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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엘주홍? 내년 서울권 1차지명 강력후보’ … 장충고 박주홍
[유망주리포트] ‘엘주홍? 내년 서울권 1차지명 강력후보’ … 장충고 박주홍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1.07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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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최고의 홈런타자 … 2017 추계리그·2018 후기 주말리그·청룡기 홈런왕

9회초 8-6으로 앞서고 있는 마지막 수비. 1사 12루 상황에서 다음타자는 4번타자이고 타석에는 3번타자가 있다. 과연 이 타자를 고의사구로 거를 확률은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방이면 그대로 경기가 뒤집힐 수 도 있고 하물며 다음타자가 4번타자라면 그런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러나 8.18일(토) 봉황대기 1회전 대구고 vs 장충고 전에서 그런일이 있었다. 9회초 1아웃 12루 상황에서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역전의 위험을 무릎쓰고 그 타자를 자동고의사구로 걸러냈다. 마운드에 올시즌 0점대 방어율을 자랑하는 에이스 김주섭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비록 카운트 3-1에서의 자동고의사구이기는 했으나 그마저도 제대로 투수가 승부를 하지 못하는 반 고의사구에 가까운 볼들이었다. 

1루로 걸어나간 장충고 3번 타자의 이름은 박주홍이었다.

 

1. ‘멀티포 작렬’ 박주홍, 청룡기 통해 최고의 스타로 등극하다

 

박주홍(188/91, 좌좌, 외야수, 2학년)

 

박주홍(188/91, 좌좌, 외야수, 2학년)은 하남시 리틀 - 건대부중을 나왔다. 에이스 송명기와는 초·중·고를 함께 나온 사이다. 건대부중 시절에서는 1루와 우익수, 중견수를 두루 봤지만 기본적으로는 외야수다. 건대부중 시절 같은 야구장에서 훈련을 하던 송민수 감독의 눈에 띄어서 장충고에 진학하게 되었다.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 추계대회에서부터 였다. 시작은 8번타였다. 그러나 박주홍은 그 대회 3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일약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부동의 3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2018년 박주홍 성적>

타수 : 76  득점 : 27  총안타 : 30  타율 : 0.395   1루타 : 15  2루타 : 8  3루타 : 2  홈런 : 5

타점 : 34  도루 : 4  볼넷 : 30  고의4구 : 3  사구 : 2   삼진 : 6   실책 : 2  

장타율 : 0.750  출루율 : 0.551  ops : 1.301   BB/K : 5.00   장타 / 안타 : 0.500

 

 

 

 

올시즌 그의 성적은 화려하다못해 눈이 부시다. 4할에 근접한 타율과 5개의 홈런을 달성하고 있는 유일한 타자다. 무엇보다 그의 가치는 사기적인 '볼삼비'에 있다. 볼넷이 30개인데 삼진은 고작 6개다. 홈런 5개는 전국 1위다. 서울 주말리그 전반기에서는 그랜드슬램을 작렬시키기도 했다.

그에게 살짝 아쉬운 것은 임팩트였다. 전국대회에서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청룡기 8강 야탑과의의 경기에서 1회 선발 박명현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두 번째 홈런은 청룡기의 백미였다. 안인산의 145km/h의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쳐서 라인드라이브로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올시즌 전국대회 첫 멀티홈런이자 마지막 멀티홈런이다. 

이 홈런으로 박주홍은 고교 No.1 타자로 우뚝섰다. 프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야구장에서 나무배트로 안인산의 낮은 직구를 퍼올려 멀티홈런을 때려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2. 탈고교급 선구안과 배트컨트롤 … 안정적인 타격메커니즘을 장착중인 박주홍

 

 

박주홍의 엄청난 선구안.... 사기적인 볼삼비

 

 

고교생으로서 박주홍의 타격은 비판거리가 거의 없다. 올해 프로야구 신인왕 후보 강백호 2학년 때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작년 추계대회, 올해 후기 서울 주말리그, 청룡기 홈런왕에 오른 선수이니 그럴만하다.  그의 장점은 4가지 정도로 요약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눈이 좋은 선수라는 점이다. 눈야구가 근간이 되면 소위 말하는 '망할 확률'이 적다. 박주홍의 선구안은 고교야구계에 정평이 나있다. 청룡기 2회전 청주고전에서는 4타수 4볼넷을 나간적도 있다.  “제가 원래 중학교 때는 기복도 많고 삼진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선구안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니 공이 잘 보이더라고요” 라고 그는 말한다. 왠만한 공을 가지고는 그의 배트를 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두 번째는 배트컨트롤이다. 힘만으로는 쳐내지 못하는 코스를 박주홍은 때려내고 있다. 일례로 145km/h 이상이 되는 몸쪽 낮은 직구를 페어지역에 넣기 위해서는 팔꿈치가 붙어나오는 간결한 스윙, 빠른 허리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조금만 빨라도 파울이 되기 일쑤인 코스인데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김기훈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는 장면

 

 

박주홍은 밀어치기에도 능하다. 좌타자가 높은 타점을 지닌 좌 투수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좌중간의 장타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대각선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찍어 치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박주홍은 청룡기 4강전 광주동성고 에이스 김기훈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좌투수를 상대로한 밀어치기 타격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고교 수준에서는 보기 힘든 수준 높은 타격이었다. 어퍼스윙과 다운스윙을 이정도로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고교 선수는 박주홍이 유일하다.

