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19 16:01 (금)
국민연극 [라이어], 연출 겸 배우 권혁준, 김원식에게 듣다.
국민연극 [라이어], 연출 겸 배우 권혁준, 김원식에게 듣다.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10.01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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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는 코미디의 정수고 명품이다
장기 공연이지만 무대에 설 때는 언제나 처음처럼
라이어(출처-파파프로덕션)
라이어 (출처-파파프로덕션)

 

요즘 대학로는 공연 불황이라고들 한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여의치 않은 경제사정으로 문화생활 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고공행진 중인 공연이 있다. 국민연극 <라이어>.

 

국민MC 유재석, 국민타자 이승엽, 국민여동생 아이유 등 '국민'이라는 수식어는 그 분야 최고의 인기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된다. 연극 <라이어>는 공연계에서 유일하게 국민연극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연극 <라이어>의 원제목은 'Run for Your Wife'. 영국의 인기 극작가 겸 연출가인 레이쿠니(Ray Cooney)의 대표작으로 지금도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60여 개 나라에서 공연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20년 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사례다. <라이어>가 처음 공연된 1998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총 37,000회 공연을 넘겼고, 누적 관객 53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최장기, 국내 최대 공연 횟수, 국내 최대 관객 동원이라는 한국 공연계 신기록을 매일매일 갱신하고 있다. 기막힌 거짓말, 기막힌 반전이 펼쳐지는 국민연극 <라이어>의 거짓말 같은 성공 신화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라이어(출처-파파프로덕션)
라이어 (출처-파파프로덕션)

 

경기 불황에도 끄떡없이 재관람률 40%를 유지하며 보고 또 보는 <라이어>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핵심은 바로 재치 있는 대사와 숨 돌릴 틈 없는 스피디한 전개, 강력한 웃음코드로 중무장한 탄탄한 구성에 있다. 뿐만 아니라, 궁지로 내몰릴수록 뿜어져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후련함을 느끼게 한다. 관객은 무대 위 배우들의 에너지를 공급받고 이를 통해 주위 지인들에게 널리 <라이어>를 홍보한다. 이것이 바로 '입소문'이다.

 

해학을 담은 작품성으로 가벼운 웃음만을 남기는 공연이 아닌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어 전파하고 그 에너지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유입되어 세상에 해피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이 <라이어>의 숨은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기막힌 거짓말, 기막힌 반전, 국민연극 <라이어>는 관람 도중 방심하는 사이에 흐름을 놓치고 만다. 작품 속 거짓말은 빠른 스토리 전개와 갑자기 들이닥치는 반전이 있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다른 생각에 빠지거나 방심하면 안 된다. 쉼 없이 이어지는 거짓말과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에 관객들의 오감은 무대 위 배우들에게 집중 할 수밖에 없다. 탄탄한 개연성과 완벽하게 맞물리는 극의 내용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사람들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의도치 않게 작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거짓말이라는 것은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렵고,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오히려 눈덩이처럼 부풀기 일쑤다. <라이어>의 거짓말도 그러하다.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는 권혁준, 김원식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는 권혁준, 김원식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국민연극 <라이어>의 거짓말 같은 성공 신화를 듣기 위해 두 명의 연출 겸 배우 권혁준과 김원식을 만났다. 권혁준과 김원식은 현재 포터하우스 역을 맡고 있다.

 

권혁준 (출처-파파프로덕션)
권혁준 (출처-파파프로덕션)
김원식 (출처-파파프로덕션)
김원식 (출처-파파프로덕션)

 

라이어가 국민연극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권혁준 : 관객이 오는 것은 공연의 힘이다. 라이어는 상황극인데 잘 짜여진 희곡의 힘이 가장 큰 것 같고 관객들의 입소문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 같다.

 

국민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는가.

 

권혁준 : 국민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기 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더 치열하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변질 되지 않는 모습을 유지해야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부담감 일 수도 있겠다. 연출도 하고 배우도 하고 있지만 배우들이 놓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롱런 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연극에서는 대부분 배우가 연출을 하는가.

