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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목표는 부자 1차지명” … 광주일고 특급 2학년 에이스 정해영
[유망주리포트] “목표는 부자 1차지명” … 광주일고 특급 2학년 에이스 정해영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0.25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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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광주일고 2관왕의 주역 … 내년시즌 강력한 기아타이거즈 1차지명 후보

(군산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전국체전 강릉고와의 준결승을 하루 앞둔 10월 16일 밤. 
기자는 식사 후 군산 미원동에 광주일고의 숙소를 잠깐 방문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일까.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익숙한 체형의 선수가 글러브와 수건을 들고 공원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정해영이었다. 

“뭘 무섭게 야간 운동까지 하느냐” 라고 농담을 던지자 그는 “올해 마지막 등판이니까 꼭 잘 던지고 싶습니다. 그리고 청룡기에서 강릉고에게 졌던 것을 복수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전의를 불태운다. 그렇게 정해영과의 예기치 못한 심야 공원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1. 동성중에서 광주일고로  … “아버지 명성, 부담이 아니라 특혜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일고 2학년 정해영(187/88, 우우, 2학년) 

 


그는 초등학교 4학년 4월에 시작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동성중을 나왔다. 그가 굳이 광주일고로 온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다. 아버지와 형이 모두 일고 출신이기 때문이다(유장혁·박시원과 같은 중학교 출신이다). 

중학교 때는 평범한 선수였다고 그는 말한다. 다만 중학교 3학년 때 대통령배 우승을 한 경력이 있다. 정해영은 고교 1학년 때 3루수 였다가 1학년 말에 투수로 완전 전향했다. “타격보다 투구에 소질이 있는 것 같고, 둘 다 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성 감독님께서 하나에 집중하게 하셨다”는 것이 전향의 이유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정회열 前 기아타이거즈 수석코치의 아들이다. 정해영은 “저는 부담이라기보다는 특혜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도 아예 신경을 쓰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말한다. 그에게 가끔 포수 출신인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는지 묻자 “가끔씩 하기는 하는데 이제 나이가 있으셔서 세게 던지면 못 받으세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정해영은 당연히(?) 기아타이거즈의 광 팬이다. 새도우 피칭 중에도 기아의 와일드카드 1차전 경기 결과를 물어볼 정도였다. 롤모델은 기아 윤석민이다. 변화구가 좋고 투구 폼이 예쁘기때문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2. 이미 청소년 대표이자 전국구 에이스 ...  내년 시즌 전국 No.1은 광주일고 정해영

 

 

올시즌 광주일고를 2관왕으로 이끈 1등공신 정해영 

 

 

정해영은 발전 속도가 느린 편이 아니다.   

물론 중학교 때도 야수와 투수를 병행했기에 가능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몇 개월만 에 2학년 첫 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 8강 덕수고, 4강 경남고, 결승 대구고 전에서 모두 호투를 하고  청소년대표팀에 뽑힌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정해영은 다른 선수들이 갖지 못한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188cm의 큰 신장이 있고 팔과 다리가 엄청나게 길다. 스트라이드 시 남들보다 반 족장 정도는 더 앞으로 나오는데다 팔의 회전보다는 작지만 빠른 팔 스윙으로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 타입이라 타자들 눈 앞에서 공이 날아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몸이 앞으로 쏠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굉장히 타자는 시각적으로 앞에서 공이 들어오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다 팔 스윙이 숨겨져 나오기때문에 던지는 순간이 아니면 공을 보기가 힘들다. 위에서 찍어 누르는 높이까지 있기 때문에 스터프가 아주 좋지 않아도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는 투수로서 굉장한 장점이다(키가 크다고 각이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정해영은 분명 각이 좋다).

 

2019년 광주일고를 이끌어갈 주역들 - 정해영, 이의리, 박시원

 

또한 그는 빅게임 피처다.  첫 대회인 황금사자기 북일고전에서는 무사만루, 덕수고전에서는 무사 12루, 결승전에서는 선발로 나갔었다.

그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큰 경기에 등판을 했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도 큰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왠만한 경기에는 떨지도 않는다.

등판 전날 기자와 공원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1시간 수다를 떠는데도 긴장한 기색이라고는 단 1%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스스로가 "이런 경기가 한두번도 아닌데요 뭐...."라고 말하며 씨익 웃을 정도다. 

 


3. 제구가 되는 투수 … 큰 신장에도 손장난을 잘 치는 정해영 

 

 

변화구 구사능력은 고교 탑클래스

 

 

보통 고교야구에서 초특급 투수들조차도 변화구는 미숙한 경우가 많다. 190cm에 육박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각과 직구의 힘으로 승부한다. 그러나 정해영은 다르다. 현장의 평가도 올해 1차지명 된 선수들보다 변화구 하나만 따지면 완성도가 위다.  

