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2학년 나병훈·박제범 맹활약” 결사항전 인상고, 강릉고에 1-4로 석패

- 나병훈, 6.2이닝동안 탈삼진 10개 역투 … 내년 인상고의 핵심 투수
- “아직 안 끝났어” 포수 박제범, 끊임없는 파이팅으로 팀 이끌어
- 홍종표, 3타수 3안타 3득점 프로 2라운드 지명의 위용 선보여

인상고는 기적의 팀이다.
올 시즌 황금사자기에서 천안북일고를 5회 콜드로 완파하는 등 8강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한 팀이다. 사실 이 날도 강릉고에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강릉고는 올 시즌 무려 2번의 전국대회 준우승을 한 강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도 역시 인상고의 저력이 돋보였다. 2명의 프로 지명 선수들이 있는 데다, 내년 시즌 상위지명이 유력한 2학년 최고 좌완 김진욱이 버티고 있는 강릉고를 맞아 최후에 최후까지 저항했으나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인상고가 강릉고와 접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선수의 역할이 컸다.
일단 가장 먼저 나병훈(180/70, 우우, 2학년)이다. 언더핸드 나병훈은 123~124km/h정도의 느리지만 좋은 제구력을 선보이며 강릉고를 압박했다. 싱커성으로 떨어지는 직구와 낮게 공이 깔리는 제구력, 그리고 사이드암 특유의 느린 커브가 어우러지며 강릉고 타자들을 압도했다.

비록 1회에 홍종표, 정준재, 김주범에게 3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는 1안타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104개의 투구를 하며 삼진을 무려 10개나 뽑아냈다. 나병훈은 마지막 105개의 공이 볼이 되자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해 2학년인 나병훈은 내년 시즌 인상고의 핵심으로 뛰게 될 선수다.

최한림 감독은 경기 전 “내년은 올해보다 마운드는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야수들이 좀 많이 떨어지는 편.”이고 마운드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나병훈이 있기 때문이다.

나병훈 뿐만 아니다.나병훈의 커브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박제범(175/80, 우우, 2학년)의 좋은 프레이밍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제범은 낮게 떨어지는 나병훈의 직구와 커브를 절묘하게 배합하며 좋은 프레이밍을 선보여 투수와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특히 박제범이 훌륭했던 것은 리드와 파이팅이다. 박제범은 0-4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 끝났어~ 끝까지 하자 끝까지 하자~”라면서 투수를 독려했다. 특히 “좋아하는 것 해~ 좋아하는 거”라면서 끊임없이 투수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KT 심광호 스카우터는 “포수는 항상 투수를 자극해야한다. 특히 불펜피칭을 할 때 30개를 예정했으면, 50개~60개를 하게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투수의 텐션을 올려줄 수 있는 포수가 좋은 포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박제범은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며 말로, 혹은 행동을 격려하며 경기를 끌어가는 파이팅형 포수인 셈이다.

박제범의 모습을 지켜보던 A구단 관계자는 “저 친구 꽤 재미있는 선수다. 파이팅만으로는 전국 1등일 것이다. 고등학생임에도 굉장히 당돌하고 당차다. 저 선수의 장점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데, 좋게 본다면 큰 장점을 지니고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박제범은 1회에 2루수쪽 내야안타를 쳐내기도 했고, 무엇보다 빠른 공 빼는 동작을 선보여 주자를 잡아내 여러 가지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