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3 13:11 (화)
‘명문의 재도약’ 경북고, 세대교체 및 경쟁으로 내년시즌 준비 본격 돌입
‘명문의 재도약’ 경북고, 세대교체 및 경쟁으로 내년시즌 준비 본격 돌입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0.27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동재·신우현·윤지민이 투수진의 중심 … 타선은 박정환·고경표 등이 핵심 될 듯

(대구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10월 23일. 대구는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날씨를 보이고 있었다. 그 덕분에 기자는 경북고를 방문해 선수들의 다양한 훈련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경북고는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명문이다. 이승엽을 비롯해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엄청난 야구스타들을 배출한 학교다. 현역에서도 최충연, 김강민, 임기영, 김윤동 등 많은 선수들이 뛰고 있고 올해도 경북고의 원투스리펀치인 원태인 - 오상민 - 김준우가 나란히 삼성라이온즈에 지명을 받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경북의 성적은 그리 좋지않다.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16강이 최고의 성적이다. 그런 경북고가 다시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올해 감독대행부터 시작해서 내년시즌부터 정식 지휘봉을 잡게된 이준호 코치는 경북고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경북고에서의 코치생활로 팀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유순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선수들을 잘 이해해하는 형님 리더십을 인정받아 경북고에 입성하게 되었다.


1. 초여름날씨의 경북고, 타격연습에 한창

 

때 늦은 초여름 더위 타격훈련에 한창인 경북고 선수들 


이날 방문한 대구고의 메인 프로그램은 타격이었다. 투수들은 게임과 마찬가지로 전력피칭을 하고 타자들은 타격을 하고 수비는 펑고를 대신해 날라오는 타구를 잡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번주는 타격향상에 주를 두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날 몸을 만들기 위해 모교를 찾은 최경모(경북고 - 홍익대 , SK와이번스 지명)은 후배들의 실력에 놀란다. “던지는 것과 치는 것 모두 대단하다. 고교야구 선수들의 지명율이 높은 이유를 알겠다”라며 감탄한다. 특히 황동재에 대해서는 투구 폼도 예쁘고 볼에 힘이 있다며 후배의 성장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박규대 경북고등학교 타격코치

 

박규대 타격코치는 연신 타자들의 빠른 티배팅을 하며 선수들을 몰아붙인다. 빠른 티는 1. 빠르게 손목을 쓰는 연습 2. 어퍼스윙이 아닌 레벨스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스윙 교정 연습 3. 힘을 주고 있으면 쉴새 없이 날아오는 토스를 10개도 치기 힘들기 때문에 힘을 빼고 있다가 치는 순간에만 힘을 주는 임팩트 연습에 매우 효과적이다. 

하춘동 코치는 박정환(182/92, 우우, 2학년), 이홍주(178/75, 우우, 2학년), 고경표(181/84, 우우, 2학년)를 모아놓고 수비훈련이 한창이다.

이홍주에게는 “원스텝에서 오버로 던져봐 오버로”라고 소리치고 박정환에게는 “어깨에 담 걸리겠다. 힘을 빼~ 힘을 ”이라면서 끊임없이 선수를 몰아붙인다. 

 

하춘동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태수 인스트럭터

 

또한 현재 경북고에는 장태수 인스트럭터가 선수들의 타격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 야인신분인 장태수 코치를 이준호 감독이 특별히 요청해서 모시게 되었다. 장태수 인스트럭터는 더운 날씨에도 끊임없이 선수들의 타격폼을 지도해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2. 황동재·윤지민·신우현의 새로운 투수진 …  과연 어느정도 버텨줄 수  있을까

 

경북고 에이스 황동재와 최경모 선수
경북고 에이스 황동재와 최경모 선수

 

 

 

올해 경북고의 핵심은 원태인이었다. 
원태인이 중심이 되고 오상민, 김준우, 황동재가 뒤를 받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박규대 경북고 타격코치는 “올 시즌 경북고는 한 번도 원태인, 오상민, 김준우를 동시에 가동해보지 못했다. 만일 세 명이 한꺼번에 뛰었다면 한 대회정도는 우승을 노려볼 만 했다”라며 아쉬워한다. 

2019년 투수진의 핵심은 단연 황동재다. 황동재(188/90, 우우, 2학년)는 190cm의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가 매력적인 투수로 올 시즌 삼성라이온즈 1차지명 유력후보다. 그리고 황동재를 보좌할 투수로서 현재까지 유력한 선수는 좌완 신우현(182/90, 좌좌, 2학년)과 언더 윤지민(183/70, 우우, 2학년)이 꼽힌다.

이 감독은 “우현이는 부상으로 올해 거의 못 던졌다. 중학교 때부터 이름이 있었던 좌완 투수로서 내년에는 괜찮을 것 같다. 현재는 130km/h 후반정도 구속이 찍히고 있는데 왼쪽 투수다보니 지명대상으로도 메리트가 있다” 라고 밝혔다. 

 

내년시즌 또 하나의 축 언더핸드 윤지민

 

 

윤지민은 현재 팀의 유일한 언더핸드 투수다.

올해에 4이닝 정도 밖에는 던지지 못했지만 신장이 지금도 계속 크고 있는 선수이고 팀 내에서 희소성이 있는 투수라 내년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해있고 황금사자기 등에서도 던진 경험이 있다.   

이 감독은 “올해는 유달리 아픈 선수들이 많았지만 내년에는 그런 부분들이 좀 덜할 것이라서 기대하고 있다” 라고 내년시즌 마운드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마운드 높이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 운영의 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이 감독은 덧붙였다.   


