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덕수의 영광을 일궈낸 '소리 없는 강자' - 김동혁과 이지원
[전국체전] 덕수의 영광을 일궈낸 '소리 없는 강자' - 김동혁과 이지원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10.10 2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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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리틀야구 우승멤버 김동혁, 준결승과 결승을 책임진 전국체전 MVP
- 경기권 중학 최고급 투수 이지원, 올 시즌 평균자책점 0.50의 위력투
- 진로 결정되었음에도 팀의 대부분의 이닝 책임진 덕수고의 늘 푸른 노송

우승팀에서는 언제나 소리 없는 강자가 존재한다. 
장재영(188/93, 우우, 2학년)과 정구범(185/80, 좌좌, 3학년)이 항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플레이어라면 음지에서 묵묵히 팀을 위해서 희생하며 자신의 역할을 잘 해주는 선수도 존재한다. 

사실 장재영은 올 시즌 부상 여파로 6.2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이번 대회 또한 장재영은 복사근 통증으로 아예 나오지 못했다.) 정구범은 주말리그 직전까지 어깨 염증으로 아예 시동조차 걸지 못했고, 전국체전 이전까지 투구이닝은 30이닝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 둘의 공백을 메워준 선수가 바로 김동혁(185/80, 우우, 3학년)과 이지원(181/87, 좌좌, 3학년)이다. 

 

 

덕수고의 우승을 이끈 이지원(좌측)과 김동혁(우측)
덕수고의 우승을 이끈 이지원(좌측)과 김동혁(우측)

 

 

김동혁은 이번 전국체전의 MVP다. 대회 첫날 용마고전에서 1.2이닝 2실점으로 다소 부진하기는 했지만, 준결승 강릉고전에서 4이닝 1실점의 호투로 이를 만회했다. 다음날 결승전에서도 선발은 김동혁의 몫이었다. 이틀 연속 선발은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 임무를 너무도 훌륭하게 수행해냈다. 김동혁은 대통령배 우승팀 대구고의 강타선을 맞아 좌우로 떨어지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활용하며 5회까지 단 1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대구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6회 나승엽의 실책이 없었다면, 김동혁은 더욱 많은 이닝을 끌고 갈 가능성이 컸을 정도로 이날 경기를 만들어준 장본인이었다. 김동혁은 리틀 시절 대표로 출전하며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박종욱 감독이 이끄는 12세 이하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은 2014년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의 하워드 J.라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8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결승전에서 미주그룹 우승팀 일리노이주 그레이트 레이크를 8-3으로 꺾고 정상에 오르며 그해 연말 일구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때의 핵심 멤버가 김동혁이다.  

 

 

이번 대회 실질적인 MVP - 키움 지명 김동혁

 

 

그러나 덕수고에 진학해서는 그때만큼 빛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좋은 체격(185cm)와 사이드암으로서는 느리지 않은 구속(이날 그의 최고 구속은 135km/h를 기록했다)을 보유하고 있고, 구종도 다양해 당당하게 키움 히어로즈의 3라운드라는 상위 순번을 받고 프로에 입성하게 되었다. 

김동혁은 올 시즌 50.1이닝을 투구하며 덕수고 투수 가운데에서는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되었으며, 전국대회에서 최다 선발 투수도 김동혁의 차지였다. 한편, 결승전에서 투구한 김동혁은 패스트볼 129 ~ 134km/h, 슬라이더 114~119km/h, 커브 111~ 113km/h, 체인지업 117 ~ 121km/h 정도의 스피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고 스피드건 기준 - 덕수고는 이날 구속을 체크하지 않았다).  

 

 

 

이날 덕수고의 마무리를 맡은 이지원

 

 

이지원도 중학교 때는 유명한 선수였다. 부천중 시절 중학생으로는 전국에서 최고급의 좌완 투수였다는 말을 들었다. 성남고 박성균 감독은 “나도 정말 데려오고 싶었던 선수였다. 중학 시절 정말 잘했던 선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동혁이 늘 앞 선에서 제 몫을 다하는 선수라면 이지원은 전천후로 제 몫을 다하는 선수였다. 올 시즌 기록이 36이닝에 평균자책점이 무려 0.50이다. 36이닝 동안 자책점이 단 2점 밖에 되지 않는다. 나오면 점수를 거의 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던진 이닝에 비해서 승수도 7승이나 된다. 이지원은 정규시즌뿐만 아니다. 오프 시즌 윈터리그에서도 명문고열전 북일고전에서 호투했고, 준결승전 승리투수가 이지원이다. 서울시장기 결승전에서 선발 등판하며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도 이지원이다.  

 

 

 

 

이지원의 주특기는 몸쪽·바깥쪽을 넘나드는 좋은 제구력과 체인지업이다. 이 두 가지는 고교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지원을 상대했던 상대 팀들은 “그 왼쪽 투수는 제구가 하도 좋아서 정말 치기가 까다롭다.”라고 말한다. 

다만, 체구가 워낙 작고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에 가서 힘을 붙이고 체격이 크면 충분히 프로행을 노크할 수 있는 투수임은 틀림없다고 고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왼손 투수인 데다 성적도 워낙 출중해 서울권의 명문대학교에 진학이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지원은 이날 힘들어하는 정구범을 구원해 11회말 현원회, 오동곤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고 덕수고의 우승을 완성시켰다.   

 

 

가장 크게 환호하는 이지원
가장 크게 환호하는 이지원

 

 

늘 우승팀에는 주목받는 선수와 받지 못하는 훌륭한 선수들이 존재한다. 
화려한 선수들만으로는 결코 우승할 수 없는 것이 야구다. 덕수고의 영광은 이지원과 김동혁이 없었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었다고 덕수고를 아는 모든 관계자는 말한다. 특히, 이 두 명은 이미 진로가 결정되었음에도 팀을 위해 마지막까지 헌신해 많은 선수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한편, 김동혁은 나승엽과 함께 도핑 관계로 시상식 및 인터뷰에 전혀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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