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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 미래를 향한 몸부림...SACCalliFe 2018 한국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展
한국 서예, 미래를 향한 몸부림...SACCalliFe 2018 한국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展
  • 황수연 기자
  • 승인 2018.10.08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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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예의 미래는 어디로 갈 것인가?
주문공권학문 - 주희 - 변혜인 (예술의전당 제공)
주문공권학문 - 주희 - 변혜인 (예술의전당 제공)

 

한국 서예의 미래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부제의 서예전이 열리고 있다.

 

원광대학교 서예학과가 올해로 폐과되면서 전국 대학에 서예학과는 단 한 군데도 남지 않게 되었다. 중국에 199개의 서예학과가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 서예 현실은 과히 절망적이라 할 수 있다. 서예는 오랜 수련이 필요한 장르라는 오랜 관념의 결과로, 이제까지 큰 규모의 서예 기획전시에 출품한 작가는 대부분 40대 이상, 많게는 80대의 연령대였다. 그 결과 젊은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타 예술계와 비교해 서예는 고루한 예술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히고 말았다. 이런 시점에서 서예의 미래로 지칭된 20-4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한국서예단체총협의회(대표 권인호, 강대희, 김영기, 윤점용)와 공동으로 921일부터 1014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예술의전당 서예축제, SACCalliFe (Seoul Arts Center Calligraphy Festival) 2018 한국 서예의 미래 <청춘의 농담濃淡>을 개최한다. 이번 <청춘의 농담濃淡>20-40대 청년작가 49인이 서()를 기반으로 풀어낸 다양한 장르의 작품 121점을 소개한다. 2017년 처음 시작과 함께 소속단체와 지역을 불문한 한국 최고의 서예가 130명의 작품을 전시하여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이번 전시는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다. 이와 함께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다양한 국적의 그래피티 작가 16인의 작품 50여 점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50대 미만의 젊은 서예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된다는 점인데, 대학에 서예전공 학과가 전무한 우리 현실에서 서예 부흥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의미 있는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고학찬 사장은 예술에서 장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요즘, 서예와 그래피티가 만나고 동양화와 서양화가 뒤섞이는 것은 이미 예비 되어있던 현실이라고 진단하며 우리 서예가 전통과 관습으로 보호받는데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세계의 힘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싣고자 기획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시기간 중 진행되는 작가 워크숍을 통해 관람객들과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를 분석·토론하고 우리 서예의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최근 우리 서예가 현대미술과 감각적 소통이 훨씬 긴밀해 진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전통서예 이외에 문자추상, 심지어 미디어아트까지 서예와 미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가로지르며 새로운 창의적인 실험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글자의 틀과 수묵의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으며 고전적인 지향을 내면화하는 유형(1. 전통과 고전탐구)이 부각되는가 하면 글자와 그림의 융합 등 새로운 형식(2. 경계 넘나들기)의 창출을 시도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또 글자와 그림의 틀을 넘어서서 서예와 회화의 새로운 차원을 찾고자 하는 활동(3. 경계 무너뜨리기)도 목격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대변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주축으로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미래 서예를 동시대 세계 현대미술과 대등한 위상으로 격상시키고 그 차이와 특성을 부각해 내일의 진로를 모색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We own the night - Nasty&Seth (예술의전당 제공)
We own the night - Nasty&Seth (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서예와 수묵의 다양한 형태와 변형의 갈래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이미 가독성과 형상을 넘어 버린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점차 예술에서의 장르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있고 서예와 그래피티가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발원한다. 서화동체를 넘어 긋기, 쓰기, 그리기가 하나로 통하고 동양화, 서양화를 넘어선 세계가 하나로 통하는 세계적 흐름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서예, 동아시아 전통의 수묵문화가 새로운 세계적 환경 속에서 이 시대의 자유인들이 남긴 흔적을 쓰고 표현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것을 세계인들이 우리가 나누었던 공감의 표현으로 간직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서예 전통도 보호해야 할 옛 문화의 관습이 아니라 글로벌 세계의 힘찬 동력으로 살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전시 구성 및 참여 작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전통과 고전탐구 : 글자와 그림 - 전형의 깊이 (19)

권상희 권정구 김문희 김진숙 박광근 박성호 심성로

양현석 이광호 이대근 이덕희 이도경 이민경 이신영

이연주 이종암 최다은 최민숙 치엔레이

 

경계 넘나들기 : 글자와 그림 - 만남과 새로운 구성 (16)

김수나 김재천 김화복 백재현 양성주 양 영 우도규

윤선혜 윤시은 이도영 이상순 이재철 이현정 정미영

조향진 채송화

 

경계 무너뜨리기 : 글자와 그림 - 파괴와 넘어서기 (14)

경현실 김상년 김현구 남부원 노재준 민승준 박세호

변혜인 이 완 이은영 정준식 차호준 홍순형 황미숙

 

그래피티 : 낙서의 예술 (16)

크래시(John Matos Crash, 미국) 존원(JonOne, 미국)

세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 미국) 제우스(ZEVS, 프랑스) 라틀라스(L’Atlas, 프랑스) 매드(MadC, 독일) 파비앙 베르샤레(Fabien Verschaere, 프랑스) 나스티(Nasty, 프랑스) 나스티&세스(Nasty&Seth, 프랑스) 비힐(Vhils, 포르투갈)

라디스라스 키노(Ladislas Kijno, 폴란드) 7(Sun7, 프랑스) 탱크(Tanc, 프랑스) 펜스, (Fenx프랑스) 다르코(Darco, 독일) (M.Chat,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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