져서 애들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니까 애들이 “오히려 우리가 더 고맙고 미안하다. 지금까지 네가 우리를 위해서 해준게 얼만데 이 한 경기가지고 미안하다고 하냐”라고 하더라. 그때 너무 고맙고 또 감동받았다.

 

Q) 그렇다면 이번 대회 경북고가 8강에 올라가기 이전까지는 절대 등판이 없는 것이 맞나.

A) 그렇다. 8강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등판이 없는 것이 맞다.

 

Q) 뼛조각 부상이야기도 들었었는데, 그 부분은 지금 어떠한가.

A) 사실 그 부분이 조금 와전된 것 같다. 뼛조각은 부상이라기보다 1학년 때부터 있었고 지금까지도 3년 동안 계속 달고 있는 운동선수로서 가져가야할 지병 같은 것이다. 그것 때문에 공을 못 던지는 것이 아니다. 

옛날에 간단한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번 했었는데 또 다시 뼛조각이 떨어졌다. 한 번씩 나도 모르게 통증이 왔다가 자리를 잡으면 없어졌다가 한다. 그나마 올해는 관리가 잘되어서 큰 통증 없이 던졌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관리를 잘 하라고 하시더라. 수술을 하거나 재활을 해야 하는 정도는 절대 아니다.

 

7월 15일 청룡기 32강 경남고전 씁쓸히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는 원태인

 

Q) 지난 대회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다. 청룡기 1회전 경남고와의 경기가 너무 안 좋았다. 나는 원태인이라는 선수가 그렇게 엊어맞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

A) 고교 시절 뿐만 아니라 야구를 하면서 처음이었다. 경고 대결이기도 했고 힘도 좀 많이 들어갔다. 불펜에서 팔을 풀 때 공이 꽤나 괜찮았었다. 그래서 욕심도 좀 났다. 경남이 우리 팀보다 전력이 한수 위니까 내가 잘 해야 한다는 생각도 좀 강했었던 것 같다. 제구가 처음으로 그렇게 흔들려봤다. 좀 당황스럽더라.

 

Q) 원태인은 경북고의 중심이다. 64강부터 총 3경기를 원태인이 없이 이겨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A) 지난 경기에서 내가 제일 못했다(웃음). 나 빼고 다 잘 던지더라. 올해 투수가 다 괜찮은 것 같다. 내가 애들을 믿고 벤치에서 더 많이 힘 북돋아주고 응원도 열심히 할 것이다.

 

Q) 경남과의 경기가 엄청 아쉬웠나 보다.

A) (노)시환이가 경기 끝나고 나한테 직구를 계속 던졌으면 못 쳤을 것 같았다고 하더라. 사실 나도 그날 직구에 꽤나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탈삼진 욕심이 있어서 마지막 승부구를 변화구로 갔었다. 시환이가 웃으면서 마침 변화구 와서 배트에 맞아줬다고 하면서 나를 위로해주더라. 처음 그렇게 맞아보니까 경험도 쌓인 것 같고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많이 배웠다.

 

"8강 이후부터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Q) 그렇다면 봉황대기는 출장을 하는 것인가.

A) 봉황대기는 일정이 맞으면 대표 팀에 합류하기 전 까지는 마무리로 던지게 될 것 같다. 대표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서 던질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 임하는 각오한마디 부탁한다.

A) 지난 대회에서 친한 친구 (김)기훈이가 우승했다. 내가 기훈이에게 전화해서 “1차지명 기 한번 살리자. 꼭 우승해라” 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기훈이가 고맙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내가 그 기를 받아서 한번 8강, 4강 올라가서 우승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팀 선수들을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