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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티볼협회 박광진 회장 “이번 대회 성공? 미친 사람들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구시티볼협회 박광진 회장 “이번 대회 성공? 미친 사람들 있었기에 가능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11.08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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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떤 곳도 대구만큼 대회 치뤄낼 수 없을 것 … 제대로 된 대우 못 받고 봉사해준 스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대구 =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이만하면 대성공이다. 
제 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티볼대회가 성료했다. 각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남초부 16개팀, 여초부 15개팀, 남중부 14개팀, 여중부 15개팀, 여고부 13개팀의 선수 1,200여명과 임원 및 학부모 300여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명실상부한 대규모 전국대회 다름 아니었다. 특히 지난 10회 대회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성군스포츠파크와 현풍고등학교를 개조한 체전급의 넓은 경기장, 영진전문대학교와 MOU를 맺어 정식으로 대회운영에 투입된 인력들, 거기에 전문심판교육을 받고 경기에 투입된 교사위원회 심판들까지 대회 운영에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안전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1200만원을 들여 특제플라스틱 펜스를 제작해 대회의 질을 높인 점, 유명 프로야구선수들의 사인볼과 기념매달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나눠주며 대회를 기념한 점, 전국 16개 시・도에서 대구를 찾는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장 주변의 비슬산 유스호스텔(아젤리아 호텔) 및 대구교육낙동강수련원 등의 숙박시설을 사전 예약 및 배정을 한 점 등 또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는 대회가 종료된 6일 저녁 다 같이 저녁을 먹는 시끌벅적한 식당에서 인터뷰를 하기가 죄송스러워 조용한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권했다. 그러나 “그냥 여기 앉아서 물 한잔 마시면서 해주셔도 됩니다. 제가 뭐라고... ”라며 몸을 낮추는 박광진 회장. 하지만 소박한 박 회장 또한 대구시티볼협회가 아니면 전국 어느 지부도 우리만큼 이정도의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없을 것이라는 무한한 자신감을 표현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대구광역시티볼협회 박광진 회장 


Q) 이번 대회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다. 티볼협회 회장을 맡게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하다. 
A) 대략 4~5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한 분들이 의도가 좋고, 전무이사를 하고 계신 전승희 전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봉사하는 차원에서도 동참해도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기쁜 일 아닌가. 처음에는 재정적인 부분에서 뒷받침이 안 되니까 내 돈도 많이 썼던 것 같다. 회비라던가 식대라던가 사비를 많이 털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해보니까 보람이 있더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저렴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참 좋았고, 아직은 구상중이지만 60이상 되는 사람들도 배우면 참 좋은 운동이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Q) 이번 대회는 얼핏 봐도 지난대회보다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번 대회의 성공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대구가 유독 큰 대회를 유치해서 잘 할 수 있는 것은 소위 말해 ‘미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몇 명이 있지만 우리 티볼협회 살림을 맡고 있는 전무이사 전승희 씨가 대표적인 미친 사람이다. 티볼에 대한 열정이 독보적이다. 자기 업을 전폐하다시피하고 여기에 매진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의 주도적인 희생 없이는 이렇게 할 수가 없다. 한 사람이 희생을 하면 옆에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이번 대회를 진두지휘한 전승희 전무(왼쪽)

 

Q) 세부적으로는 어떤 부분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A) 현재 대구에는 급속도로 티볼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작년에 10회 대회를 치룬 이후 절대 보여주기식이 아닌 내실이 있는 대회를 치르자고 우리끼리 다짐을 했었다. 올해는 지난 1월부터 시작해 1년에 거쳐서 인력들의 연수교육을 했다. 기록요원도, 심판요원도 같이 게임을 하면서 단련을 시켜왔다. 그리고 영진전문대학교와 인력지원 MOU를 맺어서 대학생 40명, 일반학교 체육교사 40여명들이 모여서 대회 운영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소위 말해 정예요원들이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있지않나. 이 사람들이 우리 티볼협회의 자산들이다. 타 지부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과연 타 지역에서 이만한 대회를 치를 수 있을까? 이정도로 전문화된 인력들이 있을까? 나는 우리 대구지부 밖에는 없다고 감히 자부한다. 