 

권혁준 : 아니다. 연출을 전공하신 연출가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 작품을 오래한 배우들이 연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 생각엔 전문 연출가와 배우 출신의 연출가에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호흡을 잘 알기에 조금 더 디테일할 수 있다는 배우 출신 연출가의 장점이 있다면 전공을 한 연출가에 비해 전문적이지 못하고 시야가 좁다는 단점이 있다.

 

연출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권혁준 : 개인적인 식견을 넓히기 위해 대표님께 부탁을 드렸다. 배우들의 고충이나 객석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지면 배우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까는 생각에 대표님께 부탁드린 것이 지금까지 하고 있다.

 

김원식 : 이 연극을 오래했고, 이 연극의 연출을 하고 싶었다. 오래 하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많이 생기고 내가 생각하는 라이어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몇 년 동안 이 작품을 하고 있는가.

 

권혁준 : 2003, 내가 31살 때 이 작품을 시작했다. 벌써 16째 몸을 담고 있다. 나의 청춘을 받쳤다.

 

김원식 : 형과 거의 차이가 없다. 내가 아마 2004년에 시작했을 것이다.

 

라이어만의 특별함은 무엇인가.

 

김원식 : 명품은 오래 사랑받지 않는가. 라이어는 코미디의 정수고 명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때문에 오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연극의 주관객이 젊은 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 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로맨틱 코미디에 비해 볼 수 있는 연령층이 넓다. 그런 것 또한 특별함이고 라이어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수식어가 붙어있는 라이어지만 어떤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가.

 

권혁준 : 초연했을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그다지 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이 지났어도 사람들이 똑같이 재밌어하고 똑같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처럼 꾸준히 만들어 왔었던 방식대로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을 요리사들이 그대로 만들 듯이 우리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대로 만들어 가면 될 것이다.

 

김원식 :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젊었지만 지금은 중년이 되었다. 이 작품도 언젠가는 고전이 될 것이다. 세대는 바뀐다. 우리가 볼 때 옛 고전작품은 고전으로서의 가치가 있지 않는가. 훗날에 라이어가 고전작품이 되어 오래토록 사랑받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아 저건 이제 너무 진부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그것은 만드는 사람이 얼마큼 진정성을 가지고 만드는지에 따라 평가들이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오고 있는데 매년 달라지고 발전하는가.

 

김원식 : 연출과 배우가 다르면 느낌이 많이 다르다. 톱니바퀴에 조금의 변형이 생기면 큰 변화가 있듯이 매년 조금씩은 달라지는 것 같다. 배우들도 상호관계이기 때문에 배우들 간의 호흡, 그날의 관객들의 분위기에 따라 또 많이 달라진다.

 

지금 각자 맡으신 역할에 대해 소개해 달라.

 

포터 하우스는 인간적이고 배려하고 따뜻하지만 지나친 관심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끔은 해를 끼치는 형사이다.

 

캐릭터 분석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

 

김원식 : 오지랖이 넓은 형사를 나이 들면서 여성성이 강해지는 캐릭터를 부각시켜서 풀어냈다.

 

권혁준 : 따뜻하고 배려있는 형사로서 담백하게 풀어냈다. 내가 닭 가슴살 같은 포터면 원식이는 마블링이 있는 포터 느낌이다.

 

매년 새로운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권혁준, 김원식 : 입소문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보신 분이 정말 재밌어서 남자친구랑 와서 보고, 부모님 모시고 오고, 친구랑 본다. 이런 식으로 네 번, 다섯 번씩은 본다. 캐릭터가 같아도 배우들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조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꽤나 많다.

 

무대에 설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서는가.

 

김원식 : 연기라는 것이 잘해야겠다고 해서 잘되는 것도 아니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처럼 시즌이 길어지다 보면 조금씩 풀어질 때가 있다. 너무 익숙해 져있는 일인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긴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처럼 되도록 무대에 들어가서 처음인 것처럼 느끼려고 노력한다.

 

권혁준 :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장기공연을 하면서 조금 나태해 질 수도 있긴 하지만 항상 오늘도 집중해야지그런 다짐을 하고 들어간다. 배우들이 다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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