정해영은 시즌 초까지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다. 직구의 구속은 137 ~ 144km/h(현재 올시즌 정해영의 최고구속은 144km/h로 알려져있다), 슬라이더는 119 ~ 125km/h사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청소년대표팀에서 포크볼과 커브를 배워서 던지고 있다. 포크볼은 실전에서 쓰고 있지만 커브는 아직 실전에서 쓸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슬라이더는 초등학교 때부터 던지기 시작해서 제구도, 각도 명품 그 자체다. 

 

 

 

 

특히 우타자 몸쪽에서 떨어지는 118~ 123km/h 사이의 슬라이더는 알고서도 치기 힘든 정도 수준이다. 체인지업도 슬라이더보다는 떨어지지만 나쁘지 않다.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이 제 2변화구로서 사용된다. 

"초등학교 때 커브가 잘 안되서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했는데 슬라이더가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슬라이더는 직구처럼 던진다는 느낌으로 던집니다. 돌려서 던지는 게 아니라 그립만잡고 직구처럼 강하게 때리면 각이 예리하게 나옵니다" 라고 자신의 슬라이더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정해영은 제구가 되는 투수다.  아무리 컨디션이 안좋아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전국체전 준결승 강릉고전에서 그는 12안타를 맞았음에도 8회까지 마운드위에서 2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제구도 소질이다.  아무리 탁월한 구속이 있어도 제구가 안 되면 이를 프로에서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아예 안 되는 경우도 흔하다). 

 


4. 정해영에게 아쉬운 부분은 딱 한가지 …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은 구속 

 

아직 오르지 않는 구속이 고민거리 

 


정해영에게 아쉬운 부분은 딱 한가지다. 올라오지 않은 구속이다. 많은 현장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워하고 있는 부분이다. 강릉고전에서 정해영의 투구를 관찰하기 위해 방문한 김지훈 기아타이거즈 스카우트 팀장은 정해영의 1구 1구에 공의 힘과 구속을 체크하며 정해영의 투구를 지켜봤다. 김 팀장은  구속이 예상보다 너무 오르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그의 이날 105개 투구 중 최고구속은 141km/h를 찍었다). 

 

전국체전 준결승 강릉고전 1회 정해영 구속 

 

 

 

김 팀장은 “해영이는 공을 끌고 나오는 힘도 좋고 공의 소위 말하는 다마도 좋다. 무엇보다 길게 갈 수 있는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다. 다만 지금쯤이면 평균 구속이 3~4키로는 올라와있어야 하는데 시즌 초반보다 구속이 안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해영도 그런 부분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었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조금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 생각보다 구속이 덜 나와서 이번 겨울에 조금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나지막하게 말한다. 

 

지나치게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정해영의 투구폼

 

그는 이번 동계 때 다른 부분보다 구속향상과 투구 폼 부분 수정에 열을 올릴 예정이다.

특히 상체가 앞으로 지나치게 많이 쏠리는 부분을 수정하고 싶어 했다. 여기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하체운동에도 열을 올리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5. ‘정회열의 아들’이 아닌 ‘정해영의 아버지’로 … 부자 1차지명 가능할까.   

 

 

"나의 목표는 여전히 1차지명"... 부자 1차지명 과연 가능할까? 

 


올해 정해영의 기록은 57.2이닝 4승 0패 방어율 1.55. 두번의 우승과 청소년대표팀 우승 경력은 덤이다.  

프로로서의 장래성에는 평가가 갈릴 수 있겠지만 고교 무대에서는 아직 정해영만큼 성적을 낸 2학년은 없다.  그는 1차지명 된 내노라하는 3학년 형들과 비교해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성적을 냈다. 당연히 내년시즌 기아타이거즈의 가장 강력한 1차지명 후보다.   

그러나 그에게 안주는 없다. 부자 1차지명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고,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기도 싫다. 비록 최근 정  수석 코치가 기아를 나오게 되었지만 정해영은 "아버지의 일은 많이 속상하지만 그래도 나의 목표는 기아타이거즈의 1차 1번에 지명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연고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전국체전 우승 후 환하게 웃고 있는 정해영

 

그는 많은 것을 가졌다. 큰 신장과 긴 팔다리, 강심장, 좋은 유전자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명문 광주일고출신이고, 스타성까지 갖추고 있다.

만약 그가 조금 더 정진해 공을 조금만 더 때리기 시작하면 내년시즌 고교야구 계는 또 한명의 전국구 에이스의 탄생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는 또 한 명의 거물 신인을 영접하게 될  것이다.  

과연 정해영이 내년시즌 특급에이스로 발돋움 하고 그토록 원하는 기아타이거즈의 1차지명을 받아낼 수 있을까. 벌써부터 많은 야구팬들의 시선이 광주일고 정해영에게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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