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이모저모] 대구고등학교 우승 축하연 그 뜨거운 현장을 가다
[대통령배 이모저모] 대구고등학교 우승 축하연 그 뜨거운 현장을 가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8.14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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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가제창·우승 뒷풀이로 PC방 등 고교야구 축하연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과연 고교야구 선수들의 우승 뒷풀이 현장은 어떠할까.

아직 술을 마시지 못하는 학생 선수들이기에 분명히 프로와는 또 다른 느낌 일 것이다. 본 지에서는 2018년 대통령배의 챔피언이 된 대구고등학교의 우승 뒷풀이 현장을 찾아가서 고교야구의 우승축하연 현장을 살짝 엿보기로 하였다.

 

대구고등학교 대통령배 우승 축하연

 

대구고는 목동야구장 근교의 호텔에서 묵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대회 기간에는 호텔생활을 한다. 대략적으로 선수들이 먹고 자고 숙소 생활을 하는데 하루에 최소 3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배창식 부장은 귀뜸 한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우승을 한 날 돈을 아끼기 위해서 방을 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배 부장은 선수들이 신나게 하루를 놀 수 있도록 무조건 14일 오후에 대구로 이동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회식중인 대구고 선수들

 

선수들이 우승축하연을 위해서 들른 곳은 목동 근교의 조그마한 고깃집이었다. 동문회에서 마련한 장소다. 비록 성인들이 하는 휘향찬란하고 푸짐한 회식 느낌은 아니었지만 뭔가 모를 정이 느껴지는 단란하고 흥겨운 자리였다. 흙 묻은 야구 복을 입은 채로 고기집에 둘러 앉은 선수들은 삼삼오오 집개를 들고 고기를 흡입(?)하기 바빴다. 고기 메뉴는 우삼겹. 폭염 속 3시간이 넘는 경기속에 배가 고팠을 선수들의 부지런한 젓가락질 속에 몇십인 분의 고기가 순식간에 뚝딱 없어졌다.

결승전 승리 투수 에이스 김주섭은 보기에도 작아 보이는 손바닥만한 앞치마를 둘러입고 앉았다. 대통령배의 영웅 옥준우는 아직도 그 환희가 가시지 않은 듯 코치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웃으며 식사를 즐겼다.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대구고 2학년 안방마님 현원회 또한 들뜨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람한 체격을 자랑하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 답게 식사를 마치자마자 휴대폰으로 지인, 가족,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 선수들도 다수 보였다. 

 

차민규 타격코치와 김태석 투수코치

 

김태석 투수코치, 차민규 코치 등을 비롯한 대구고 코칭스테프는 선수들과 함께 앉았다. 선수들과 늘 함께 동행하다보니 선수들과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코칭스테프는 맥주잔을 들며 이번 대회 수없이 고생했던 이야기들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차민규 타격 코치는 이번 대회 멋진 수비를 보인 것은 본인 덕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본인의 엄청난 펑 고 덕택에 선수들의 수비가 이정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맥주 한잔에 얼굴이 붉으스름 해진 김태석 코치는 투수파트답게 투수들을 칭찬한다(김태석 코치는 작년 11월 대구고에 부임을 했으며 술을 즐기지 않는다). 누가 나와도 제몫을 해주는 우리 투수들이 너무 기특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김 코치는 이승민에 대한 미안함을 술자리에서 토로했다. 각종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하면서도 결승에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앞섰다. 그러면서도 내년 시즌에는 꼭 그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손 감독은 경기 전 투수코치인 김태석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한바 있다. 대구고의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제구력과 좋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김 코치의 노고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앞치마를 입은 에이스 김주섭

 

김용달 KBO육성위원장은 매년 겨울마다 대구고등학교를 방문한다. 특별인스트럭터로 미래의 꿈나무들을 지도한다. 대구고에서 자비를 들여 김 코치를 초청해서 선수들의 타격실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손경호 감독은 “김용달 코치님의 노고가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인 타격으로 그 빛을 발한 것 같다”라며 김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실제로 김용달 코치는 경기 후에도 지속적으로 선수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하며 대구고 선수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가 이렇게 고교 선수들에게 애정을 쏟는 것 또한 드문일이 아닐 수 없다. 

다소 취기가 오른 김용달  코치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많이 늘었다”라며 선수들의 손을 맞잡았다. 대구고 총 동문회장은 김용달 코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김용달 코치님은 우리 대구고의 명예 졸업생”이라는 말로 김 코치의 노고를 치하했다(김용달 코치는 대광고등학교 출신으로 현재는 야구부가 없어졌다고 한다).

 

우승트로피주를 마시고 있는 손경호 감독

 

손경호 감독과 배창식 야구부 부장은 술잔을 받기 바빴다. 우승트로피에 한가득 맥주를 부어 마시는 소위 우승트로피주가 돌았다. 손경호 감독부터 시작해서 부장 휘하 동문회들이 다 같이 한번씩 돌아가면서 마시는 우승트로피주가 돌아가면 갈수록 축하연의 여흥은 높아져만 갔다. 

‘우승트로피주’가 한배씩 얼큰하게 돌아가고 어느덧 밤 12시가 넘어가는 야심한 시각. 손경호 감독이 선수들에게로 다가왔다. 손 감독은 3학년들을 다 불러 모았다. 그러면서 고생한 3학년 선수들의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선수들이 너무도 대견하고 기특하다며 선수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맞잡은 손 감독의 눈에는 선수, 아니 어린 제자들을 바라보는 애정이 가득했다.

 

기분 좋게 취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손경호 감독

 

자리를 파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수들과 총동문회가 함께하는 교가제창의 자리가 있었다. 동문회 회원들과 선수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대구고등학교의 교가를 불렀다(대구고는 공식 응원가로 교가를 쓰고 있다). 고교야구 우승 축하연 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서울 목동 근교의 고깃집은 대구고 선수들 및 동문회들의 교가소리로 가득찼다.

모든 자리가 끝난 후 주장 박영완에게 5만원짜리 몇 장이 쥐어졌다. 오늘 만큼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라는 지시였다.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투표가 벌어졌다. 투표에 오른 안건은 노래방 vs PC방이었다. 

결국 최종 낙찰은 PC방으로 결정되었고 선수들은 환호했다. 오늘만큼은 밤새도록 게임을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무한한 해방감에 선수들은 들떠있었다.

 

PC방으로 당첨.... 모든 연회를 끝마치고 환호하는 선수들

 

우승의 순간은 항상 달콤하다. 늘 승부의 현장에서 비교당하고 구르고 깨지면서 운동에 전념해온 그들은 이 한순간의 달콤함을 위해서 인생을 걸고 대부분의 시간을 바친다. 

그것이 아주 찰나의 순간임을 알고 있는 그들은 절대 이 환희와 기쁨, 그리고 들끈 기분을 놓지 않으려는 듯 웃고 또 웃고 끌어안으며 폭염보다 뜨거운 열정을 마음껏 분출했고 또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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