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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1회전부터 우승후보 맞대결’ … 대구고, 장충고에 극적인 끝내기 승리
[봉황대기] ‘1회전부터 우승후보 맞대결’ … 대구고, 장충고에 극적인 끝내기 승리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8.18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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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포수 현원회 만루홈런 포함 5타점 맹타 … 박영완, 9회말 극적인 끝내기 2루타

우승후보 맞대결에서 대구고등학교가 웃었다.

8월 18일(토) 오전 9시 신월야구공원에서 펼쳐진 봉황대기 1회전에서 '대통령배 우승팀' 대구고는 또 다른 우승후보 서울 장충고를 9-8로 물리치고 간신히 2회전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는 이번 봉황기 최고의 빅 매치라고 할 만 했다. 대표 팀에 선수들이 합류하기 전 최상의 전력으로 부딪힐 수 있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이날 경기 종료 후 장충고 송민수 감독과 김현수는 대표팀으로 이동한다. 나머지 고교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승후보 맞대결... 신월야구장에서 펼쳐진 대구고 vs 장충고

 

모든 대표 선수들이 1회전을 마치고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대표팀에 합류한다. 예상대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 흡사 결승전을 방불케하는 총력전이 펼쳐졌다. 양 팀은 김주섭, 박영완, 한연욱, 송명기, 박주홍 등 에이스들을 모두 출격시키며 총력전으로 대결에 나섰다.

선발투수는 대구고 백현수(188/88, 우우, 3학년)와 장충고 김준영이 나섰다. 백현수는 시속 137~143km/h사이의 직구와 커브, 그리고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우완 정통파다. 김준영(185/78, 우우, 3학년)은 최고 135km/h정도의 직구를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다.

 

대구고 선발투수 백현수

 

초반 흐름은 대구고가 잡았다. 대구고는 3회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선두타자 김상휘(175/90, 우우, 2학년)의 유격수쪽 내야안타와 류현우(173/75, 우좌, 2학년)의 좌중간 안타, 그리고 2번타자 서상호(176/74, 우우, 3학년)의 안타로 1사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송민수 감독은 지체없이 승부수를 걸었다. 에이스 송명기를 3회에 호출한 것이다. 

그러나 송명기는 3번타자 박영완에게 3-2에서 아쉽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1점을 허용했다. 4번 타자 김범준을 강력한 직구로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으나 현원회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2학년 최고의 포수 나야나... 현원회의 그랜드슬램

 

 

결정적인 한방을 허용한 것이다. 대구고의 5번 타자 현원회(183/90, 우우, 2학년)는 볼카운트 2-1에서 142km/h 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좌월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번 봉황대기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점수는 5-0까지 벌어지며 대구고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장충이 곧바로 만회에 나섰다. 주장 이후석(181/78, 우우, 3학년)의 안타와 엄정호(176/74, 우우, 3학년)의 포볼에 이어 김병휘(178/78, 우우, 2학년)가 좌익수선상 2루타로 2점을 따라가고 이제웅(184/83, 우우, 3학년)의 안타로 나머지 주자마저 불러들여 3-5를 만들었다. 

그러나 대구고 곧바로 2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조민성(175/75, 우우, 2학년)이 3-1에서 송명기의 4구째 직구를 통타해 좌전 2루타를 만들었고 류현우의 포볼로 만든 2사 23루 찬스에서 송명기의 폭투로 1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서상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2점째를 허용해 스코어는 7-2까지 벌어졌다.

 

"안풀리네"... 이날따라 부진한 에이스 송명기

 

그러나 장충고에는 핵심타자 박주홍이 있었다. 

박주홍은 3점 뒤진 7회 투아웃 만루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만약 이 찬스를 놓치면 경기는 그대로 끝난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손경호 감독은 박주홍을 잡아내기 위해 2학년 중간 에이스 한연욱을 내리고 원포인트릴리프로 여도건(180/95, 좌좌, 2학년)을 투입했다. 그러나 여도건으로는 물오른 박주홍의 방망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박주홍은 여도건의 변화구를 공력해 중견수 방면의 큼지막한 홈런성 2루타를 뽑아냈다. 모든 이들이 홈런이라고 생각했으나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였다. 123루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오며 점수는 7-6까지 좁혀졌다.  

