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매탄고와 현대고의 경기는 이번 대회 모든 종목을 통틀어 최고의 빅매치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큰 이견이 없다.
고등부에서 이만큼이나 이름있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수준높은 경기를 벌이기가 쉽지 않기때문이다. 양 팀은 각 전국대회에서도 올해 한번도 만나지 못했고 준프로에 가까운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있는 수준이 높은 팀들이다. 일례로 작년 K리그의 무서운 신인 전세진이나 올해 국내 최초로 고교생 1호 준프로계약을 맺은 골키퍼 박지민도 매탄고 출신이다.
이날 경기가 그냥 전국체전 고등부 축구결승이라는 단판의 승부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도 그래서다. 파편적으로 흘러가버린 그때의 치열하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포토스케치로 재구성 해본다.
1. 매탄고에는 또 한명의 에이스가 있다. 바로 등번호 10번 판타지스타 신상휘다. 신상휘는 축구지능이 뛰어나고 공간패스와 개인기가 뛰어난 새도 스트라이커다. 상대의 뒷공간을 파고드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도 중앙과 좌우를 누비며 끊임없이 현대고의 진영을 괴롭혔다. 지난 춘계대회에서는 그림같은 턴에 이른 원더골로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바 있다.
2. 역시 현대고의 최고의 스타는 박정인이다. 박정은은 올해 3개대회 득점왕에 오른 최고의 고교생 골잡이다. 박정인의 직접 프리킥이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 매탄고는 이날도 강하게 부딪히혀 박정인을 괴롭혔다. 박정인은 준결승전에서도 프리킥으로 김민준의 결승골을 도와 팀을 결승으로 이끈 바 있다.
4. 빛이 있으면 소금도 있다. 최전방에서 박정인, 김민준, 안재준 등이 돋보였다면 이날 경기에서 튼실하고 건실한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가 바로 현대고의 손태극이다. 팀의 풀백으로서 지난 챔피언십의 MVP이기도 한 손태극은 이번 체전에서도 변함없는 클래스를 뽑냈다. 상대 윙포워드들의 공세를 잘 막아냈을 뿐 아니라 빌드업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5. 양 팀 선수들이 뒤 엉켜 엄청난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승부는 승부...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이 모두 끝날때까지 양팀의 사력을 다한 몸싸움은 계속 되었다.
6. 치열한 제공권 싸움.... 매탄고 김태환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김태환은 원래는 풀백에서 공격수로 전환한 선수다. 하지만 고교생 수준에서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데다가 골 감각과 볼 소유능력도 좋아 올해 수원 삼성 블루윙스와 고교생 제 2호 준프로계약을 성공시켰다.
7. 스포츠는 냉정하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제 99회 전북 전국체전의 스포츠정신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고 패자들은 고개 숙이는 야수적인 '승자독식주의'를 배격한다.
이날의 아름다운 승부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한 경기 매탄고 역시 박수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들은 승부차기 단 1개를 적게 넣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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