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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2차지명 다크호스 나도 있다’ … 대통령배·봉황기 연속 MVP 서상호
[봉황대기] ‘2차지명 다크호스 나도 있다’ … 대통령배·봉황기 연속 MVP 서상호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9.05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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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남우식·1984년 김동수 등 전설들과 어깨 나란히 … 도루상·최다안타상·득점상 등 타이틀 5개 싹쓸이

가을 사나이가 따로 없다.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고 서상호(176/76, 우우, 3학년)의 이야기다. 서상호는 사실 시즌 초반만 해도 크게 존재감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냥 발이 빠른 선수였을 뿐이다. 타율이 지나치게 낮았다. 겨우 2할이 조금 넘을까 말까한 정도였다. 

그러나 4개의 전국대회가 끝난 지금 2018년 고교 최고의 외야수는 누구냐는 질문에 서상호가 후보자로 들어가지 있지 않다면 그것 또한 이상하다. 대통령배·청룡기 MVP가 최고의 자리에 서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2018시즌 통산타율도 0.289까지 치솟았다). 

 

대통령배, 봉황대기 연속 MVP 대구고 서상호
대통령배, 봉황대기 연속 MVP 대구고 서상호

 

한 해에 대통령배-봉황대기 연속 MVP는 대단한 업적이다. 1971년 남우식이나 1984년 김동수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업적을 서상호가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통령배에 이어 이번 대회 서상호의 타격은 불을 뿜었다. 무려 25타수 14안타 0.560을 때려냈다. 그냥 잘치기 만 한 것이 아니다. 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가 끝이 아니다. 나가면 홈으로 쇄도했다. 득점도 10득점을 했다. 최다안타상 또한 그의 몫이다. 하나둘씩 메달이 걸리며 그의 목에는 무려 5개의 메달이 걸렸다. 말 그대로 이번 46회 봉황대기의 진짜 봉황은 서상호 다름 아니었다. 

"목디스크 걸리겠다. 메달 무겁지 않느냐"라는 기자의 농담에 "운이 좋았습니다" 라고 쑥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서상호는 기자앞에 섰다.   

 

앞으로 나가지않고 제자리에서 턴하면 히팅 위주의 타격을 하는 서상호
앞으로 나가지않고 제자리에서 턴을 하면서 타격을 하는 서상호

 

이렇게 폭발적인 타격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상승세의 요인으로 타격자세가 안정된 것을 꼽았다.

“중심을 나가면서 치지 않고 턴하면서 치고 어깨도 빨리 안 열리는 단점이 많이 커버가 되었고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그는 말한다. 

 

 

김용달 코치는 “상호는 분명 맞추는 재주는 있는 선수다. 저렇게 방망이를 고정해놓고 제자리 턴을 하면 밀고나오는 힘이 부족하고 상체로만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어 멀리보내기는 힘들지만 움직임이 적기 때문에 히팅은 잘 할 수 있다. 그것이 상호에게 잘 맞는 것 같다”라고 첨언했다.

실제로 서상호는 장타는 적지만(2루타 4개, 3루타 2개, 홈런 0개) 단타는 무려 29개나 된다. 무려 150타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0.289의 타율도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히팅능력은 최고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히팅능력은 최고

 

서상호는 오늘 경기 또한 신지후의 직구를 적극적으로 노렸다고 어필한다. 볼이 빠른 선수이기 때문에 직구 위주로 승부하겠다 싶어서 직구만 노리고 들어갔다고 이날의 단순했던 타격컨셉을 설명했다. 이날 서상호는 무려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 1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톡톡히 공헌했다. 

그는 고교야구의 손꼽히는 대도다. 이번시즌 도루가 무려 28개다. 
그에게 살짝 도루하는 요령에 대해서 질문했다. 영업비밀이라서 일까. 그는 섣불리 비법을 누설하지 않았다. 다만 “투수가 홈 던지는 타이밍과 견제하는 타이밍이 살짝 다를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잘 지켜봐야 한다. 또한 투수의 자세를 살펴보면 홈에던질때와 견제할때의 자세가 다른 투수들이 있다. 그런 것을 잘 집어내면 도루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맛배기만 살짝 공개할 뿐이다.  

 

시즌 28도루... 고교 최고의 대도 서상호
시즌 28도루... 고교 최고의 대도 서상호

 

그에게 몇일 후에 있을 2차지명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사실 요즘 야구가 잘되서 욕심이 나기는 한다. 프로못가면 본전이고 가게 된다면 너무 좋겠다” 라고 말한다. 사실 올해 서상호의 성적이 워낙 좋은데다 대구고의 팀성적도 좋아 그는 좋은 대학은 따논당상이다. 그럼에도 그는 프로를 희망했다. 한번쯤 밟아보고 싶은 꿈의 무대가 프로라는 것이다. 

그는 프로에 가면 출루도 잘하고 발도 빠른 박해민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도이자 중견수인 박해민이 서상호의 롤모델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김용달 코치는 “(서)상호는 지금보다는 프로에서 더 발전할 수 있다. 특히 발이 워낙 빨라서 이 선수는 필히 스위치히터를 시켜보면 좋겠다”라며 서상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 스스로도 빠르기로는 전국 Top5안에는 들것같다라며 본인의 다리에 자신감을 보인다.
 

프로행 도전...  "잘해서 꼭 효도하겠습니다"
프로행 도전... "잘해서 꼭 효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고생하신 부모님들께 한마디를 부탁했다. 늘 항상 웃던 그의 얼굴이 갑자기 진지해졌다.  

“아버지, 어머니 저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뒷 바라지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잘해서 꼭 효도하겠습니다”

라는 진심어린 한마디를 전한다.

고교 최고의 대도 대구고의 서상호는 과연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을까.

우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경주행 버스에 오르는 서상호의 뒷모습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9월 10일의 희망찬 미래가 어렴풋이 보이는 듯 했다. 

 

전상일 기자(jsi@aps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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