 

고교 최고의 타자 박주홍의 맹활약

 

 

그러나 송명기는 또 다시 현원회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원회는 서상호의 안타와 도루 등으로 잡은 투아웃 3루 상황에서 변화구를 받아쳐 좌전적시타를 때려냈다. 포수의 볼배합을 예측하고 짧게 끊어친 감각적인 타격이었다. 
     
대구고는 경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 에이스 김주섭을 투입했다. 김주섭은 지난 대통령배 결승에서 선발로 나왔던 투수를 다시 올리는 초강수였다. 

그러나 9회에 장충이 대 반격에 나섰다. 장충은 1번타자 박민석이 안타와 이영운의 포볼로 맞은 1사 12루 찬스. 손경호 감독은 이날 3타점 2루타를 친 박주홍을 거르고 만루작전을 쓰는 과감한 선택을 펼쳤다.   

 

옥준우의 그림같은 수비

 

9회초 1사만루 찬스. 김주섭(181/92, 우우, 3학년)이 이영운에게 밀어내기 포볼을 허용하며 8-7. 그 상황에서 옥준우의 그림같은 호수비가 팀을 살렸다. 엄정호의 잘맞은 라인드라이브 좌익수 플라이를 옥준우가 거의 묘기에 가까운 수비로 잡아내며 동점으로 마무리를 했다. 빠졌다면 주자가 모두 들어올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스코어는 8-8. 그러자 대구고는 마무리 투수 박영완(185/85, 우좌, 3학년)을 호출했다. 박영완은 마운드에 올라와서 2사 만루 상황에서 이제웅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대구고 주장 박영완

 

기나긴 승부의 종지부는 대구고 주장 박영완의 몫이었다. 1번타자 옥준우가 송명기의 초구를 공략해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쳐냈다. 잡을 수 도 있었으나 타구가 워낙 강해 다리 사이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 다음 나온 서상호가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전환을 하며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기는 듯 했으나 3번타자 박영완이 1루수 옆을 스쳐지나가는 1타점 끝내기 2루타를 쳐내며 그대로 경기는 9-8 대구고의 승리로 마무리가 되었다.

오늘 경기는 양 팀 선수들 모두가 상처투성이가 될 정도로 혈전이었다. 그동안 0점대 방어율을 자랑하던 대구고 김주섭은 2이닝동안 2실점을 하며 0점대 방어율이 깨질뻔 했고 올시즌 첫패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청룡기와 대통령배에서 무시무시한 구위를 선보이며 일약 2차지명 최상위권으로 후보로 발돋움한 송명기는 6이닝 6실점을 하며 올 시즌 모든 등판 경기 중 최악의 난조를 보였다.

 

 

반면 대구고의 주장 박영완은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2차지명에서의 지명가능성을 높였고 대통령배의 영웅 서상호-옥준우 듀오는 공수에서 엄청난 맹활약으로 2차지명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박주홍은 이날 역시 맹활약으로 다시금 전국구 대타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만큼 양 팀의 타자들이 훌륭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이 났던 것은 현원회였다. 포수 현원회는 고교 최고의 에이스 송명기를 상대로 1홈런포함 2안타 5타점을 뽑아내며 최고의 인생경기를 만들어냈다. 

 

2아웃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마무리 박영완

 

경기 후 승장 손경호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 송명기가 훌륭한 투수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훌륭한 투수들을 많이 만나다보니까 적응이 된 것 같다. 사실 오늘 경기는 벤치의 실패다. 내가 투수를 잘못 썼는데 선수들이 감독의 실수를 덮어주고 이겨줘서 고맙다”라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대구고는 대통령배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난적 장충고마저 격파해 이번 봉황기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게 되었다(현재 전력상 23일 복병 강릉고와 2회전을 치르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한편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장충고의 에이스 김현수는 더 이상 장충고 유니폼을 입고는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반드시 국위선양하고 오겠다. 일본에 지면 돌아오지 않겠다”라며 대표팀에 합류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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