 

대회 우승을 하고 환호하고 있는 대청초등학교 선수들

 

Q) 구체적으로 이번 대회 총 예산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A) 이번 대회는 절반정도는 교육청에서 지원해준 예산으로 치러냈다.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예산만 가지고는 대회를 원활히 치를 수가 없다. 나머지 예산은 협력단체에 부탁을 드렸다. 처음부터 협력단체에서 흔쾌히 지원금을 내주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라나는 어린 새싹들을 위해 투자해달라고 읍소했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부회장단, 이사진 들이 십시일반 조금씩 더 각출을 해서 지금까지 왔다. 대략 이번 대회 전체 예산이 1억 5천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내년부터는 예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전국협회 창설을 추진 중이다. 협회가 생기게 되면 국가에서 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조금 더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대회 심판 및 대회 운영에 큰 역할을 한 안정실 교사
이번 대회 심판 및 대회 운영에 큰 역할을 한 안정실 교사

 

이번 대회 운영에 큰 역할을 한 영진전문대 김대한 교수

 

Q) 이번 대회에서 고생한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A) 이 자리를 빌어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솔직히 아직도 예산이 충분치는 못하다. 그러다보니 하다못해 여기에서 온 티볼교사운영위원회 심판님들에게 제대로 된 수당지급은 언감생심이고 교통비 정도 밖에 지급을 못해드렸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영진전문대 학생들에게는 매우 열악한 아르바이트비용 정도 밖에 지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솔직히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도 이것보다는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봉사정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교사님들에게, 그리고 학생들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Q) 분명히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미진한 부분도 많았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는가. 
A) 당연히 많은 미진한 부분들이 있다. 그중에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2가지 정도다. 첫째 날짜를 좀 당겼으면 좋겠는데 그것은 전국체전이 있어서 힘들 것 같고, 그냥 해마다 날짜가 왔다갔다 안하고 지금 이 시기에 딱 고정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으면 대회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하나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구에 티볼전용구장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달성군까지 트럭을 옮겨 다니느라고 2.5톤 트럭 5개가 움직였다. 

 

이번 대회 여자 초등부 홈런왕 김리예 

 

결승에서 패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온양여중 선수들
결승에서 패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온양여중 선수들

 

Q) 이번 대회는 특히 여자부가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도 많이 보였고,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해서 수준 높은 경기를 치러낸 것 같다. 여자야구와의 연계방안도 있지않을까.  
A) 잘 보셨다. 이제는 10년 전의 걸음마 단계의 티볼이 아니다. 야구와 진배없다. 과연 여학생들이 어디에서 저렇게 뛰고 던지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우리 한국 여자야구의 선수층이 두터운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여자 쪽은 적극적으로 티볼과 야구가 소통을 해야 한다. 물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모두 야구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겠지만 잠재적인 야구 자원들이다. 이 안에서는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도 분명히 있다. 처음부터 야구로 접근하지 말고 티볼로 접근해서 야구로 이어지도록 만든다면 여자야구가 훨씬 더 활성화되지 않겠는가. 하다못해 올해 온 선수들만 스카우트해도 팀 1~2개는 무난히 만들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티볼은 야구의 밑거름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일례로 현재 대구고등학교의 3학년 외야수 이승호 선수도 티볼을 하다가 야구선수가 된 케이스다. 

 

남자 초등부 홈런왕 대회 시상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광진 회장
남자 초등부 홈런왕 대회 시상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광진 회장

 

Q) 마지막질문이다. 내년 12회 대회에 대한 목표와 포부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린다. 
A) 12회 대회에서는 좀 더 향상된 선수들이 나올 것이다. 올해는 고등부가 조금은 미진했다. 남자쪽은 엘리트가 워낙 활성화되어있고 여자부도 입시등의 문제로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내년에는 고등부가 좀 더 많이 참석을 했으면 좋겠다. 초중고에 중장년층까지 함께 하는 그런 대회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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