 

 

“중학교 때는 아웃코스 공에 많이 약했었습니다. 그런데 고교에 와서 연습하다보니까 밀어치는 능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밀어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윙궤도입니다. 스윙궤도를 수정을 하다보니까 이제는 어느 정도 제 것이 된 것 같습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밀어치기가 되면 좌완투수의 공을 치기가 수월하다. 좌타자는 좌투수를 상대할때 좌중간을 보고 치는 것이 정석이기때문이다. 

세 번째는 타격 폼이 예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박주홍을 강백호와 비교할 정도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A 프로팀 스카우트 팀장은 “작년 강백호는 보는 순간 압도될 정도의 강한 힘이 있고 와일드하고 거친 타격을 구사했다. 그에 반해 박주홍은 강백호에 비해 파워는 부족하지만 타격 매커니즘이 정립되어있고 굉장히 안정적이다. 내년에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되는 선수” 라고 평가했다.

 

 

팔로스로우가 좋은 박주홍

 

 

네 번째는 공에 힘을 싣어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박주홍보다 힘이 좋은 선수들은 많다. 박주홍 본인도 파워가 좋은 선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제가 보기에는 덩치가 크니까 힘이 있어 보이지만 힘이 센 스타일은 아니예요. 하지만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멀리멀리 치는 것은 잘 했습니다. 공에 힘을 싣어 보내기 위해서는 3가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임팩트 순간의 체중이동, 빠른 배트스피드, 팔로스로우입니다”

 

 

그의 롤모델은 두산베어스의 김재환이다. 김재환의 타격을 수없이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고교생임에도 그는 스윙메커니즘에 관심이 많다. 고교생 치고는 확실한 타격이론을 지니고 있는 박주홍이다.

 

 

3.  좌익수? 중견수?  박주홍의 수비는 아직 물음표

 

 

박주홍의 수비능력은 아직....

 

 

타격은 흠잡을 데 없는 박주홍이지만 과연 그가 강백호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백호는 투수로서도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였다. 그러나 박주홍은 타격에서는 강백호만큼의 기대치를 갖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수비에 있어서는 아직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의 외야 수비는 아직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박주홍은 전문적으로 외야를 보는 선수이기는 하다. 중학교 3학년때는 우익수, 작년에는 중견수, 그리고 올해는 좌익수를 보고 있다. 하지만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이 아니고 어깨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포구가 안정적인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지만 프로의 수준에서 보면 그가 어느 정도의 수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 생긴다. 

내년부터는 이후석이 빠지는 중견수 자리를 볼 지도 모르지만 그가 어느 정도의 수비범위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봐야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그를 지명할 구단이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서울팀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더욱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4. “엘주홍? 나도 들어봤다” … 서울권 강력한 1차지명 후보 

 

 

엘주홍?? 내년 시즌 서울 전체 1번 후보 박주홍

 

 

그는 벌써부터 내년시즌 1차지명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엘주홍’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그 또한 들었다며 슬며시 웃는다. 그는 최고의 타자답게 가지고 있는 목표도 확실했다. 내년까지 10개의 홈런을 더 치는 것이 목표란다. 

야탑고와의 경기가 끝난 후 그는 “소위 말하는 랭킹투수들의 공을 모두 쳐보고 싶습니다. 특히 준원이형 공이요” 라고 본지와 인터뷰 한 바있다. 훌륭한 투수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것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오히려 강한 투수들을 상대로 더 전투적으로 변하는 것이 박주홍이다.

 

 

 

 

그의 2018년 전국대회는 끝이났다. 봉황대기에서도 대통령배 우승팀 대구고를 맞아 맹활약을 펼쳤으나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협회장기가 남아있고, 추계리그도 남아있다. 전국대회에 비교해서 무게감은 떨어질지언정 슬슬할 생각이 없다.

그는 전국대회 결승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뛰는 경기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아직 그는 자신이 뛴 경기에서의 전국대회 우승경험이 없다고 한다)

이제부터 장충고의 중심은 단연 박주홍이다. 과연 박주홍은 그렇게 염원하던 끝내기 홈런의 짜릿한 순간을 이룰 수 있을까. 고교 No.1 타자 박주홍의 방망이가 ‘봉황의 날개가 되어’ 장충고를 언젠가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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