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를 능가하는 2순위’ - 고교 최고의 미들블로커 KGC인삼공사 박은진
‘1순위를 능가하는 2순위’ - 고교 최고의 미들블로커 KGC인삼공사 박은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9.19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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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최대어 불구 2순위 이변 … 2020년 도쿄올림픽 기대케하는 대한민국 배구의 미래

박은진(188cm/75kg, 미들블로커, 선명여고 3학년)은 이미 고교무대에서 초고교급 기량을 뽐내온 선수다.

188cm의 큰 신장을 앞세워 블로킹은 물론 어깨 힘을 이용한 속공과 이동공격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도 고교생임에도 성인대표로 출전한바 있다. 양효진 이후 오랜만에 대한민국이 갖게 되는 파워있고 신장이 좋은 미들블로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녀는 ‘즉시전력감’이 아니라 그냥 ‘즉시전력’ 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선명여고 박은진
선명여고 박은진

이번 드래프트가 ‘박은진 드래프트’라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만큼 박은진, 이주아, 박혜민, 정지윤 빅4 중에서도 박은진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1순위를 잡은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이 이주아를 선택한 것이다. 장내가 웅성웅성 거렸다. 그만큼 박은진이 1순위에 뽑히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번 드래프트의 최고의 이변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박은진은 크게 웃으며 개의치 않았다. “괜찮아요”라며 오히려 물어본 기자가 무한할 정도로 해맑게 웃는다. 그러면서 어제 떨려서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오히려 고교생 다운 순수함을 마구 발산한다.  

 

최고의 이변, 박은진 전체 2순위로 KGC인삼공사행

 

가장 먼저 KGC인삼공사에 입단하게 된 소감을 물었다.  그녀는 “1라운드에 저를 뽑아주신 것은 저를 좋게 봐주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뽑아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2순위로 인삼공사에 입단하게 된 것이 잘 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그곳에는 선명여고 출신의 선배님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최)은지 언니라던지 (지)민경언니 (이)선정언니 등 선명여고 선배 언니들이 계셔서 안심하고 있습니다”라며 적응이 훨씬 빠를 것 같다는 것이 박은진의 말이다.  

 

드래프트 시작전 긴장하고 있는 박은진
드래프트 시작 전 긴장하고 있는 박은진

 

사실 박은진은 선명여고·유스대표팀에서 주포였다(중·고등부 여자배구에서는 미들블로커들이 큰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박은진도 마찬가지다. 공을 때리는 미팅감각이 좋고 어깨 힘이 좋아 볼 파워가 남다른 것이 박은진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프로는 주어진 역할이 다르다. 미들블로커는 큰 공격보다는 중앙 속공과 이동공격, 그리고 블로킹이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된다. 

박은진 또한 그런 부분을 걱정했다. 
“학교에서는 큰 공격 위주로 때렸는데  미들블로커고 이동공격, 블로킹, 속공이 중요하더라고요. 조금 적응이 힘들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대표팀에서 한번 하고 가는 것이니까 다른 사람보다는 적응을 좀 빨리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과 박은진 포토타임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과 박은진 포토타임

 

또한 자신의 부족한 점인 기본기를 늘리는데 주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미들블로커인만큼 무엇보다 블로킹이 중요해 손모양을 예쁘게 하고 이동공격 등을 좀 도 부드럽게 할 수 있도록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롤모델을 물었다. KGC인삼공사의 미들블로커 한수지 선수였다.

“수지 언니는 센터를 늦게 시작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이동공격과 블로킹이 워낙 좋아요. 거기다가 세터출신이라서 이단토스도 워낙 잘하십니다. 저도 그런 점을 배우고 싶어요”라고 한수지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영혼의 단짝이자 라이벌 원곡고 이주아와 선명여고 박은진
영혼의 단짝이자 라이벌 - 원곡고 이주아와 선명여고 박은진

그녀에게 짓궂은 질문을 몇 가지 던졌다.

바로 영혼의 라이벌이자 단짝 이주아에 대한 부분이다. 박은진은 기자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면서도 이내 “(이)주아와는 라이벌 의식이 있긴하지만 지금은 워낙 편하고 친한 친구라서 선의의 경쟁을 하려고 생각 있습니다.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있는데, 열심히하다보면 따라오지 않을까요?”라는 고교생 답지않은 노련함으로 기자의 올가미(?)를 가볍게 피해간다. 

 

KGC인삼공사의 루키로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박은진
KGC인삼공사의 루키로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박은진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녀는 “팀에 들어가면 해가 되는 선수가 아니라 박은진이라는 선수가 와서 팀 전력이 향상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항상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라는 루키다운 당찬 멘트로 인터뷰를 마무리 한다. 

박은진은 유쾌하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며 현재 영광의 순간을 즐겼다. 비록 전체 1순위는 놓쳤지만 그것은 흥국생명 팀 컬러에 따른 취향차이였을 뿐 박은진이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한다. 

 

아시안게임에서의 박은진
아시안게임에서의 박은진

 

단순히 소속 팀에서 뿐만 아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 팀에서도 박은진은 큰 역할을 해줘야할 선수다. 이주아와 더불어 대한민국 김연경, 양효진의 다음을 이어받을 여자배구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평가받고 있기때문이다. 이번 드래프트가 '황금드래프트' 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경기는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보는 것만 해도 도움이 너무 많이 되었어요. 다음 올림픽 때는 꼭 많은 경기에 나가서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고교생, 아니 프로배구 선수 박은진의 당찬 각오에서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밝은 미래를 알리는 서광이 희미하게나마 비쳐오는 듯 했다. 

 

전상일 기자(jsi@aps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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