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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의 전설 김택수 감독의 철학, “노력, 얼마만큼 해봤나”
한국 탁구의 전설 김택수 감독의 철학, “노력, 얼마만큼 해봤나”
  • 변동민 기자
  • 승인 2018.10.26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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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팔렘방 탁구 국가대표 감독이자 미래에셋대우 탁구팀 감독 김택수의 생각

 

(서울=한국스포츠통신) 변동민 기자 = 한국 탁구의 전설, 한국 탁구 전성기의 중심에 있던 사나이, 선수로서 김택수는 우리에게 매우 대중적인 스타이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그리고 2000년도 초반까지 그의 이름이 세계탁구계의 중심에 항상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였고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의 금메달리스트였다. 탁구 팬이라면 이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고 스포츠를 향유하는 팬들도 모를 수 없을 것이다.

선수 은퇴 후 김택수는 코치 생활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김 감독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에 빛나는 유승민의 코치로 다시 이름을 빛냈다. 이후 다양한 코치 경험을 바탕으로 탁구팀의 감독이 되었다.

김 감독은 올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탁구팀 감독이었고, 현재 미래에셋대우 토네이도 탁구단의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탁구 감독 김택수는 아직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가 감독을 못해서가 아니라 탁구 선수로서 이미지가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금 감독으로서 삶에 충실하고 있고 탁구 감독으로서 임하는 모든 게임에서 1위를 하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김동현에게 지시하는 김택수 감독)
출처 -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남자탁구 대표팀 감독 김택수 -

아시안 게임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1위를 향해 꾸준히 달려가겠다.”

 

이번 아시안 게임 남자탁구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은메달, 남자단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두 중국에게 패배하였다.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은 높고 험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한국 선수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였기 때문에 만족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목표가 2등일 수는 없기 때문에 다음 대회에서는 1등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번 아시안 게임 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많은 탁구 팬들은 마롱과 쉬신이 부재한 중국 대표팀을 한국 대표팀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김 감독은 중국 탁구의 시스템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체계적이다. 그리고 선수층도 훨씬 두껍다. 중국 내에서는 마롱, 쉬신도 다른 선수들에게 패배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출전한 선수들의 수준이 낮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라고 말하였다. 중국의 새로운 선수들을 보며 더욱 긴장했다고 말하는 김 감독, “중국은 기본기와 기술적인 부분을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톱플레이어가 나올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떨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최선의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중국의 강점을 이야기하며 우리나라도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중국전에서 좋았던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감독은 국민들과 선수들이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아쉬운 점으로는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복식전이 이번 아시안 게임에 빠진 점을 뽑았다.

 

중국의 탁구 생태계는 원활하고 체계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양성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일본 또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선수를 양육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다르다. 한국의 탁구 생태계에서 좋은 선수가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김 감독의 생각이 궁금했다.

 

우리나라는 선수층도 얇다. 모든 선수들을 다 합쳐도 1600명 정도 밖에 안 된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세계최강 중국을 상대로 플레이하고 있고 독일, 일본을 상대로 이기고 있다는 것은 탁구 저변에 비해서는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민 시각, 팬들의 시각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예전에 영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나라는 특정선수 몇 명에게 의존하고 있다. 엘리트 체육인 양성에서 생활 체육을 기본으로 한 교육 시스템으로 변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유소년 스포츠 생태계에 맞는 새로운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개발해야만 한다. 몇 명의 선수에게 의존해야 할 시기는 지난 것이다. 앞으로 스포츠 지도자들은 이 부분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에셋대우 소속 국가대표 장우진
연습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소속 국가대표 장우진

 

좋은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는 이상수가 남자 단식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김 감독은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을 높게 평가 하였다. 지난 2018 코리아오픈에서 첫 3관왕에 오르며 탁구 팬들에게 주목을 받은 장우진은 이어 아시안 게임 남자 단체전에서 김 감독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감독은 나는 감독으로서 한 선수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각 선수들마다 특징과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한 명 이야기하자면 장우진 선수의 미래가 촉망된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에너지도 많고, 중국 탁구에 대항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큰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배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리기 때문에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장우진과 소통하고 있는 김택수 감독
장우진과 소통하고 있는 김택수 감독

 

 

감독 김택수의 철학 - “나를 강하게 하는 것은 눈물과 땀 그리고 쉼 없는 노력!”

 

이 문구는 미래에셋대우 토네이도 탁구단의 연습장인 안양 호계체육관 벽면에 붙어 있는 문구이다. ‘노력’, 그의 탁구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이다. 그는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선수들을 양육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 개개인의 특징과 장점을 잘 잡아내고 본인 스스로 판단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소통하는 감독이다.

요즘 어린 선수들 중 마음에 드는 선수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약간 머뭇거리는 김 감독은 탁구는 20년 전에도 탁구였고 지금도 탁구이다. 탁구는 시대가 지난다고 변하지 않는다.”라며 운을 떼는 김 감독이었다. “20년 전에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했다. 훈련이 끝나고 숙소에 누워있으면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서 잠을 못 잘 정도였다. 그만큼 노력 했다. 굶주렸다. 탁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라고 말을 이었다. 지금 엘리트 절차를 밟고 있는 선수들은 탁구에 대한 갈증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선수는 어쨌든 결과로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끝이 없는 노력 말이다.”

현 시대 대한민국은 정말 많은 것을 향유할 수 있다. 어쩌면 예전만큼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탁구에 집중하고 훈련할 수 있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었다. “나는 항상 선수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내가 가졌던 생각, 플레이 방법을 선수들에게 강요하면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나올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였다. 질문을 통해 자신의 플레이를 스스로 발전시키기 바라는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이 본 유소년 탁구의 한계는 소신 없는플레이였다. 어린 선수들은 그저 배운대로 플레이하고 있었다. 배운 대로만 했기 때문에 플레이의 특색이 없었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붙었을 때 승산이 없어 보였다. “신체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만 했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없다. 굉장히 아쉬운 점이다.”라고 말하며 어린 선수들의 경기를 바라보는 김 감독이었지만 안타까운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방법을 바꾸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주고 있다. 그러면 그들도 뚜렷한 목표를 가지게 된다.”

 

김 감독은 뚜렷한 목표를 심어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목표 또한 김 감독이 설정해 주는 것이 아니다. 선수 스스로가 목표를 만들고, 그 길을 헤쳐 나가는 것이다. 그 길에 김 감독은 그저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선수들은 일취월장하게 된다. 경기도 스스로 판단하며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다.

 

감독 김택수의 ’ - “탁구 프로 구단의 구단주가 되고 싶다.”

 

감독 김택수의 남은 올해의 일정은 총 감독으로 있는 미래에셋대우 토네이도 탁구단의 경기였다.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마무리 되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였다. 미래에셋대우팀은 27일 장우진,정영식이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에서 혼합 복식 단일팀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이후 12월 종합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올해 일정을 마치게 된다.

 

김 감독의 철학을 듣다보니 그의 꿈이 궁금해졌다. 보통 의례적으로 꿈을 물었지만 탁구인 김택수의 꿈은 진심으로 궁금했다. 김 감독은 우선 감독으로서 꿈을 말하였다. “내가 감독직으로 있는 동안 대회에서 1등하는 것을 늘 목표로 가지고 갈 것이다.”

 

그리고 김 감독은 말을 이어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도 유럽, 일본, 중국처럼 프로 클럽을 만들고 리그 형식의 게임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꿈은 클럽의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소년선수부터 프로선수까지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다. 물론 구단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시대의 흐름 상 프로 구단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프로 리그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불가능한 꿈은 꾸지 않았다.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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