3. 박정환, 조재민, 고경표, 이홍주, 우승우 등이 중심이 될 야수라인

 

내년시즌 경북고를 이끌 주장 조재민 


현재는 확실한 포지션이 거의 정해지지 않았다. 
조도현(177/70, 우우, 3학년), 이건희(178/75, 우우, 3학년) 등을 대체할 유격수, 포수도 마찬가지다. 하춘동 수비코치는 “현재는 경쟁하는 단계다. 2학년들이 올해 거의 게임을 뛰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연습을 시키고 게임도 뛰게 하면서 포지션을 정해야한다”라고 밝혔다. 

일단 팀의 주장은 조재민이 맡고 있다. 현재 외야와 1루를 보고 있다. 그리고 내년시즌에도 주장을 맡게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 배성렬이 나간 1루자리와 외야자리를 동시에 커버할 가능성이 높을 듯 보인다. 

 

중심타선 및 주전포수 후보 박정환

 

 

현재 이건희가 나간 포수자리에 가장 유력한 선수는 박정환이다. 그리고 현재 가장 확실한 포지션을 잡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박정환은 후반부에는 경기를 많이 뛰었다. 그리고 이날 연습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선수도 박정환이다. 이건희와 비교를 하자면 인 사이드웍이나 프레이밍은 조금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더 나은 어깨와 괜찮은 블로킹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박정환의 장점은 파워넘치는 타격이다. 힘이 좋고 공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는 예쁜 타격폼을 가지고 있다. 치고나서의 팔로우스로우가 참 이상적인 선수다. 이 감독 또한 “만약에 내년시즌 프로에 지명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야수를 꼽으라면 단연 박정환”이라고 말할 정도다.

 

내년 시즌 내야수로서의 전향을 시도하는 고경표

 

고경표는 타격이 매우 좋은 선수다. 다리도 빠르고 파워도 있다.
외야를 보던 선수인데 올해부터 내야로 전향한다. 아직 내야로 전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내야수 훈련을 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어깨는 아주 강견은 아니지만 센스가 있는 선수 인만큼 어느 정도 내야수로서 적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홍주는 내년에 3루, 유격수 자리를 보게될 가능성이 현재까지는 높다. 원래는 2루를 봤던 선수인데 현재는 3루수와 유격수 훈련도 겸하고 있다. 2루수를 봤던 선수라서 사이드 송구는 상당히 괜찮은데 아직까지는 오버핸드 송구에 어색함을 느끼고 있다.  

하춘동 수비코치는 박정환, 고경표, 이홍주 세 명의 선수의 수비를 가리켜 “전체 고교생을 대상으로 해도 현재 상태면 B급은 충분히 될 수 있는 선수 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A급이 되느냐 C급이 되느냐는 이번 동계훈련에서 본인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결정될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내년시즌 3루, 유격수 후보 이홍주

 

1학년들도 괜찮은 선수들이 있다. 정석헌(187/92, 우우 1학년)과 김유성(173/75, 우우, 1학년)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정석헌은 타격으로만 보면 지금 당장도 레귤러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파워와 자질이 있다. 박정환과 함께 내년 시즌 경북고의 중심타선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신입생들도 만만치 않다. 진갑용 현 삼성 코치의 아들 진승현이 내년시즌 경북고에 입학한다.  

이 감독은 “야구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타자 쪽도 그렇고, 투수 쪽도 끼가 많다. 134~5km/h를 던졌다” 라고 말한다. 현재 진승현은 투수와 3루를 병행하고 있다. 이 감독은 “나도 포수를 할 줄 알았는데 아버지가 포수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투수와 내야수를 하더라”라면서 웃는다.  

 

전국소년체전 우승투수 김상진, 경북고에 입학하다

 

또한 전국을 재패한 대구 중학교의 4인방 중 2명의 선수가 경북고 온다.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이끌어낸 김상진과 장재혁이 그 주인공이다(전국소년체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김상원은 대구상원고로, 4번타자 노석진은 대구고로 진학을 최종결정했다).

소년체전 결승전 승리투수이기도 한 김상진은 투타에서 모두 발군의 활약을 선보인다. 투구 뿐만아니라 방망이 또한 최고의 선수라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여기에 대구중학교의 에이스였던 장재혁이라는 선수도 경북고에 입한다. 


4.  “이제부터 경쟁” … 체질 개선에 나선 이준호 신임 감독 

 

신임 이준호 감독 "1~3학년 실력으로 경쟁"


경북고의 올 시즌 라인업을 보면 1,2학년들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고교야구는 어느 팀이나 3학년들이 주축이 된다. 실력이 3학년이 뛰어나지만 진학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조민성, 이승민, 신준우, 이승우, 현원회 등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대구고에 비해 경북고는 올시즌 지나치게 3학년 비중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신임 이준호 감독은 “현재 우리 팀은 확실히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 내년 시즌에는 확실하게 1,2,3학년들을 가리지 않고 경쟁을 시킬 것”이라고 파격적이고 당찬 출사표를 밝혔다. 특히 이 감독은 “올해는 내가 감독 대행이었던 관계로 2학년 선수들이 잘했음에도 기회를 많이 못줬다. 내년부터는 1학년들도 실력이 있다면 주전으로 갈 수 있게끔 할 생각이다” 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내년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구 쪽이 전력적으로는 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목표는 4강정도로 잡고 있다”라고 말하며 몸을 낮춘다.

과연 내년시즌 경북고는 어느정도까지 비상할 수 있을까.

신임 이준호 감독이 추진 중인 강력한 세대교체가 어느정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가 그 해답을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